카카오 뷰 3일 해보고 느낀 점
카카오 뷰 라는 것을 알게 됐다.
스마트폰을 가진 우리나라 사람이라면 무조건 1+1으로 함께하는 국민 어플 카카오톡. 메신저 기능으로 출발한 이 어플이 이모티콘, 선물하기부터 시작해 쇼핑, 음악(멜론), 게임, 페이 그리고 이제는 인증서와 백신 접종 증명까지 실생활 곳곳에 스며들었다. 이제는 카카오톡이 스마트폰 그 자체가 된 지 오래.
위에 열거한 서비스 외에도 워낙 세부 기능이 많다 보니 살짝 피로감이 드는 것도 사실. 쇼핑 탭이 생길 때는 일부러 눈길조차 주지 않았다. 원래 온라인으로 자잘한 쇼핑을 하지 않는 편이라 들여다볼 일이 거의 없었다. 그런데 이젠 어플 하단 정 가운데에 떡하니 눈 모양 로고가 생긴 것이 아닌가.
이건.. 아예 대놓고 밀어주는 거잖아?
원래는 샵탭# 이었던 것 같은데, 언제 이렇게 바뀌었지. 들어가 보니 뉴스 아니면 커뮤니티, 페이스북이나 인스타그램 같은 소셜미디어를 합친 종합 오픈 플랫폼 같다. 그리고 상단 바에는 코로나19, 잔여백신, 카카오TV 탭이 있어 수많은 카카오톡 유저들이 자연스럽게 유입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걸로 돈을 벌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카카오 뷰는 콘텐츠 큐레이팅을 할 수 있는 플랫폼인데, 어떤 주제에 대해 콘텐츠를 직접 제작하는 것이 아닌, 링크를 복사해서 url만 첨부해 발행하면 끝이다. 그게 뉴스든, 블로그든, 동영상이든 상관없다. 이렇게 쉬울 수가! 유튜브나 블로그처럼 시간이 많이 들지도 않는다. 게다가 수익 창출 프로그램은 지난달에 막 시작되었다고 한다. 그런데 벌써 10만 원, 많게는 100만 원대의 수익금을 정산받았다는 후기가 돌아다닌다. 수많은 사람들이 초기 선점을 위해 달려들고 있다. 월급 외 부수입을 얻을 수 있는 사이드잡을 찾던 나에게 있어, 카카오 뷰는 사막의 오아시스 같은 존재로 다가왔다. 나 또한 뛰어들지 않을 수 없었던 것이다.
누적 친구 수 100명 이상,
최근 12개월 기준 발행한 보드가 10개 이상이면
수익 지급 신청을 할 수 있다.
다만 위의 조건을 충족해야 한다. 앞으로 점점 더 판이 커지면 경쟁도 치열해지고, 그만큼 혜택이 줄어들 수 있을지도 모르기에 하루빨리 구독자(친구)부터 모아야 할 터였다. 채널 개설은 당일 바로 했다. 그리고 딱 하루 날을 잡아 구독자를 열심히 모아보기로 했다. 카카오톡 오픈 채팅에 들어가서 카카오 뷰를 검색하면, 수많은 "품앗이"방이 있는데 그중 사람이 많고 대화가 활발한 방을 골라 입장했다.
내가 들어가자마자 수많은 링크들이 기다렸다는 듯이 쏟아졌다. 모두들 자기 채널을 홍보하는 것이다. 그리고 이어지는 수많은 답글들. 35완, 79완, 선추완, 맞추완.. 처음엔 대체 이게 무슨 말이야? 했는데, 나도 어느새 대화에 익숙해져 그 대열에 합류, 선추완 맞추완을 똑같이 외치고 있었다.
"35완"은 내가 당신의 구독자 34명 뒤 35번째로 채널 추가를 완료했다는 뜻이다.
"선추완"은 내가 먼저 당신의 채널을 추가했다는 뜻이다.
"맞추완"은 상대방이 나를 추가한 걸 확인했으니, 내가 똑같이 당신의 채널을 추가했다는 뜻이다.
그렇게 반나절 정도 시간과 노력을 쏟으면서 들었던 생각은,
요즘 사람들 정말 열심히 사는구나.
돈이라면 정말 물불을 가리지 않는구나.
생각보다 사이드잡 늘리기에 진심인 사람들이 많아서 그런가 하루도 안돼서 친구 100명을 다 채웠다. 이제 보드 10개만 발행하면 수익 창출 조건 달성이다. 은근히 할 만하네? 돈 벌기 쉽네! 라는 생각도 잠시. 카카오 뷰는 과연 유튜브와 같은 성공적인 수익창출 수단이 될 것인지에 대한 의구심이 들었다. 아무리 초기 선점이 중요하다 해도, 처음부터 너무 선추 맞추를 외치는 게 아닌가 싶기도 하고. 링크만 복사 붙여 넣기 해서 올리는 구조가 과연 양질의 정보를 제공할 수 있을지도 의문이다.
사람들이 유튜브를 좋아하고, 유튜버가 잘 나가고 인기 있는 이유는 구독자가 원하는 양질의 정보, 매력적인 이야기를 찾아 구독자 '스스로' 구독하였기 때문이지, 이 채널 저 채널 찾아다니며 수익창출 요건을 맞추었기 때문이 아니다. 채널친구 100명을 채워 돈벌이 수단으로 "이용"하려는 모습을 목격한 순간, 이 플랫폼의 미래가 그렇게 좋아 보이지만은 않았다.
게다가 저작권 이슈도 걸린다. 누군가가 열심히 창작한 콘텐츠를 링크만 복사해서 올렸을 뿐인데 수익금을 지급한다면, 그 누가 시간과 노력을 쏟으며 콘텐츠를 제작하려 할 것인가?
카카오 뷰는 과연 유튜브와 같은 <크리에이터>들의 수익 창출 수단이 될 수 있을까? 그에 앞서, 우리는 크리에이터인가, 아니면 크리에이터의 노력을 복사해서 붙여 넣을 뿐인 N잡러인가?
+ 예워리의 카카오 뷰 : 예워리의 카페투어 & 여행일기 ( http://pf.kakao.com/_xnSTXb )
+ 모든 링크는 저의 네이버블로그 예워리의 카페투어 & 여행일기 (http://blog.naver.com/inowey)에서 가져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