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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멍옥 Aug 10. 2021

1년이 지나고 다시 여름

좋아진 여름

 여름이 한 바퀴를 돌아 다시 돌아왔다. 그리고 수술 후 1년 뒤에 예정되어있던 초음파 검사일이 성큼 다가왔다. 컴컴한 검사실에서 천장을 향해 목을 뒤로 뻗은 채  누워 검사를 기다리는 시간 동안 마음이 쿵쾅쿵쾅 했다. 지난 1년의 시간들이 주마등처럼 지나갔다. 시간이 흐르면서 수술 상처가 점점 옅어졌고, 연해진 상처만큼 떼어낸 갑상선 한쪽 없이도 잘 적응해서 하루하루 잘 살아내고 있었다. 아침에 눈을 떠서 갑상선 약을 먹을 때 빼고는 수술을 받았다는 사실을 잊기도 했다.


수술 후 다시 얻게 된 평화와 함께 나는 건강하게 지내려고 노력했다. 건강하게 세끼를 챙겨 먹고, 잠도 8시간 이상 푹 자고, 틈틈이 운동도 하고, 행복하게 하루하루 보내기 위해 노력했다.

그 덕분인지 다행히 초음파 결과와 피검사 모두 좋았다.

남아있는 오른쪽 갑상선 부위에 전이 소견도 없고, TSH 등 갑상선 기능 혈액수치도 정상범위였다.(TSH 정상범위 0.41-4.30 uIU/mL) 다만 교수님이 말씀하시길 여전히 일상생활하는 데 있어 피로감을 아직 조금씩  느끼고 있고, 수술 전  TSH  2.08 수치에 비해 3.49라는 수치는 조금 높고 가까운 미래에 임신을 계획하고 있다면 2.5 이하로 떨어뜨리는 게 좋다고 씬지록신 용량을 조금 올려보자고 하셨다. 약을 계속 먹어야 해서 번거로움은 있었지만 수술 전처럼 건강하게 지낼 수 있음에 감사했다.


*TMI*

임신 준비 시 갑상선 자극 호르몬 TSH 수치 관리가 중요한 이유-갑상선 호르몬 태아의 갑상선은 임신 12~13주에 발생하므로 임신 초기 태아의 발달 및 성장에 있어 필수적인 갑상선 호르몬을 모체로부터 공급받아야 한다. 따라서  모체가 갑상선 기능 저하증 상태일 경우 태아의 발육에 부정적 영향을 줄 가능성이 있다


 올해는 봄, 여름을 지내면서 하루하루를 온전하게 느끼며 감사하게 보내고 있다.

무더운 더위와 높은 습도로 사계절 중 가장 싫어했던 여름이지만 매일 하루가 빠르게 지나가는 걸 아쉬워하며 하루하루를 사진으로 남기면서 차곡차곡 기억 속에 저장해 두고 있다.

점점 더 짙어지고 우렁찬 매미소리로 가득한 출근길, 길가에 이쁘게 피어있는 능소화, 매일매일 멍하니 바라보게 되는 푸르른 하늘에 이쁜 몽글몽글 구름들, 해가 질 때면 표현할 수 없는 빛깔들로 뿌려진 노을 진 하늘, 이른 아침 그리고 해가 진 저녁 산들산들 불어오는 바람 등

예전엔 미처 내가 알지 못했던 여름의 매력들이다.

여름이 아니면 느끼고 보지 못할 소중한 순간들.

 

 다시 건강해진 몸과 마음으로 여름을 보내면서 나는 가까이에 있었던 행복들을 찾아내고 감사할 수 있게 되었다.

여태껏 그저 무심히 보내버린 여름들보다 올해의 여름은 유독 강렬한 햇살만큼 찬란하고 반짝반짝하게 빛이 나고 있다. 그리고 나는 봄, 가을만큼이나 여름을 기다리고 좋아하게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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