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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멍옥 Jul 28. 2020

행복일기

박연준 작가님의 《모월 모일》 속의 '호두 세 알, 초콜릿 쿠키 한 개' 글 속에 나오는 작가님의 행복일기 공책을 읽고 나도 오늘부터 행복일기를 쓰기로 했다.


이 글 속에서 작가님은 이야기한다.


무엇보다 행복은 '바라기'보단 '찾기'에 가깝다. 찾아내고 감사하기.



지난 4주간의 병가기간 동안 행복일기 


1. 일요일에서 월요일로 지나가는 새벽,

다음날 출근을 걱정하지 않고 창문을 열고 새벽 공기를 쐬면서 좋아하는 책을 읽을 수 있는 이 시간.

(200629,01:15 AM)


2. 저녁을 먹고 온 가족이 함께 강변 산책을 나가 좋은 풍경을 보며 한 시간 같이 걸을 수 있었던 여유로운 일요일 저녁.(20200628)


3. 수술받은 이후 편하게 내려와 부모님의 사랑을 아직 듬뿍 받으면서 편하게 쉴 수 있는 30살이라는 사실.

(이미 다 커서 아기 낳고 키울 나이인데도 불구하고)


4. 여러 사람들의 위로와 걱정 속에 무사히 수술을 잘 받고 건강하게 회복하고 있는 지금.


5. 매미 소리를 들으며 거실에 엄마와 누워 좋아하는 예능을 보는 이 순간 더할 나위 없는 행복한 순간.

(20200710)


6. 삼시 세 끼를 엄마와 같이 먹을 수 있다는 것.


7. 내가 좋아하는 사람이 나를 좋아해 주는 것.(오빠)


8. 결혼을 앞두고 오빠와 싸운 적 없이 행복하게 하나씩 차근차근 결혼 준비하고 있는 요즘.


9. 아직 병가가 6일 남았다는 것!


10. 읽고 싶은 책 언제든 맘껏 읽을 수 있고, 자고 싶을 때 언제든 잘 수 있는 요즘. 


->행복일기의 대부분은  소소하고 소박한 일상 순간들이었다. 


병가 이후 최근 일주일 이후 행복일기 


1. 건강하게 약속되었던 병가 이후 문제없이 출근할 수 있었던 것. (20200720)


2. 나의 복귀를 진심으로 반겨준 동료 선생님들, 교수님과 함께 일한다는 것.


3. 수술 후 두 번째 외래 검사 결과 크게 이상 없는 것. (20200722)


4. 금요일 저녁, 퇴근 후 오빠와 맛있는 닭발을 먹고 같이 티비 보는 시간. (20200724)


5. 오랜만에 스시경에 와서 맛있는 초밥과 연어덮밥을 먹는 것.(20200725)


6. 일요일 늦잠을 자고  카페에 와서 오빠와 청첩장을 고르고 여유 부리는 시간.  (20200726)


7. 퇴근 후 좋아하는 친구와 같이 일하는 선생님과 카페에 들러 최애 아인슈페너를 먹으며 수다 떠는 시간.

(20200727)


8. 비가 거의 그친 후 혼자 좋아하는 음악 들으며 홍제천 걸으며 집 가는 길.  (20200727)


9. 오빠와 만나 집 들어가기 전에 급 떡볶이를 먹었던 것.

(20200727)


10. 칼퇴하고 버스 타러 걸어가는 길 시원하게 부는 바람이 가을 저녁처럼 선선하고 기분 좋은 밤. (20200728)

 



가장 힘들어하는 월요일임에도 행복일기로 쓸 수 있는 게 세 가지나 되었다. 이렇게 기록하면서 행복은 그저 기다린다고 오지 않고, 내가 찾아야 온다는 걸 느끼게 되었다.

앞으로도 나는 행복을 기다리지 않고, 적극적으로 곳곳에 묻어있는 숨은 행복을 찾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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