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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쿙그민 Oct 08. 2021

ㄹ. 온라인 등교 수업이 초등학생에게 알려준 것


코로나 바이러스가 등장하면서 2020년부터 아이들의 교육은 대혼란을 거듭하고 있다. 현재 많은 선생님들은 실시간 수업을 통해 이전에 발생되었던 많은 문제들을 보완해가며 오프라인 수업과 같은 수업의 질을 회복하고 있다. 하지만 작년에 시행되었던 초기 온라인 수업에서는 미처 예상하지 못했던 부작용들이 아이들에게 부정적으로 작용하기도 했었다. 그러한 것들이 일회성으로 끝나지 않고 지난 1년 동안 습관으로 자리 잡게 되는 경우가 있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유*브>이다.

사실 <유*브>는 이 시대에 부정할 수 없는 하나의 독립 매체가 되었다. 강의를 진행하다 보면 ‘<유*브> 아니었으면 이런 참고자료를 찾기 위해 얼마나 고생을 했을까...’라고 생각을 하게 될 정도로 빼놓을 수 없는 존재가 되었다. 학교 교육에서 역시 종종 이러한 자료를 활용해서 수업을 진행하기도 한다.


하지만 문제는 온라인을 통해 아이들 손으로 직접 <유*브>를 다룬다는 것이다. 


<유*브>에는 시청 연령 구분이 세분화되어 있지 않다.

이곳에는 무척 유용한 학습자료들이 있음과 동시에 내용의 진위를 알 수 없고, 시청하기에 적정한 연령대에 대한 기준이 모호한 정보들이 혼재되어 있다. 어른들이 이러한 필터 역할을 한 후 사용한다면 무척 유용한 자료이지만 수업 시간에 활용한 창을 그대로 닫지 않고 아이들 손으로 클릭을 이어간다면 아이들은 방대한 카테고리 속의 정보들에 그대로 노출된다. 아이들이 호기심을 가질 수 있는 연예인 가십 영상 또는 프로그램 리뷰 영상만 클릭해도 추천되는 영상들은 초등생에게 유해하거나 불필요하게 자극적인 것들 일 수 있다. 혹시 부모의 계정으로 로그인되어있는 컴퓨터를 사용해서 아이들이 온라인 수업을 듣게 된다면 아이들을 보호할 수 있는 장치가 전혀 없을 수도 있다.



텔레비전이라는 전통적인 미디어를 통해 송출되는 영상들은 사실 심의라는 과정을 통해 시청연령의 등급을 나눈다. 이러한 심의과정이 표현의 자유를 침해한다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동시에 이러한 부분에는 시청자를 보호하는 기능도 존재한다. (사실 15초짜리 광고 한번 온에어 시키기 위한 심의 통과를 받기 위해 수정을 거듭해야 했던 그 시절, 심의 따위 없어져버려라! 했던 시절이 있기도 했었지만...)     


새로운 미디어를 자유롭게 접하면서 시청 연령에 대해 무감한 사회가 되어 버린 것 같다.

학교에서 수업을 진행하면서 직접 경험하거나 타인의 경험담 속에서도 초등생 아이들의 대화에서 <펜* 하우스>의 스토리를 듣게 된다. 또는 스트리밍 서비스를 통해 <오*어 게임>을 시청한다는 아이들도 있다. 시청 연령의 제한은 해당 전문가들이 그 유해성을 기준으로 책정한 기준이다. 그 기준을 지킬지는 개인의 선택일 수 있지만 미성년자의 경우에는 그 기준은 부모가 지켜주는 것이 바람직하다. 부모의 허가로 함께 시청하게 된 것이라면 그로 인한 부정적인 효과에 대해 깊은 고민을 해보아야 할 것이고, 아이에게 보여주기 전에 부모가 먼저 시청한 후 그 여부를 미리 생각하는 것이 안전한 방향이 될 수 있다.     



예전에 화이트보드에 <스카o 캐슬> 드라마 인물 관계도를 그려가며 드라마 내용을 아이들에게 설명한 적이 있다. 최근에는 <오*어 게임>의 내용을 아이들에게 대략 설명해 주었다. 아이들이 보고 싶은 것은 폭력적인 장면, 선정적인 장면이 아니다. 단지, 현재 이슈화되는 내용을 함께 공유하고 싶은 것이다. 친구들이 신나서 이야기할 때 혼자만 슬그머니 빠지는 것이 초라하게 느껴질 나이이다. 그 욕구를 채워주고자 나이에 맞지 않는 프로그램을 허용한다는 것은 아이 마음의 건강을 고려하지 않은 결정일지도 모른다. 현실사회에서 결코 직접 목격하지 않았으면 하는 살인, 자살 같은 죽음과 관련된 장면을 영상을 통해 아이가 보아야 할지 의문이다. 불의의 사고로 죽음에 가까운 상황을 경험하고 많은 사람이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로 어려움을 겪는다. 그러한 것을 내 아이에게 미디어를 통해 간접적으로 조기 경험시킬 이유가 과연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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