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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인 가구 최선의 냉파

힘 빼고 잘 먹고살기

by jw


갖춰 먹기보다

챙겨 먹는 게 우선이라 생각하는

우리 집 밥상


계란 가래떡 함께 익혀

조청 조금 뿌리면

바쁜 아침 쉽게 먹는 끼니


아침을 먹어야 힘을 쓰는 사람이라면

뭐라도 넣고 집을 나서야 한다


차린 건 없지만

영양도 챙기고 시간도 아끼는

누룽지 낫또 김치

이 조합도 손쉬운 한 끼다


밥이 아니어도

먹을 게 많아 좋은 세상


다만 시간이 없는 건가?



고구마는 아무도 모르게

멀쩡한 척 썩고 있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구입하면

하루 이틀 내로

찌던 굽던 튀기던 결단을 내린다


삶은 고구마 보다

고구마튀김을 좋아하니

기름을 얇게 두르고

도톰하게 익혀 냉동해 둔다


아침에 두세 개 데워

끼니로 먹으면

편하고 빠르고 달달하게

아침이 해결된다



좋아하는 건 먹어야 하니

반년쯤 생각날 때마다 둘러봤다


낡은 플라스틱 강판을 비운 후 들인

미니 스테인리스 강판


용도는 치즈 갈이지만

감자전 2장 분 갈기엔 충분하다

내 손힘도 두 장 까지가 상한선이다


치즈가 갈리는 모양처럼

건더기가 성글게 나오지만

오히려 감자전엔 식감이 좋다

올여름 메밀 국수용 무도 잘 갈아졌다


손으로 잡고 힘을 줘야 하니

가운데 뚫려 줄 모양으로 생긴 손잡이는

힘을 못쓴다


손잡이 그립감도 합격

작지도 크지도 않아 부피도 합격

오래 잘 사용할 것 같다



이전 살던 곳 주변에

어머니와 아들이 하는

유명한 옛날 떡볶이집이 있어서

딸아이랑 갔었다


비주얼은 나 어릴 적 생각에 반가웠지만

진짜 달아도 너무 달아... 실망


떡볶이는 절대

사수한다. 내가


고추장 고춧가루 간장 약간 설탕 다시다



따뜻한 음식이 반가운 계절


밥 대신 가래떡을 넣어

어묵탕을 끓였는데

부산 물떡이 이런 맛일까? (안 먹어 봄)


어묵 한번 떡 한번


밥이랑 비슷한데

너도 나도 좋고

너무 쉬운 한 끼



단호박 수프에

푸실리 삶아 넣어 먹다가


아하

우리 식으로 떡도 좋겠네


이른 아침

따뜻한 첫 끼니로 좋았다


떡 냉파 걱정 마



연어 장 담그고

회로 먹고

조금 익혀 두었다가

연어 오니기리로 한 끼


한 가지 재료에서

이렇게 다채로운 맛이라니


철 지난 양파는 맵고

무순은 딸이 안 먹어서 좋고


그냥 와사비 간장만 만들었다



딸아이가 그런다


왜 자꾸 실험하냐고

온리 오일 파스타를 원한다고


몰라...


그냥 먹어 둬

냉파는 생활이야



이거 저거 섞는 스타일은

나의 오랜 특기


감자를 밥 삼아

불고기랑 먹으면

감자 냉파


불고기에 무 청경채 당면 조합은

또 얼마나 맛있게요...


두 식구 버리는 식재료 없이

부엌살림을 유지하기 위한 묘책이지만


반찬 없이도

바람직한 섭취를 하고 있는 거 같고

맛도 좋고 정리도 쉽고



이런 날은 좀 차린 날

반찬이 너무 많은데?


불고기에 나물 반찬

밤 감자조림 김치 나물 두부된장국



밥이 1인분뿐이고

새로 하긴 귀찮을 때

양 늘려 한 끼 해결하기


아무 데나 넣기도 좋지만

채소가 떨어질 때를 대비해서

냉동 그린 빈을 구입해 둔다

듬뿍 넣고 새우 넣고

금세 푸짐한 새우죽이 되고


찹쌀을 한 줌 씻어

물 자작하게 부어

전자레인지로 불리면서 익혀

찬밥과 같이 끓이는 것도

부족한 밥 늘려 한 끼 때울 때

자주 쓰는 방법이다


미소나 된장을 풀어 된장 죽도 만들고


늘 있는 두부가

제일 만만하지만

감자 고구마 떡국떡 떡볶이 떡

뭐든

늘릴 수 있는 것을 넣고 끓인다


냉파인지 뭔지 출처도 없는 스타일


나처럼

죽 좋아하는 사람 한정...



딸아이가 좋아하는 멸치볶음은

가끔 하는 반찬


멸치는 자체가 짜서

간장은 넣지 않는 편


기름 마늘 멸치 볶다가

생강가루를 뿌리고

불 끄고 한 김 날린 후

물엿 두르고

마지막으로 미지근할 때

설탕을 뿌리고 참기름 마무리


그럼 딱딱하지 않은 멸치가 된다


*

중 약불

오래 볶지 않는다

미림 안 넣는다(대신 생강가루 꼭)

물엿은 윤기만 내는 정도

많이 넣으면 밑으로 처져

그릇 바닥에 고여 버려지기만 할 뿐

뜨거울 때 설탕 뿌리면 딱딱해짐



빠르게 만드는 두 가지 반찬


양쪽 불에 동시에 올리고

15분 완성


느타리 한 팩

전자레인지 윙 데쳐서

파 양파 당근 녹말가루(밀가루) 계란


쉽고 맛있고 빠른 전


그리고 고춧가루 넣은

매콤한 감자조림도

어쩌다 생각나는 반찬이다



콩나물은 소금 없이 삶아만 두고

호박 버섯 양파는 함께 익혀서

소금 간만 하는 정도


매일 먹어도 질리지 않는

비빔밥 재료 준비가

반찬 만들기보다 훨씬 편한 것 같다



닭 가슴살 구이랑 주먹밥 된장국

우리 집은 국도 반찬이니까

반찬은 두 가지



마요네즈

홀그레인 머스터드

설탕 약간

후추

파슬리


마요네즈 안 좋아하면

올리브오일에 소금 간


통통 쫄깃 씹히는 마카로니 식감이 좋다

아침엔 탄수화물도 필요하니까


한 번에 삶아

소분 냉동해 두는 방법도 있고

계란만 준비하면

바쁜 아침에도 든든히 먹을 수 있다


우리 집 파스타 귀신은

밥 보다 좋아한다


파스타면은

듀럼세몰리나 밀로 만드는데

100그램당 단백질 함량이 높은 편


라면이나 흰 소면에 비하면

혈당 지수도 낮아

건강한 면에 속한다



이사 오면서 가져온 건

먹던 양념들과 과일 조금


우선 계란만 채워 놓고

아침 거리가 생각나지 않을 때 먹는

크레페 부쳐 아침을 잘 챙겼다



한 토막 남은 당근을

새송이 전과 구워 버린다거나

남은 새송이를 전자레인지에 익혀

양념 없이 끼워 넣는다거나


한 것도 없는데

반찬이라고 우기는 반찬


두 식구의 흔한 냉파 방식


남은 재료를 어떻게 먹을까

고민하지 않아도 괜찮다


단순히 익히기만 하면 되는 것도 많다



초록 채소에 구운 채소

내가 좋아하는 샐러드 조합

토마토는 꼭

전자레인지에 살짝 익혀 준다


남은 재료도 알뜰하게 마무리한다


정착한 드레싱


올리브오일

사과 식초

레몬즙

소금

설탕

후추


새콤 산뜻 건강한 맛

이대로도 충분히 맛있다


느끼하지 않고

어떤 재료와도 잘 어울린다



애매하게 남은 애호박

카레 먹을 때 끼워 넣기


부족한 채소를 보충하니

대충 차리는 혼밥에

정성 한 스푼 더하는 느낌이다


국도 반찬으로 치는 우리 집이니

흥부네 밥상이지만


반찬이 밀려서

어떻게 다 먹나 싶은 불편한 마음 보다

백번 낫다



생선은 냄새 피울 때

포장을 벗길 때

한 번에 다 구워 놓고

하나씩 꺼내 데워 먹는다

구운 생선을 냉동해 두기도 한다


식구가 적어 조금씩 해도

손 가는 건 마찬가지니

조금씩 여러 번 조리하는 게

오히려 소모적인 면도 있다


카레나 짜장 하이라이스 등도 넉넉히 해서

두세 끼 정도는 꼭 냉동해 두는데


아무것도 하기 싫은 날

선물 같은 끼니가 된다



고기를 좋아하지 않아서

가끔 의무적으로 먹는 나는

아침에 계란을 챙겨 먹고 있다


주말 아침이나

외출 전 애매한 시간에

이런 식사를 한다


데친 시금치와 피자치즈 냉파

옥수수 통조림이 남았으면

옥수수 스크램블 에그

양배추 먹기는 너무 쉽고

단호박 한통 잡으면

굽고 찌고 으깨서 클리어


당근이 달길래

오독오독 씹다 보니

이가 걱정이 되네


아껴야 하는데...



애매하게 남은 채소는


밑에나 옆에

함께 구워 버리거나

같이 끓여 버린다 ㅎㅎ


장 보는 횟수도 줄고

음식 쓰레기 될 일도 없다



묵은 김 처리엔

김 계란 국


계란 물에 촉촉하게 불어 익은 김은

달큰 쫄깃하다


김이 쑥쑥 사라진다



아마도 파프리카 냉파였을까

과거 어느 날들의 끼니들


장조림 국물까지 비우려는

냉파였겠지



이번엔 양파가 문제였는지

양파가 주재료를 묻어 버렸네


재료의 비율은 그다지 중요치 않다

역시 어묵볶음엔

양파가 듬뿍 들어가야 맛있고


복은 양파 버터 계란 간장밥하면

꿀 맛인데...

낼 이거 해 먹어야겠다


한번 조리할 때 되도록

있는 재료를 골고루 사용하면 좋다

따로 반찬이 없어도

잘 챙겨 먹게 되고

필요 이상의 양념 사용도 줄일 수 있다


좀 그렇지만

이러나저러나

먹은 건 같다고 생각하면 맘 편하다



구운 고기 고추 오이 등을

쌈장 찍어 먹는 사람이 없어 그런지

쌈장 소비가 더디다


그래서 요즘은 쌈장 없이

필요하면 고추장 된장 마늘 등을 섞어

내 맘대로 만들어 먹는다


쌈장에 된장 고추장 마늘 파

호두 표고버섯 양파 다짐 넣어 끓여서


양배추와 두부로 해결했던

쌈장 냉파


*

양배추 찔 때

두부를 썰어서 맨 위에 올려

한 번에 익히면 편하다



반찬을 신경 쓰지 않지만

좋아해서 잘 먹는 반찬은

적극적으로 만든다


장조림은 두 달에 한 번?

미역 줄기는 나도 딸아이도

좋아하는 반찬이다


양파 마늘과 볶고

참치 액젓으로 간한다

참기름 마무리


기름 종류는 볶아질 정도만

최소로 사용한다

참기름도 향만 내는 정도


반찬 그릇에 고여

버려지는 일은 만들지 말자

설거지도 손 한 번 더 가야 하니까


간장에 액젓 섞고

열 장씩 푹 집어

후딱 만드는 깻잎절임


한 장씩 양념하지 않는

성의 없는 스타일을 고수하고 있다

3분이면 절이기 끝.


이사 올 때 만들어 온

유일한 반찬이었는데


미치게 더웠던 9월

입 맛 잃지 않고

밥을 넘기게 해 주었다



꽈리고추는 반찬이 아니어도

충분히 맛있다


꽈리멸치조림이 대표겠지만

멸치가 항상 있는 것도 아니고

멸치가 없다고

꽈리고추를 못 먹는 것도 섭섭하고


고등어 구울 때 같이 구우면

풋풋한 맛이 짭짤한 고등어랑

이상하게 잘 어울리고


돼지 불고기에 넣어도 또 신선한 느낌이다


그냥 맨으로 구워도

왜 맛있는 건지는 모름 ㅎㅎ




고기 먹을 땐

고기 이상 채소를 함께 먹는다


이거 저거 몽땅 넣어 먹기 좋은

반찬이 필요 없는

한 그릇 음식


삼겹살 볶음밥


요즘은 수입 냉동 삼겹살이

냄새도 적고

기름도 덜하고

오돌뼈도 없고

국산보다 낫다는 생각이 든다


마늘 양파 고기 굽다가

가위로 고기 대충 자르고

생강가루 톡톡

밥 넣고

굴소스와 소금 간

고춧가루

참기름 마무리


데친 콩나물 있는 날은

밥 위에서 몇 번 가위로 잘라주고

그럼 콩불 맛


냉동 부추 넣을 때도 있지만

고기가 다 익어갈 때쯤

길쭉하게 썬 대파 듬뿍 넣어 익히면

달달한 대파향이 가득한

또 다른 삼겹살 볶음밥이 된다


대파를 양념으로만 생각하지 말고

어엿한 채소로 인정해 주길...

그럼 대파 냉동할 일이 없다


고춧가루를 넣어 주면

매콤한 게 느끼함도 잡아 주어

깔끔하게 맛있다




요즘 깻잎 김밥에 빠졌다


언제부턴가 김밥 쌀 때

넣지 않는 재료가 두 가지 있는데


어묵과 맛살


햄은 선택이고

시금치나 깻잎에 참치나 계란

당근 단무지는 꼭

이렇게만 해도 충분히 맛있다


딱히 맛을 더 살려 주는 것도 아니고

영양적 도움도 그닥

약간의 생선 살에

밀가루와 첨가물이 주된 재료라서


차라리 맛살 값으로

계란이나 소고기를

넉넉히 넣으면 될 일 아닌가...? 싶네



새 김치 먹기 전

남은 김치와 국물 처리


콩나물 김치죽


김치 국물을 채에 받쳐

끓이면 더 깔끔하다

오징어나 황태포 한 줌 넣거나

멸치로 맛을 내면 좋겠지만


참치 액젓으로 간을 하면

뭐 어떨까... 맛있기만 하지


쉬이 꺼질 걸 대비한

두부 부침은 써비스



한식 반찬은 맛있다

하지만

양념 가짓수가 참 많다


기름간장 액젓 고추장 된장

고춧가루 설탕 소금 마늘 대파

참기름 들기름 들깻가루 통깨의

반복 반복


그러니 양념 맛이기도 하다


데치고 절이고 삶고 볶고 무치고

노동도 만만치 않다


처음부터 손이 많이 가고

갖은양념이 조화롭게 어우러지는

나물들이 맛있는 건 당연하다


조리 시간을 줄이고

되도록 잔반을 남기지 않고

양념이나 그릇을 적게 사용하고

장 보는 횟수도 줄이면서

기타 소모적인 노동도 줄이는


이런 점에 집중한다


과거 일과 살림을 하며

매일이 벅차면서도

먹는 것들에

욕심을 부린 날들이 많았다


이젠 간소한 살림을

살기도 하지만


꾸준하게 이어지고 있다는 것에

감사와 의미를 두고

이 정도에서 타협한다


가진 것들을

제때 먹을 수 있는

방치되지 않는 부엌이

중요하다는 생각


그러니

대충 먹는 날도 있고

컨디션과 냉장고 실력 따라

한 상 차려 내는 날도 있고


이만하면

두 식구 최선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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