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해가면서도 사라지지 않는 나의 온기
가끔은, 거울 속 나를 오래 바라보다가
문득 내가 사라진 것 같은 기분이 든다.
얼굴은 분명 나인데, 그 표정 속엔 낯선 사람이 서 있다.
하루하루를 살며 웃고, 화내고, 사랑하고, 상처받았는데,
그 모든 순간이 모여 만든 나를
정작 내가 가장 모를 때가 있다.
사람들은 나를 여러 이름으로 부른다.
친구, 동료, 가족, 좋은 사람, 혹은 그저 스쳐 지나가는 사람.
그 이름들은 나를 설명하는 듯 보이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누군가의 눈에 비친 그림자다.
그 그림자 속에, 나는 정말 있는 걸까.
내가 좋아하는 것을 좋아하고,
싫어하는 것을 싫어한다고 말할 때조차
세상의 기준이 먼저 내 앞에 서 있다.
“그건 네가 아니야”라는 말이
내 마음의 모서리를 조금씩 깎아낸다.
그래서 나는 자꾸만 잊는다.
나는 누군가의 기대가 아니라,
내 마음의 결로 살아야 하는 사람이라는 것을.
어쩌면 나는,
계속 변해가면서도
끝내 변하지 않는 한 조각의 온기를 품은 존재일지 모른다.
그 온기는 이름도, 모양도 없지만
한 번 느끼면 놓칠 수 없는 나만의 빛이다.
그래서 오늘도 나는 묻는다.
나는 어떤 존재일까.
그리고 조용히 대답한다.
“나는, 끝까지 나를 찾아가는 중인 사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