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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코나투스 Apr 15. 2023

난 오늘도 사람이라는 책을 읽는다

60일간의 살롱 운영일지

’난 오늘도 사람이라는 책을 읽는다‘



안녕하세요 재웅입니다. 코나투스라는 살롱을 운영한 지 벌써 40여 일이 다되어 가네요. 이야기 항아리가 가득 찬 느낌입니다.


100명이 넘는 사람들과 눈을 마주치며 이야기를 나눴고, 서울 시내 골목골목을 걸어 다녔으며, 함께 영화를 보고 이야기를 나누고 밥을 먹기도 했습니다.



공사기간까지 다 합쳐서 대략 60일간의 시간이었는데, 뭔가 오늘 그간 있었던 모든 일들이 머릿속에 유튜브 쇼츠처럼 빠르게 스쳐 지나가며 그 여운이 남는 지금입니다.



금방도 저는 모임을 끝내고, 이제 막 집에 도착했는데요. 60여 일간 대다수의 시간은 꿈을 향해 손을 뻗는, 어딘가에 홀린 사람처럼 정진했습니다. 정말 많은 일들이 있었고, 많은 열정을 쏟았고, 저는 어느 정도 성장했고, 또 어느 정도 지치기도 한 것도 사실입니다.


허나 2017년도에 컨텍스트를 했던 때처럼, 그때 지친 것처럼 푹-지친 느낌은 아닙니다. 그때와 다르게 저는 좀 더 단단해지기도 했고, 또 좀 더 유연해진 부분도 있고, 무엇보다 중요한 건 저는 혼자고, 이 공간을 사람과 대화로 채워야 할 사명을 가지게 됐고, 더 중요 한건 월세와 저의 생활비를 벌어야 하기 때문에 조금 더 전투적이라고 판단됩니다.



컨텍스트를 할 때는 월세가 나가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어머니집에서 지내기도 했죠. 그리고 지금처럼 적금도 60-70만 원씩 넣고 있지 못했죠. 그 당시에는 5만 원씩 넣던 주택청약이 전부였는데, 이제는 좀 더 자본의 사슬이 굵어졌고 저는 더 강해진 듯합니다.



코나투스에 방문해 주시는 분들의 이야기를 집중해서 듣고(집중해서 듣기도 하지만, 자연스레 집중‘되기’도 합니다), 궁금한 걸 질문하고, 더 깊은 이야기를 듣다 보면 그 사람이 요즘하고 있는 생각과 삶에 대해 가지고 있는 태도들이 느껴지곤 합니다.



저는 그들의 살아온, 살아가는 이야기를 들으며 하나의 책을 읽는다는 마음으로 페이지를 넘기고, 인상 깊은 부분에 줄을 치고, 의아한 부분에 대해서 질문을 던지고, 그를 더 이해하게 되고, 경탄하게 되고, 같은 인간으로서 동정과 연민을 느끼기도 합니다.



저는 이런 시간이 좋습니다. 바깥 어디에서도 들을 수 없는 이야기고, 바깥에서 하는 변죽만 울리는, 관심도 없으면서 통상적으로 하는 ‘하는 일은 잘 돼 가?’, ‘돈은 좀 버나?’와 같은 공허한 말은 가질 수 없는 깊이가 있는 시간이기 때문입니다.



누군가는 말합니다. 이 공간에서 하는 이야기들이 그냥 그 나이 때에 하는 ‘진부한 고민’ 아니냐고. 맞습니다. 누군가의 시각에서는, 깊이 들여다보고, 경청하지 못하는 그 누군가의 시각에서는, 해상도가 270인 그 사람의 눈에서는 그저 사람의 형상을 한 것 같은 다 똑같이 생긴 사람일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렇지만 들여다보고, 만져보고, 냄새를 맡으면 모두가 다 다릅니다. 큰 카테고리에서는 같은 고민이더라도, 그 고민을 하게 된 과거의 경험과 사건, 그리고 그 시절에 지배적이었던 감정들에 대한 페이지를 읽어보면 모두가 확연히 다릅니다.


교보문고에서 가서 ‘소설책’ 코너에 가면 모든 책들이 소설이라고 분류되지만, 모든 이야기가 다 다르듯이 말입니다.



저는 그 이야기 속을 유영하기도 하고, 또 다른 사람들이 자신만의 이야기를 편하게 할 수 있도록 그들의 대화의 시작에 마중물 역할을 하는 하는 사람이기도 합니다.


그렇게 마중물 역할을 하고, 사람들의 이야기가 하나 둘 섞이기 시작하면 어느 순간 저는 없어도 될 만큼 알아서들 서로의 이야기를 나누고, 서로에게 집중하고, 질문하고, 공감하고 합니다.



그렇습니다. 저는 저의 40여 일간의 경험을 이야기하고 있고, 이 경험들은 제가 아주 깊숙이 관여한 이야기들입니다. 그렇기에 제 글은 힘이 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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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독료는 무료이지만, 무료할 수가 없습니다. 왜냐하면 저는 제가 관여된 이야기만 풀어서 이야기를 하거든요. 구독은 @our_conatus 프로필링크를 참고하시고, 조만간 유튜브 영상으로도 찾아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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