둘째 셋째, 그리고 나 셋이서 동네 극장에 가서 영화를 한 편 보고 왔다.
초등학생들 사이에서 베스트셀러인 Wild Robot을 애니메이션으로 만든건데 wild robot의 열성팬(작가가 학교에서 사인회를 열었을때 책을 들고가서 직접 사인도 받았다)인 막내가 오래전부터 개봉하면 보고 싶다고 노래를 불렀었다. 막내는 큰형하고 같이 보겠다며 나름 미루고 미뤘는데 여차저차 그건 포기하고 오늘 작은형과 아빠와 함께 다녀온 것.
100분짜리 짧은 애니메이션이었지만 막내는 그 사이에 웃었다 울었다 하며 스크린속 캐릭터들과 감정을 함께 공유했다. (중간중간 아그작 거리며 팝콘 먹는것도 잊지 않았고). 아이들 대상으로 만들어진 영화인 만큼 영어도 쉽고 슬랭도 없어서 알아듣기도 편했는데, 보면서 앞으로 극장에 자주 와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조그마한 화면으로 보는 짧은 쇼츠가 아니라 큰 화면과 훌륭한 사운드가 있는 극장에서, 빨리감기나 스킵 버튼 없이 온전히 훌륭한 스토리와 아름다운 영상에 매몰되는 경험을 아이들에게 자주 선물해 주는게 분명 가치가 있는 일인것 같았다. 같은 영화라도 극장 스크린으로 보는 것과 기껏해야 태블릿 화면으로 보는것도 차이가 크고.
큰 아이도 함께 왔으면 좋았을텐데 그러지 못해 아쉽다. 그 아이에게 들려주고 싶은 대사가 있었다. "뭔가 예상 못했던 일이 벌어진건 네 잘못이 아니야. 그걸 해결하기 위한 네 노력이 전부란다." (극장 나올때만 해도 영어 대사로 기억했는데 지금은 까먹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