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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정을 잊어버리셨나요?
by
이윤지
Jan 12. 2024
[작가단상] 명품 글이란 무엇인가?
몇 날 며칠을 고민하며 개요를 그려오던 원고의 초고를 드디어 완성했다.
나의 전문 분야이고, 분량도 길지 않기에 흔쾌히 수락하고는
아이들이 잘 때 후딱 써야지 다짐했는데 생각보다 쉽게 쓰이지 않았다.
왜일까?
들여다보니,
숨 쉬
듯 다루던 주제임에도 불구하고
접근하는 방식과 바라보는 관점이 이전과 다소 달라진 것이 그 이유였다.
내 안에서 바라보자면
그 사이
작게나마 '성장'을 한 것이다.
단순히 결과물을 낼 목적이었다면 일단 한 시간이라도 몰입하여 타자를 치며
써낼 수도 있었지만
마음에서 후련한 답이 나올 때까지 기다리기로 했다.
스스로도 만족할 수 있는 글을 쓰고 싶었기 때문이다.
그동안 일상에 충실했다.
성경일독을 했고
30분씩 집에서 운동을 했으며
가족의 눈을 마주치며 지금 이 순간 주어진 선물에 집중했다.
읽고 싶던 책들을 보며 좋은 문장이 담긴 페이지를 접어 놓고 며칠 동안 머물기도 했다.
흘러가는 시간을 살고 있었으나 저 위에서는 내가 내려야 할 답의 Question을 꼭 쥐며 놓치지 않고자 노력했다.
다양한 답들을 펼쳐보기도 하고 이것을 풀어내는 방식에 대해 자유롭게 그려보기도 했다.
오늘에야 글로 옮겨낸 뒤 그간의 시간들을 돌아보니
그동안의 일상은 허투루 산 것이 아니었다.
그러고 보면 매일의 삶은 나날이 의미 있는 유영을 하고 있는 것이란 생각이 든다.
여백과 같은 날 또한 값진 부분을 맡고 있기 때문이다.
더불어 글에 임하는 자세를 다시금 돌아보게 되었다.
아나운서로 입사한 후 어떤 방송을 해야
할지, 기왕이면 어떤 한 마디를 해야 할지 고민해 왔던 것처럼
앞으로 어떤 작가가 되어야 할지,
단순히 책을 내는 것을 너머 어떤 글을 써야 좋은 작가일지 이 Question을 꼬옥 쥐고 있어야
나무에게 미안하지 않을 글을 쓸 수 있는 덕분이다.
어떤 말을 하여도 귀가 있는 이는 그 소리를 듣고
어떤 글을 써도 눈을 뜨고 있는 이는 그 글자들을 읽을
수밖에 없다.
그렇다면 기왕에 말을 하고 글을 쓴다면
단순히 듣고 읽는 것을 넘어선
'그 무엇'이 있어야 할 것이다.
명품을 바라볼 때 사람의 자세는 그에 맞추어 달라진다.
명품이 만들어지는 과정에서 장인의 노력과 정성,
고민해 온 가치의 시간을 알기에
대하는 이도 정성으로 바라보고 기쁘게 쓸 수 있는 것이다.
상대방은 알고 있다.
저 사람이 이 한 마디, 한 줄을 위해 얼마나 노력하고 정성을 다했는 가를.
본인을 위해서 임한 것인지,
진정으로 무언가를 나누기 위해 임했는가를 말이다.
입과 손을 통해 메시지를 전한다며는
기왕이면 귀한 말과 글을 전하는 사람이 되고 싶다.
A4
한두 장의 기고문이지만
최선을 다해 소제목을 달 것이다.
남은 기간 전심을 다해 퇴고할 것이다.
2024.0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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