낫또 용기 태양광 조명을 만든 이후 모아 둔 낫또 용기가 어느새 방 한구석에 탑처럼 쌓였다. 당시 찍어 두었던 사진을 보면 50층과 28층으로 나누어 쌓은 탑은 하나로 쌓으면 90층에 육박하는 규모였다. 단순 계산으로도 한 달을 30 일이라고 하고 매일 먹었다고 하면 3달치였다. 물론 그덕분에 배변?건강이 호전되었지만 이러다 금방 100층을 넘기겠다는 부담감이 엄습해 오기 시작했다.
낫또 용기 타워
뭔가 해야겠다는 생각과 함께 최근 작품 제작 의뢰받은 건도 있었던 차라 28층 탑을 책상으로 가져와 하나씩 하나씩 펼쳐놓고 이렇게 저렇게 조합해 보기 시작했다.그러던 중 포개어진 용기가 마치 햄버거 박스처럼 보이는 게 아닌가. 곧바로 순간접착제로 접착해서 몇 개를 더 만들어 보았다. 이렇게 이전 보다 두배로 늘어난 낫또 용기를 보다가 문득 볼록 튀어나온 사다리꼴 형태의 측면이 눈에 들어왔고 사면을 이용하여 이어 붙여보다 우연히 도넛 모양의 원형 조형물이 만들어졌다.
좌 : 낫또 용기 햅버거 박스 / 우 : 낫또 용기 도넛
형태가 맘에 든 나는 곧바로 똑같은 방법으로 낫또 용기 도넛을 하나 더 만들어 아까 만들어 놓은 도넛에 수직으로 올려 쌓아 보았다. 아까보다 더 볼륨감 있는 조형물이 만들어졌다. 아래와 위의 도넛을 조금 엇갈리게 조정해 보면서 느낌을 보고 있는데 뭔가 2% 부족한 느낌이 계속 들었다. 그러다 잠에 들었고 그 날밤 이런 아쉬움을 안고 잠에 들었는데 꿈에서 낫또를 먹는 꿈을 궜다.
낫또 용기 꽃다발(낫또 용기 28개 + 헷반 용기 1개)
다음날 일어나자마자 다시 낫또 도넛을 보았다. 다행히 맑은 정신 덕분일까. '이걸로 어떻게 만들어야 예쁜 조명이 탄생할까?'라는 방향으로 생각이 수렴이 되고 '그럼 어떤 모양이 좋을까?'로 아이디어가 발산되기 시작했다. 이후 햄버거 박스처럼 보이던 것이 신기하게도 작약처럼 큰 꽃으로 보이기 시작하는 것 아닌가.
그래 꽃다발을 만들어 보는 거야!
나는 신이 들리 것처럼 이리저리 조합해 보기 시작했고 결국 사선으로 끼워 넣은 방식으로 낫또 꽃다발을 만들어 냈다. 이렇게 부담되던 28층 낫또 용기 탑하나가 방에서 사라졌다.
이후 꽃다발 내부에 조명을 설치하기 위한 받침대 재료를 찾아 나섰고 신기하게도 얼마 지나지 않아 하얀색 햇반 용기가 '나를 써주세요'라고 하며 내 앞에 나타났다. 나는 곧바로 조명을 소켓 설치를 위한 구멍을 뚫고 낫또 꽃다발 하부에 결합을 시켰다. 낫또 용기와 같은 플라스틱 재질인 데가 동일한 백색 용기가 천생연분이었다. 뭐 눈에는 뭐만 보인다는 소리가 나를 두고 하는 이야기가 아닌가 하는 생각 들었다.
소켓에 전구를 꽂아 불을 켜보니 전체적으로 풍성한 볼륨이 느껴지는 동시에 낫또 용기의 표면의 볼록한 요철이 마치 하얀 국화꽃처럼 느껴졌다. 그러나 곧이어 이런 순백의 느낌이 마치 미술 대생용 아그리파처럼 느껴졌고 이내 꽃다발이라면 색색의 꽃들이 매력 포인트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인터넷에서 다양한 색을 표현할 수 있는 조명을 검색하여 색의 RGB 값을 변화시켜 다양한 색의 조명을 연출하는 전구를 찾아내고 주문 버튼을 눌렀다. 도착한 전구를 받아 설치한 조명은 나의 의도를 만족시켜 주기에 충분했고 찬장 한구석에 방치되던 꽃병에 낫또 꽃다발에 꽂아 완성조명을 완성했다.
이렇게업사이클링 조명 시리즈의 다섯 번째 작품인 낫또 용기 꽃다발 조명이 탄생했다.
변신 재료
1. 낫또 용기 36개
2. 햇반(솥반) 원형 용기 1개
3. RGB 칼라 조절 전구 1구
4. 램프 소켓 1개
5. 램프 베이스 1개
6. 전원케이블(스위치 첨부형) 1개
7. 결속 부품(나사) 1식
변신 도구
1. 전동 드릴
2. 목재용 홀쏘
3. 가위
4. 드라이버
5. 순간접착제
변신 순서
1. 낫또 용기 2개의 상부를 면에 순간접착제를 바른 뒤 서로 포개어 박스모양의 유닛을 만들어 준다.
2. 같은 방법으로 박스 유닛 14개를 만들어 준다.
3. 먼저 박스 유닛 7개 각각의 경사측면을 서로 맞대어이어서 원형 도넛의 형태로 만들어 준다.
4. 하부에 나머지 7개의 박스 유닛을 비스듬히 꽂고 순간접착제로 접착시켜 꽃다발 형태를 만든다.
5. 햇반 상부 면을 먼저 만들어 놓은 꽃다발 형태의 낫또 용기 유닛 하부 모양에 맞추어 홈을 파준다.
6. 햇반 바닥에 조명소켓을 설치하기 위한 구멍을 드릴과 홀쏘를 사용하여 뚫어준다.
7. 햇반 하부의 구멍에 램프 소켓과 램프 베이스를 연결해 준다.
8. 가공된 햇반 용기와 꽃다발 낫또 용기를 순간접착제로 결합시켜 준다.
9. 유리 화병 하단에 전선 통과를 위한 구멍을 뚫어 준다.
10. 전원케이블을 하부의 구멍을 관통시켜서 램프 소켓에 연결해 준다.
11. 닛또 용기를 가위로 잘게 잘라서 유리 화병 안에 넣어준다.
12. 낫또 용기 꽃다발을 유리 화병 위에 잘 놓아준다.
13. 끝으로 램프 소켓에 RGB 칼라 조절 전구를 소켓에 끼워준다.
* 본 작품의 레시피는 개인적 창작물로서의 저작권을 보호를 전제로 제 3자의 무단 복재를 방지하고자 제작 순서와 방법을 요약 기술하는 점 양해 부탁드립니다.
디자인 팁 & 리뷰
낫또 용기로 만든 두 번째 조명 작품으로 낫또 용기를 수직 방향으로 단순 적층시키는 기존 방식을 넘어서 낫또 용기 두 개를 포개어 유닛을 만들고 이들을 수직/수평으로 적층화하여 큰 볼륨을 만드는 방식을 채택한최초이자 유일한 업사이클링 조명 레시피다.
다양한 꽃의 색을 표현하고자 채택한 RGB 칼라 조절 전구로 인해 낫또 용기 꽃다발은 하얀색에서 녹색, 파란색, 보라색, 그리고 붉은색으로 천천히 바뀌어가며 신묘한 분위기를 연출한다.
또 투명 유리 화병에낫또 용기를 가위로 잘게 잘라서 넣어 단조로워 보일 수 있는 유리병에 물을 상징하는 시각적인 효과와 의미를 부여하였다.
p.s GalleryT.A.P(2021) / SUNY SIDE UP(2023) 전시회 전시 작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