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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투덜투덜 Jul 03. 2022

보내는 마음

먼 지방에서 일을 하게 된 남편의 짧은 주말은 훅~하고 

지나가 버리고 기차를 타고 떠나가는 남편의 모습을 보며

돌아오는 길에 또 눈물을 한 바가지 쏟아내었다.


주말부부 월말 부부라 하면

전생에 나라를 구했다 할 정도로

어떤 이에게는 복된 상황일지도 모르겠으나,

나에게는 외로움과 죄스러운 마음만 쌓인다.


적지 않은 나이에 만나

결혼이라는 어려운 결정을 하였을 때는

단지 서로를 아끼고 의지하며

좋아하는 취미생활을 함께 즐기면서

소소하게 그렇게 곁에 있어주기만 하면 

된다고 생각했다.


현실은 정말 만만하지 않은가 보다.

걱정은 끝이 없고 미래를 준비하기 위해서는

떨어져 있는 것을 결정할 수밖에 없었지만,

정말 이 방법밖에 없는 것인지

끊임없이 반문한다.


가고 싶지 않아 하는 슬픈 눈빛과 

전에 없이 축 늘어진 어깨를 한 그의 뒷모습은

마음이 너무 아프다.


내가 너무 많은 욕심을 내는 것일까?

부자가 되고 싶은 것도

이름을 널리 알리고 싶은 것도

권력을 가지고 싶은 것도 아닌

그냥 사랑하는 사람과 소소한 일상을

가지고 싶은 것뿐인데,

딱 그만큼만 바라는데


뉴스에서는 연일 세계의 경제 위기를 떠들어내니

섣불리 돌아오라는 말을 할 수도 없었다.


그렇게 힘없이 기차에 몸을 싣는

남편을 배웅하고 오는 날은

몸살을 앓는 듯한 마음의 통증을 느낀다.


몸 잘 챙기고 운전 조심하고~

이런 말 밖에 할 수 없는 아내라서

미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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