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기] 2019년 4월 10일 오후 6시 33분

by 소진

오늘은 네시 반쯤에 일어났다. 당연히 오후. 동생이 사과를 했다. 미안한 짓을 하지도 않았는데, 동생은 늘 나에게 사과한다. 사과해야하는 사람은 사실 나다. 하지만 하고 싶지 않다. 그냥 떠나고 싶다. 복잡하게 이야기하고 풀기보다는 그냥 모든 죄와 슬픔과 우울과 어쨌든 그런 것들을 두고 떠나고 싶다.


친구도 없고 일도 없어서 그런지 집 밖으로 나갈 필요가 없어졌다. 이사하고, 졸업한 후 4개월 동안 외출한 날이 이주일 정도 되지 않을까 싶다. 호랑이는 요즘도 이유 없이 울고, 이유 없이 나를 깨문다.


어제는 갑자기 그의 이름을 생각했다. 정말 갑자기, 습관처럼 그런 말이 나왔다. 그 이름을 부르지 않은 지 세 달이 되었는데.


시를 한 편 썼고, 하지만 등단할 만큼 좋은 시가 아니라는 걸 안다. 다섯 편이 있는데 어쨌든 만져서 오월 말에 신인상으로 내볼까 생각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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