칫솔 최소 4개월 주기로 교환하고, 주 1회 소독해야..
물건을 쉽게 버리지 못하는 사람들이 있다. 사용한 만큼 애착이 생겨 정말 망가질 대로 망가져 제 소명을 못해야만 이별을 결심하는 것이다. 칫솔도 예외가 아니다. 칫솔모가 벌어질 대로 벌어질 때까지 사용하는 것이다. 칫솔모는 벌어졌을지언정 양치하는데 아무 문제가 없다고 착각하기 때문이다.
벌어질 대로 벌어진 칫솔은 이미 마모가 된 상태이다. 이 마모된 칫솔을 사용하면 양치가 제대로 되지 않는다. 즉 양치의 본 목적인 치태 제거 능력이 떨어지게 되는 것이다. 또 벌어진 칫솔모에 잇몸이 손상될 수도 있다. 따라서 칫솔은 정기적으로 교체해야 한다. 내가 느끼기에 별 문제없다 느껴도 이미 칫솔은 제 소명을 다 했다.
대한치주과학회에 게재된 논문에 따르면 3개월 간 사용한 칫솔은 새 칫솔보다 치태제거 능력이 떨어진다. 사용하면 사용할수록 마모가 증가하고 마모에 비례하여 치태 저거 능력도 저하된다. 물론 벌어지지 않았다 한들 눈에 보이지 않는 마모는 이미 진행되었기 때문에 3개월에 한 번씩은 교체해야 한다. 이는 전동칫솔의 칫솔모 또한 동일하다.
만약 부드러운 칫솔모를 사용한다면 3개월보다 짧게 즉 1~2개월에 한 번은 칫솔을 교환해야 한다. 칫솔을 구입할 때는 내 치아의 2~3개의 너비를 가진 칫솔모를 선택하는 것이 좋다. 너무 강한 칫솔모는 플라그 제거에는 효과적이지만 치아 마모나 잇몸 손상 위험이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강한 칫솔모는 이를 자주 닦지 않거나 평소 치태나 치석이 자주 생기는 사람에게 권장한다.
잇몸이 약하거나 고령자의 경우 부드러운 칫솔모를 사용해야 한다. 단 마모가 빠르기 때문에 칫솔을 더 자주 교환해야 한다. 또 강한 칫솔모 대비 세정력이 떨어져, 보다 세심한 양치를 필요로 한다.
칫솔교환 주기만큼이나 중요한 것이 칫솔의 관리와 보관이다. 양치를 마친 뒤, 흐르는 물에 약 30초간 칫솔을 헹궈야 한다. 이때 온수를 사용하는 것이 좋다. 헹굴 때에는 칫솔모 사이에 낀 치약 잔여물이나 음식물 찌꺼기를 말끔히 제거해야 한다. 칫솔을 건조한 상태로 보관해야 한다. 칫솔끼리 닿을 경우 교차오염이 될 수 있어 되도록 따로 보관하는 것이 좋다.
화장실에서 사용하기 때문에 대부분 화장실에 칫솔을 보관하지만, 칫솔이 반드시 화장실에 있어야 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화장실에서 멀어질 수록 좋다. 습기가 많아 세균 번식의 위험이 있고 변기 근처에 있을 시 배설물 입자의 영향을 받는다. 영국 연구팀의 논문에 의하면 변기 뚜껑을 덮은 뒤 물을 내려야 배설물 입자가 발견되지 않는다고 한다. 화장실에 칫솔을 보관한다면 반드시 용변을 본 뒤에는 뚜껑을 덮고 물을 내려야 한다.
회사나 학교에서 양치한 뒤 서랍에 칫솔을 보관하는 경우가 있다. 이때 칫솔모가 젖은 상태에서 칫솔 캡을 씌우면 세균 증식이 촉발된다. 따라서 칫솔을 잘 말린 뒤 햇볕이 잘 들고 통풍이 잘 되는 창가에 보관하는 것이 가장 위생적이다. 이때 여러 사람의 칫솔을 한 통에 보관하면 세균 이동 위험이 있으므로 개인 컵에 보관하는 것이 좋다.
또 주 1회 소독을 권장한다. 소금이나 베이킹 소다 반 스푼을 물에 녹인 뒤 칫솔을 약 20분간 담가놓으면 된다. 구강청결제에 담가도 소독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이때 칫솔뿐만 아니라 칫솔캡이나 칫솔 케이스도 함께 소득을 하는 것이 좋다. 칫솔케이스나 캡 등에도 물이 고여 세균 번식 위험이 높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