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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Uline Mar 31. 2023

무조건 '오늘'은 안 돼요

사랑니 당일발치 불가능한 케이스는?

 스스로 계획을 세운 뒤, 계획대로 이행이 되지 않을 시 좌절감을 느끼는 사람이 있다. MBTI 유형 중 J형에 해당하는 사람들이 그렇지 않을까. 필자 역시 분 단위로 계획을 세우고, 그 계획을 지키려 노력하다 외부요인에 의해 계획이 망가지면 허탈함을 느끼는 사람 중 하나이다.


 치과에 방문하기 전, 오늘 이런 치료를 해야지 스스로 결정하고 오시는 분들이 있다. 나 오늘 상담받고, 임플란트 수술해야지, 오늘 충치치료 다 끝내야지라고 생각하시는데 예상대로 계획이 진행되기란 하늘의 별 따기와 같다. 병의원의 스케줄도 영향을 받겠지만 가장 큰 방해요소는 환자 본인의 컨디션이다.




 특히 사랑니의 경우, 계획 대로 당일 발치가 안 될 가능성이 높다. 물론 아프지 않은 상태에서 내원한다면 당일발치가 가능하다. 그러나 사랑니의 존재를 인지하고 있었음에도 너무 많이 아픈 뒤에야 내원한 경우, 당일 발치는 힘들 수 있다.  


 사랑니는 다른 치아들처럼 바르게 1자로 자라기도 하지만 아예 누워 자리기도 한다. 누워 자란 탓에 잇몸에 완전히 묻혀있거나 일정 부분 묻혀있는 경우를 매복사랑니라고 부른다. 바로 자란 경우는 어금니와 구분이 되지 않는다. 즉 사랑니가 구강 건강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아 발치를 하지 않는 경우도 있다. 물론 어금니 끝에 자리한 탓에 양치가 잘 되지 않거나 부종이 나타난다면 바르게 자란 사랑니도 발치를 해야 한다. 이 경우 사랑니 당일 발치가 가능하다.




 그러나 누워 자라 어느 한 부분이 묻혀있거나, 아예 다 묻혀있는 사랑니의 경우 아파서 내원할 시 당일발치가 불가능할 확률이 높다. 고름이 차 있거나 너무 심하게 부어있는 경우 당일 발치가 어렵다. 고름은 세균의 집합체다. 고름이 차 있는 상태에서 고름절개 후 사랑니 발치를 진행하면 혈관을 타고 세균이 주변으로 퍼지거나 잇몸하고 뼈 사이에 스며들어 심각한 감염증이 생길 수 있다.


 최악의 경우 전신감염이 일어나기도 한다. 따라서 이런 위험 요소들을 최대한 줄인 뒤 사랑니 발치를 진행하게 된다. 사랑니를 빼기에 앞서 고름을 빼주는 배농치료를 하거나 항생제를 복용하여 고름과 부종을 가라앉히는 일이 우선 시 된다. 고름과 부종이 가라앉아 컨디션과 면역력이 일정 수준 회복되면 그때 사랑니 발치를 할 수 있다.




 문제는 이렇게 어느 정도 컨디션이 돌아오면, 또 괜찮겠지 싶어 바로 내원을 안 하는 경우도 있다. 이 경우 사랑니뿐만 아니라 주변 잇몸과 주변 치아건강도 서서히 무너지게 된다. 약이나 배농치료로 가라앉았다 해서 완치가 된 것이 아니다. 언제 다시 터질지 모르는 시한폭탄을 안고 사는 것과 같다. 


 앓던 이 빼듯 속 시원하다는 속담도 있다. 시한폭탄 같은 사랑니를 빼면, 언제 아플지 몰라 불안하던 마음도, 기분 나쁘게 이어지던 미세한 통증들로 속 시원하게 해결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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