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통사람의 현실세계관 29
건대입구역 사거리에서는 방콕에서나 볼 수 있을 법한 BTS(지상철:Bangkok Metropolitan Subway)가 굉음을 내며 오가는 광경을 볼 수 있다. 서울에서도 흔한 광경은 결코 아닐 것이다. 여기에 화려한 번화가와 주택가의 오묘한 공존, 엄청난 수의 각종 편의시설들, 그리고 고층빌딩과 그 옆에 자리 잡은 대학교와 대학병원, 대형 백화점에 멀티플렉스 영화관까지 모든 것이 들어서있다. 이 사거리 근처만 조금 둘러봐도 마치 대한민국을 작게 압축시켜 놓은 듯한 모습이다. 얼핏 보면 익숙한 듯 하지만 자세히 보면 참으로 역동적이면서도 다채로운 광경이 눈앞에 펼쳐져 있다.
그리고 이곳에서 가장 큰 번화가의 맞은편 안쪽에는 ‘양꼬치 거리’라는 곳이 형성이 되어 있다. 대한민국이 ‘마라’라는 말도 안 되는 맛에 중독이 되어 대유행을 일으킨 덕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이곳도 늘 사람들로 북적거린다. 항상 짜장면에 탕수육 정도만 먹어왔던 나에게는 이곳의 음식은 낯설지만 즐거운 경험을 선사한다. 중국에 가지 않아도 중국본토의 맛을 느낄 수 있다. 음식의 종류도 어찌나 많은지 갈 때마다 새로운 음식을 시켜도 끝을 모를 정도다.
양꼬치 거리의 끝자락 맞은편으로는 최근 서울에서 시선집중을 받고 있는 지역 중 하나인 성수동이 자리하고 있다. 공장형 사무실의 브루클린 감성을 복각하려다 실패한 듯한 느낌을 주는 이곳은 지금은 실력 있는 개성파 매장들과 함께 유명 브랜드들도 공존해 있는 오묘한 감성을 느끼게 한다.
지금은 들썩거리던 초창기와는 달리 거대기업들이 자본을 들고 들이닥치기 시작했다. 예전에 볼 수 없었던 명품 브랜드나 각종 유명브랜드의 팝업스토어가 진을 치고 있다. 주말이면 전국에서 구경을 오는 사람들과 온갖 커플들이 거리와 카페를 장악하기 바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