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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Paul Jun 28. 2024

표류하는 한국 정치

당리당략

정교일치(政敎一致) 중세 서양의 신분제도는 국왕 보다 교황이 최고의 존엄이었고 유럽의 왕들은 교황의 승인이 없으면 나라의 정책을 수행하지 못했다.
심지어 왕족의 결혼까지 교황이 인정하지 않으면 불가능했다.


인도의 카스트 제도는 원래 인도에서만 존재하던 제도가 아닌 유럽과 여러 전근대 국가에서 시행하던 신분제도였다.
카스트 제도는 종교, 정치, 경제, 문화에 중점을 둔 서열이며 정권이 바뀌거나 특출한 개인적 능력이 국가로부터 인정되지 않는 한 계층 이동은 불가능한 종신제 계급이었다.
인도의 카스트 제도 최상의 계층은 사제들인  브라만이고 다음 귀족 계급인 크샤트리아는 정치, 군권을 담당했으며 그다음 바이샤는 서민 계급으로 농, 공, 상인들이며 납세의 의무가 있었다.
제일 하위는 수드라 노예 계급이며 크샤트리아의 얼굴도 쳐다보지 못하는 천한 계층이고 온갖 더러운 일을 해야 하는 최하의 부류이다. 
카스트 제도는 근대 사회로 들어서면서 유럽에서는 소수 국가만 변형된 카스트 제도와 같은 신분제가  남았으나 인도에서는 더욱 발전하였다.
인도의 카스트 제도가 계속 유지되고 발전할 수 있었던 사유는 영국이 인도를 점령하고 식민지로 통치하기가 카스트 제도가 더욱 수월했고 브라만과 크샤트리아 계급을 영국에 복속시키기 매우 적합한 신분 구조였기 때문이다.
그 밖에 힌두교를 믿는 다른 국가들은 근대화 이후로 카스트 제도를 반대하는 인구가 늘어났으며 힌두교를 믿는 신자들도 종교 역시 지배층의 도구라고 믿사람들이 증가했으나 카스트 제도는 종교가 근원이므로 여전히 존재하고 있다.  

한국은 왕이 나라를 다스리던 전제군주제였고 사대부라 일컫는 양반 계급을 중심으로 사농공상(士農工商)이 엄격하게 법으로 지켜졌던 국가이다.
근대 일제 강점기에 이르러 창씨개명으로 신분을 확인하는 작업이 진행되면서 일제가 돈을 받고 평민을 양반 계급으로 바꿔 주었고

족보를 사고팔던 사람이 많아 가짜 양반이 급증하였다.
원래 조선시대의 양반은 국민 전체의 5%가 안 되는 소수였으나 일제의 창씨개명 이후로 양반수가 엄청나게 늘어났고 성씨와 본만 알아도 양반 행세를 할 수 있었다.
그러나 진짜 양반을 구별하는 방법이 아직도 있는데 고조부나 증조부가 높은 관직에 있었다면 그 위의 족보 확인이 가능하고  관공서에 기록이 보관되어 있기 때문에 진짜 양반이라는 확인이 가능하다.
하지만 하위 관직에 근무했던 조상은 기록이 없기 때문에 확인이 불가능하다고 학계에선 말한다.
그러므로 족보가 있고 제사를 지내는 집이라 해도 확인해 보면 진짜 양반은 극소수란 얘기다.

과거 사회를 지탱했던 신분제도는 사라졌지만 시대가 변하면서 신분이라는 계급은 돈으로 서열이 구분되는 세상이 도래했다.
이것은 자본주의 시대에 세계가 공통적이며 과거에는 신분이라는 장벽이 있어 억울한 일을 당해도 법의 판결 외에는 해결책이 없었지만 법이 부당한 일을 해결해 준 적은 희박했다.

그러나 우리가 사는 이 시대에는 아직도 전관예우라는 관행이 있고 권력은 대기업의 경영에도 간섭을 할 수 있는 힘이 있으며 스스로 개척한 인생 역전이라 해도 권력을 잡으면 돈 위에 굴림하는 권력으로 상승이 가능한 세상이 아직도 존재한다.
노동계에 몸 담아 월세집에 살던 정당 당원이 윗사람 눈에 들어 공천을 받고 국회의원이 되면 강남 아파트에 사는 사례는 공무원 재산 공개 때 뉴스를 통해서 보도되는 사실이며 같은 국회의원이라 해도 무소속 의원은 국회에서 발의할 기회조차 안 준다.

21세기에는 달라졌다 해도 과거에는 돈이 많은 기업인은 누구나 정계로 진출하려는 야망이 있었고 국회의원이 되기 위해 악전고투를 불사한다.

우선은 구청장 선거에 도전하기 위해 지역 구민을 위한 봉사활동에 밤낮없이 출근 도장을 찍고 지역 사회를 위해 돈도 많이 써 대며 표 밭을 다진 후 구청장이나 시의원, 도의원을 거치면 국회의사당에 가기 위한 사투가 펼쳐진다.

온갖 로비와 청탁으로 지역구 공천을 받으면 국회의원으로 새로운 정치 인생이 시작되는데 이러한 과정이 과거 지역구 국회의원의 관문이었다.

그리고 정계에는 법조계 출신이 많은 것은 누구나 아는 사실이며 방송인 출신이 출마를 하면 공인으로 인지도 때문에 당선될 확률이 높고 초선이어도 방송인 출신 의원은 당대변인을 하는 경우가 많다.

그리고 시청률이 높은 토크쇼나 TV  교양  프로그램에서 낯 익은 얼굴이 출마를 하면 그 사람의 이미지에 따라 당선될 확률은 높다.

즉 인기에 영합한 인물은 기회가 있으면 정계로의 진출이 가능하다는 것이며 방송의 힘은 어떤 분야에서나 주목을 받을 수 있는 시대이다.

한 나라의 국회는 입법 기관이며 국가의 정책을 과반수의 의결을 통해 만드는 신성한 민주주의의 성역이다.

마땅히 정치인으로 자격이 있는 인물이 국정을 수행하고 국민을 위한 정책을 제시해야 할 의무가 있는 직책이 국회의원인데 한국 정치인들은 여야를 막론하고 인기만 있으면 요직을 맡고 중책을 수행한다.

그러나 중요한 역할이 국민들을 위한 일인지 당을 위한 일인지 종잡기 어려울 때가 많다.

뉴스를 보면 진보, 보수 모두 당리당략을 놓고 각축을 벌이는 상황을 집중 보도한다.

상임위원회, 법사위원회라는 자리에서 여야가 큰 소리만 치고 서로가  정책 현안을 토론할 시간도 없이 정회를 한다.

많은 의석수를 차지한 정당의 의원들은 마치 제 세상을 만난 것처럼 시종일관 큰 소리만 치다 퇴장하는 장면은 이미 익숙한 제스처(gesture)다.

정치는 타이밍이라는 말처럼 선거를 앞두고 예기치 못한 변수가 발생하면 선거의 결과는 뒤집히기 마련이고 국회에서 많은 의석수를 차지했다 해서 결코 정치를 잘한다는 뜻으로 받아들여서는 안 된다.

국민이 선출한 국회의원은 국민의 뜻을 대신해 국정을 운영하라고 뽑아준 직책이지 권력을 행사하며 호통만 치라고 그 자리를 만들어준 것은 아니다.

국민을 대신하는 의원이라면 여야를 떠나 지성인으로의 예의를 갖춰야 하며 특히 국회의 활동은 생중계로 보도된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

상임위원회든 법사위원회든 여야가 마주 앉아 토론을 하는 자리에서 작정하고 회의를 무산시킬 의도가 아니라면 국회의원으로서 최소한의 예의는 지켜야 한다.

시급한 정책을 논의하는 데는 여야가 따로 없는 법이고 설사 양당의 의견이 갈린다 해도 막말 발언으로 회의를 방해하는 행동은 TV로 지켜보는 국민들을 무시하는 안하무인격인 태도가 아닐 수 없다.

방송을 보면 미리다 준비하고 질문을 하는 의원들은 상대에게 답변할 틈조차 주지 않고 자기 할 말만 한 후 예, 아니오로만 하라고 호통을 치고 "네  알겠습니다."로 마무리를 한다.

이런 졸속 회의는 문제의 을 들어 볼 필요도 없이 정해진 절차만 마치려는 의도로 밖에 비치지 않는다.

그야말로 세비를 받고 직무를 수행하는 공무원의 회의라고는 그 누구도 볼 수 없는 가관이 아닐 수 없다.

이런 모습을 국민이 볼  국회의원이 직무유기를 하는 것과 다를 바 없고 정작 국민에게 시급한 정책은 상정만 된 채 표류를 하고 사공이 많으면 배가 산으로 가듯 결말 없는 논쟁은 당의 공박만 지속되다 답이 없는 상태로 연기되는 모습을 방송에서 자주 보게 된다.

대화와 타협이 없는 당쟁은 국민들 시선은 아랑곳하지 않는 태도가 아닐 수 없고 누가 보더라도 대화할 의지는 전혀 없는 위원회를 무슨 이유로 소집했는지 조차 의아할 따름이다.

민주주의는 어떤 경우라도 여야의 불협화음은 있기 마련이며 상충된 의견이 있더라도 조율을  통해 해결 방안을 모색하는 것이 국회가 할 일이다.

회의 석상에서 큰소리치고 막말 발언한다고 노이즈 마케팅처럼 존재감을 드러내는 것이라 착각하는지 몰라도 몇몇 의원들은 준비한 각본대로 행동하는 모습이 그대로 시청자에게 드러나는 의도를 보면 정말 한심할 따름이다.

오늘날 우리는 지성이 결여된 세상에 살고 있다.

역사를 통해 어느 시대라도 세계를 지탱한 힘은 지성의 힘이며 어떤 고난과 수난이 닥쳐도 긍정에 바탕을 둔 지성의 힘이 세계를 지배한다는 것을 부정할 사람은 아무도 없다.

지성이 없다면 과학도 문명도 존재할 수 없으며 정치도 마찬가지이다.

상 모든 일은 음양의 조화가 있고 순리를  역행하면 혼란이 일어날 수밖에 없으며 역사를 통해 순리를 거스른 정권은 머지않아 파국을 면하지 못하는 법이다.

조선시대 끊이지 않는 당파 싸움은 사대부의 이권 때문에 백성의 삶은 아랑곳하지 않았고 흉년이 들어 굶어 죽는 백성이 늘어가도 양반들은 호의호식하며 풍류를 즐겼다.

국력이 강하지 못해 위로는 청나라에 세금을 바치고 호시탐탐 외세의 위협과 왕이 정책을 펼치는 것도 청나라의 인가가 있어야 하는 시대였지만 넓논밭과 사병을 거느린 벼슬아치들의 횡포는 거칠 줄 몰랐던 조선이었다.

대한민국 건국 이후 한국 근대의 역사는 짧다고 하지만 위로 5,000 년의 유구한 역사를 자랑하는 국가가 한국이다.

세계에 유례가 없는 경제 성장을 달성한 코리아이고 세계 경제 서열 11위의 한국이지만 우리의 정치는 여전히 과거와 다를 바 없고 선진 정치로 가는 길은 멀기만 하다.

지난 총선 이후 거대 야당으로 부상한 진보 국회의원들의 모습을 보면 마치 나는 새도 떨어트린다는 5공 군사독재 시절의 정치인을 보는 것 같다.

글로벌 시대에 국민의 의식 수준은 이루 말할 수 없이 상승했지만 트집잡기에 혈안이 된 양당의 작태를 뉴스로 보는 국민들은 한숨이 그칠 날이 없다.

요즘 뉴스를 보면 여야의 끊이지 않는 싸움은 조선시대 벼슬아치들의 당파 싸움과 전혀 다를 바 없고 국회에서 윽박지르는 의원을 보면 "이리 오너라." 하고 호통만 처대던 사극의 벼슬아치를 보는 것 같다.

사실 한국은 진정한 보수도 진정한 진보도 없는 국정이다.

5공이 지나 문민정부가 들어서면 진보이고 그다음 정권이 바뀌면 지난 정권은 보수가 된다.

정권이 바뀔 때마다 교체되는 보수와 진보가 대한민국 정치의 현주소가 아닐까 싶다.

정치란 어느 나라에서나 인본주의에 바탕을 둔 옳고 그름의 판단이 명확해야 하고 인간의 도리를 철저하게 지켜야 한다.

아무리 막중하고 시급한 현안이 닥쳐도 상식이 없는 모호한 법안은 제정해서는 안 되며 자유민주주에 위배되는 헌법은 하루빨리 개정해야만 한다.

아무리 평등을 지향한다 해도 사회주의의 이념은 철저히 배제하고 글로벌 시대 경제 체제에 역행하는 정책은 헌법개정을 통해 과감히 철회해야 한다.

시대가 바뀌어도 정치는 질서가 있는 법이고 도리에 어긋난 행위는 국민의 지탄을 받기 마련이다.

칭기즈 칸이 세계를 정복할 때 패전한 적장이 투항을 하고 칭기즈 칸에게 무릎을 꿇어 충성을 맹세하면 "주군을 배신한 자는 살 가치가 없다."라고 말하고 칭기즈 칸은 직접 투항한 장군들의 목을 베었다.

박근혜 대통령이 국정농단 혐의로 수감될 당시 박 대통령 밑에서 국무총리를 지내고 박 대통령의 후광으로 당대표까지 역임한 위인은 언론을 통해 "사법부의 판단을 존중한다."는 발언을 했다.

어느 시대라도 기회주의자는 있기 마련이고 시대가 흐를수록 어려운 난세를 틈타 자신의 기회만 노리는 인간은 존재한다.

우리가 키우는 반려견도 절대 주인을 배신하지 않는다.

칭기즈 칸의 단처럼 주군을 배신하는 간은 살 가치가 없는 개만도 못한 놈이 아닐 수 없고 한 번 변심한 정치인은 나라도 팔아먹을 수 있는 족속이다.

지금도 '머리 검은 짐승 거두지 말라.'는 교훈을 명심해야 할 시기이다.


대한민국의 경제 순위 만큼 이제는 국민들의 지적 수준은 많이 상승했고 세계가 동일한 정보를 같은 시간에 공유하는 글로벌

시대이다.

지금 경제가 힘들어도 세계가 같은 상황이며 이럴 때일수록 한국의 정치는 더욱 선진화되어야 한다.

선진화된 정치란 서구의 정치를 답습하는 게 아니라 상식과 긍정의 정치를 말하는 것이며 대화와 타협이 없는 정치는 국민들이 외면할 수밖에 없다.


부디 높은 자리에 계신 의원님들께서는 품위있는 지식인의 면모를 갖춰주시길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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