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버 스펙 시대를 살아내는 취준생들에게
채용 면접을 진행하면서 안타까운 경우들이 종종 있는데, 면접에서 떨어지면 본인이 부족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하는 경우이다. 심지어 면접 중 취업을 준비하던 중 자존감이 많이 떨어졌는데 면접 기회를 주신 것만으로도 감사하다며 스스로 감정이 복받쳐서 눈물을 흘리는 지원자도 있었다. 나도 겪어봤지만, 면접에서 탈락하면 얼마나 힘이 빠지고 속상한지 알기 때문에 면접에 참여하는 취준생들이 이 글을 읽어줬으면 한다.
요즘 팀 내 채용 Process를 지원하면서 느낀 점이 있다. 확실히 주니어는 아니라고 느끼게 되었다. 이제 갓(?) 6년 차인 직장인으로서 같이 일할 동료를 뽑는데 의견을 더한다는 것이 부담스럽기도 하다. 특히 최근 팀 내 인턴/신입을 연달아 뽑았는데 지원서를 리뷰하고 Zoom 면접에 참여하면서 몇 백대 1의 경쟁률을 뚫는 것이 정말 어렵다는 것을 다시 한번 체감했다..
게다가 요즘은 대부분의 지원자들이 오버 스펙이다. 복수전공, 이중전공, 대외활동, 공모전 등 대학생 때도 치열하게 살아왔다는 것이 느껴진다. 인턴 경험이 3~4번 있는 사람도 있고, 심지어 이미 다른 회사를 다니고 있는 중고 신입 지원자들도 있다. 이러다 보니 사실 서류 전형을 통과하는 것만 해도 대단한 것이다. (특히 경쟁률이 더 심한 문과계열 직군은 더 그런 것 같다.)
그러나 서류를 통과하고 나면, 그때부터는 '운'이 합격을 좌우한다.
면접을 들아가는 면접자들은 이미 원하는 '이미지'가 있기 마련이다. 짧은 시간 동안 몇 마디 나눈 정보로 사람을 판단하기는 쉽지 않기 때문에, 결국 본인이 생각하기에 중요한 포인트들을 갖춘 사람에게 더 후한 점수를 주게 된다. 사실 상 서류를 통과한 사람들은 다 비슷비슷하게 훌륭하다, 그러다 보니 오늘의 면접관과 fit이 잘 맞으면 다음 전형으로 훨씬 쉽게 넘어간다. 임원 면접도 마찬가지다. 결국엔 해당 임원이 사람을 보는 취향에 따라 최종 결정이 된다.
추가로, 면접 때 가끔 화려한 옷을 입고 오는 사람들이 있다. 면접 전형이 끝난 뒤 관리자들에게 복장이 면접 결과에 영향을 미치냐고 물어보니, 재미있는 답을 들었다. 면접을 잘 본 사람은 '오우, 옷까지 센스 있게 입네'라고 생각하지만 면접이 아쉬웠던 사람은 '옷도 맘에 안 드네'라고 생각한다는 것이다. 결국 면접관들도 일 잘하는 사람을 뽑는 일에 집중하고 있기 때문에 면접 내용이 중요하지 의상은 면접에 큰 영향을 끼치지 않는 것 같다.
또, 면접을 참가하는 태도는 '나는 긍정적인 사람이다'라고 느끼도록 적극적으로 어필하는 것이 좋다. 여기서 한 가지 팁을 주자면, 면접 시 중요한 건 말을 얼마나 밝고 유창하게 하는지가 아니라, '얼마나 의사소통이 잘 되는지'이다. 면접관들이 기습적인 질문을 한다고 해도 떨지 마라. 질문의 의도를 다시 물어보거나 잠시 생각할 시간을 달라고 한 뒤, 적절한 답을 하는 것이 훨씬 중요하다. 면접도 일종의 대화이기 때문에, 적극적으로 묻고 답하는 것이 기억에 남는다.
마지막으로 계속해서 면접에 떨어진다고 우울해 있는 사람이 있다면, 그건 단지 그 회사랑 안 맞았을 뿐이지 본인의 어떤 부족함 때문이 아니다. 나도 취준생 시절에 계속되는 탈락에 불안해하고 있었는데, 먼저 취준 한 친구가 밥을 사주면서 해준 말이 큰 위로가 되었다.
좋은 사람이라면 반드시 취업이 된다. 그리고 넌 좋은 사람이다.
그러니 조급해하지 마라. 넌 반드시 취업이 될 거다.
이 글을 읽는 최근에 면접 탈락 경험이 있는 사람들에게도 이 말을 전하고 싶다.
당신은 좋은 사람이니 조급해하지 마시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