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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란란 Aug 10. 2021

6개월차 인턴이 직장인에게 묻고 싶은 것 4가지

뉴미디어 인턴의 고민을 들어주세요


뉴미디어 회사에서 일한지도 벌써 6개월에 접어들고 있습니다. 인턴 막바지를 달려가고 있는 이 시점에서, 도저히 혼자서는 모르겠는 것들이 많아 여쭤보고 싶습니다.


콘텐츠 업계 선배님.. 아니, 그냥 모든 직장인 선배님들, 알려주세요!



1. 일과 일상의 경계를 어떻게 그어야 할까요?


각종 커뮤니티와 SNS는 모조리 섭렵하고 있었던지라 아이템을 발굴하고 콘텐츠 주제를 생각해내는 것은 쉬울 줄 알았습니다. 노력없이도 쏙쏙 캐치할 수 있을 줄 알았는데요… 큰 오산이었습니다. 아이템 찾느라 매일 기사를 100페이지씩 뒤져요. 문제는 업무시간이 아닐 때도 이런다는 것입니다.


출퇴근 왕복 3시간을 꼬박 인터넷만 봅니다. 집에 와서도 몇 시간씩 핸드폰만 붙들고 있어요. 그런데도 쓸만한 걸 못찾죠.. 효율 개 망. 그냥 인터넷 하다가 ‘재밌겠다!’ 싶은 거 쏙쏙 찾아서 발제하는 정도, 딱 그 가벼운 정도만을 원하는데 그게 절대 안돼요. 가벼운 마음으로는 아이템을 못 찾고요, 제가 그런 역량이 안되고요, 그렇다고 아이템 찾는 걸 포기하고 싶지도 않고, 잘하고 싶거든요. 그래서 그런가. 제가 그렇게 좋아하던 다음카페, 트위터를 해도 전혀 행복하지 않아요. 원래는 휴식이었던 것이 이제는 자동으로 일이 되니까요…


콘텐츠도 온전히 못즐겨요. 예를 들면 이번 올림픽이요. 재미있게 보다가도 ‘이거 어느 포인트를 영상으로 만들어야 하지?’ ‘어떻게 다른 채널이랑 다르게 센스있는 야마를 찾지?’ 생각이 시도때도 없이 나서 짜증이나요. 난 경기를 즐기고 싶은데! 생각하고 싶지 않은데! 그냥 아무 생각 없이 유튜브 영상을 보고, 커뮤니티를 하고 싶은데, 그게 안된다는 거죠. 다른 채널에서 나온 재미있는 영상도 제대로 못봐요. ‘아 이거 왜 내가 먼저 발제 못했지’ 하고, ‘우리가 더 잘할 수 있었는데’ 질투가 나거든요…




2. 일을 얼만큼 좋아해도 되는 걸까


첫 번째랑 비슷한 선상의 이야기이긴 한데요. 일이 정말 재미있고 좋은 동시에 이렇게 평생 살 수는 없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최근에 올림픽 영상을 당일날 빠르게 제작해야하는 상황이 있었는데요. 엄청 정신없고 힘들었는데 그만큼 너무 재미있기도 했어요. 몸도 뇌도 힘든데, 바쁘게 착착착 해낸 과정이 넘 재미있어서 밤까지도 심장이 두근거리더라고요. 그래서 새벽3시에 잠들었어요. 바쁜게 좋아서, 재미있어서, 잠까지 설치는 게.. 이게 정상인걸까요?


또 한 번은 이런 일이 있었습니다. 구성안 쓰며 새벽 2시까지 회사에 있다가, 동기랑 ‘다음날 회사 오기 전까지 절대 구성안 보지말자!’ 약속하고 퇴근했는데요. .. 헤어지자마자 둘 다 구글 독스에 들어와있는 거 있죠. 다음 날 아침에도 당연하고요. 14시간동안이나 회사에 있었으면서 집에 가는 길, 회사 오는 길에도 보고 또 본거에요. 잘 하고 싶으니까. 이 말도 안되는 상황에서 가장 어이없었던 건 뭔지 아세요?


재밌다,는 생각을 하는 저를 발견했다는 것입니다. 그때 번뜩 위험하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지금이야 ‘6개월’ 이라는 한정된 시간이 주어진 ‘인턴’이고, 해볼 수 없던 경험을 해보고 있으니 괜찮다해도, 이걸 업으로 삼았을 때 이대로 살다가 연소되어버리지는 않을까? 하고요. 그래서 일을 적당히 좋아하는 법을 미리 알고 싶어졌어요.




3. 역량을 어떻게 쌓고 어떻게 증명해야할까


이건 정말 인턴, 취준생의 입장에서 궁금한 것인데요. 콘텐츠 업을 하고 싶은 이의 역량은 어떤 방식으로 증명될 수 있는 걸까요? 기획을 잘 하고 글을 잘 쓰기 위한 자격증, 어학점수가 존재하는 게 아니잖아요. 어떻게 내 능력을 가시적으로 보여줄 수 있을까, 그리고 좋은 기획을 하려면 구체적으로 어떻게 노력해야 할까. 콘텐츠 회사에서 일하다보면 알 수 있을 줄 알았는데 아직도 모르겠습니다. 기획력, 창의력, 세상을 넓게 보는 시각… 이런 건 다 너무 추상적인 것이잖아요. 수치로 증명할 수 없는.


피디님들은 책 영화 드라마 등등 이야기를 무조건 많이 보라고 하는데요. 무조건 많이 ‘보기만’ 해서 되는 게 아니잖아요. 본다고 해서 내가 다 흡수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흡수했다고 해도 그걸 콘텐츠 기획에 적용시키는 건 또 다른 문제니까요. 영화를 보고 어떻게 해야하는지, 필사를 해야하는지, 뭐 분석이라도 하고 독후감이라도 써야하는지. 아니면 방구석에서 보지만 말고 차라리 밖에 나가서 여러가지 경험을 해야 하는건지, 어떤 마음가짐으로 경험을 해야하는건지… 그런 메뉴얼을 누가 좀 줬으면 좋겠어요. 정말이지 하나도 확실한 건 없는 업계같아서, 늘 불안합니다. 잘하고 있는 게 맞는 걸까 하고요.




4. 난 회사가 좋았던 게 아니라


마지막은 굳이 뉴미디어, 콘텐츠, 무슨 업계… 와 상관없이 모든 직장인들에게 궁금한 점입니다. 도대체 어떻게 회사를 몇 년씩 다니시는거에요? 인턴을 처음 시작했을 때는 회사도 즐겁고 학교다니는 것보다 행복해서, 공부보단 회사가 내 체질에 잘 맞는구나 생각했어요. 근데 아니었습니다. 회사의 루틴이 좋은게 아니라 불안함이 없는 그 상태가 좋은 거였어요. 학교다닐 때는 이 공부외에 다른 것들 (대외활동, 공모전, 스펙 등) 을 꼭 하고 있어야 한다는 생각이 있어서 침대에 누워있으면, 쉬는 틈만 있으면 항상 불안했거든요.


그런데 인턴때는 ‘일하고 있으니까 괜찮아’ 라며 주말에, 휴가에 아무 죄책감 없이 푹 쉴 수 있으니까, 그 안정감이 좋았던 거에요. 문득 출근하다가 ‘ 이 짓을 평생 해야한다고?’ 생각하니까 너무나 막막했습니다. 3개월 다녔을 때 권태기가 한 번 오고, 마지막이 보이는 지금도 살짝 오고있는데요. 어떻게 몇년이나 다니시는 건가요? 혼자서 알아서 먹고 살아야 하는 날이 오면 저도 닥치고 다니게 될까요?



답변해주세요, 한국의 모든 위대한 직장인 선배님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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