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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지은 Jul 27. 2023

엄마! 나 게임 만드는 사람 되고싶어! (2)

프로그래머형

2. 프로그래머형 아이


어떤 아이들은 아주 어릴때부터 이마에 '이과' 라고 써붙인것같은 아이들이 있다. 우리 딸이 아주 어렸을 때 또래 친구와 레고 놀이를 하는것을 지켜본적이 있다. 우리 딸은 블록중에서도 사람모양 블록에 집중하고 그것들로 스토리를 만들어 역할극을 하며 노는 것을 좋아하는데 함께 놀던 다른 아이는 경첩이나 바퀴같이 움직일 수 있는 레고 조각에 집중하며 그것들을 유기적으로 연결해 구조를 만드는 것을 좋아했다. 레고를 가지고 노는데도 그렇게 성향의 차이가 드러나는 것을 보며 참 신기했다.


이런 아이들은 수학, 공학적인 면에 관심이 많다. 한글보다 숫자를 더 좋아하기도 하며 혼자서 숫자를 가지고 더하고 빼고 곱하며 놀기도 한다. 로봇, 자동차, 기차, 중장비 같은 기계들을 좋아하는 경우가 많고 특히 변신하고 합체하는 장난감을 좋아한다. 공학적인 매커니즘에 관심이 많은 이런 아이들은 게임 개발에서도 특히 프로그래밍에 관심을 가질 가능성이 있다.


프로그래머는 프로그램 언어를 사용해 원하는 결과값이 나오도록 논리와 알고리즘을 만드는 사람이다. 아무리 재미있는 기획과 멋진 케릭터가 있어도 구현되지 않으면 아무 소용이 없다. 잘 팔릴만한 자동차 기획과 멋진 디자인이 있다고 해도 진짜 차가 움직일 수 있도록 톱니바퀴와 나사들이 유기적으로 배치할 엔지니어가 있어야 차가 완성되는 것과 마찬가지다. 이렇게 소프트웨어에서 아이디어들을 구현하는 부분이 프로그래머의 일이다. 당연히 문제해결능력, 창의력이 높아야 한다.


요즘 미국은 STEM 교육 열풍이라고 한다. STEM 은 과학(si)기술(t) 공학 수학의 약자인데 이런 교육을 받은 사람은 연봉이 70% 이상 높다는 결과도 있다. 이런 이과형 아이에게는 다양한 엄마표 STEM 교육을 해보자.


아이와 함께 과학관, 박물관에 가보자. 우리 아이는 어릴때부터 과학관에 다녔다. 처음에는 과학관 내부에 별 반응이 없기에 과학관 놀이터와 잔디밭에서만 놀고오기도 했다. 그래도 괜찮다. 차츰 과학관과 친해지면 내부 시설도 둘러보게 되고 식당에서 밥도 먹고 하면서 과학에 더 깊은 관심을 가지게 된다. 엄마가 시설 하나하나마다 아이를 붙들고 너무 가르치려고 하지 말아야한다. 아이는 부담을 느끼면 도망간다. 편하게 둘러보다가 아이가 관심같은 한두개만 즐겁게 놀고와도 좋다. 과학관은 입장료도 저렴하고 넓은 부지에 다양한 시설로 잘 꾸며져 있어 아이와 함께 부담없이 가기에 좋다.


( 우리 아이는 과천과학관 잔디밭에서 가장 많이 놀았다.)


엄마와 아이가 교구를 가지고 함께 노는것도 정말 좋다. 이과형 아이들은 교구중에서도 조립하고 작동하도록 설계된 교구들을 좋아하는 경향이 있는데 그런 교구들은 가격대가 높아 엄마가 망설여질 수 있다. 하지만 중고나 대여를 적극 활용해서라도 아이의 지적 호기심을 채워주는 것을 추천한다. 혼자서도 몇시간 동안 잘 놀더라도 자주 엄마가 함께 활동하자. 아이는 엄마가 자신에게 보이는 관심을 사랑으로 느낀다.


어린 아이라도 게임 프로그래밍에 관심이 있다면 코딩을 가르쳐볼 수 있다. 코딩은 퍼즐을 푸는 것과 비슷하게 해답을 찾아나가는 과정이다. 뇌도 쓸수록 발달하니 코딩하는 동안 아이의 사고력은 폭발적으로 발달할 것이다. 나중에 꼭 프로그래머가 되지 않는다고 해도 이때 다져놓은 문제 해결력은 일생동안 아이에게 큰 자산이 된다. 엄마들이 어릴때부터 바둑이나 주산을 가르치는 이유도 다 이런데에 있다. 코딩은 수준별로 여러가지 방향이 있으니 아이의 연령대와 수준에 맞게 접근하는 것이 중요하다.


스크레치 주니어

아이가 아주 어리다면 태블릿에 '스크레치주니어' 앱을 깔고 부모와 함께 놀며 코딩의 맛을 볼수 있다. 부모가 코딩을 잘 모른다고 해도 겁먹지 말자. 스크레치 주니어는 5~7세 대상으로 만들어져 어른들도 쉽게 따라해볼 수 있다. 잘 하는 것이 중요한것이 아니라 이리 저리 조작해보고 신기해하며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게 중요하다. 그러다보면 어느새 사고력과 창의력이 발달하게 될것이다.


아이가 초등학생 정도 됐다면 어린이 코딩 사이트에 가입해 직접 게임을 만들어 볼수도 있다. 블록코딩은 실제 프로그램 언어를 사용하기 쉽게 블록형식으로 바꾼것으로 아이들이나 초심자들도 쉽게 사용할 수 있다. 그중에서도 특히 유명한 사이트 두개를 소개한다.


엔트리 

엔트리는 네이버에서 지원하는 어린이 코딩 교육 사이트다. 무료로 회원 가입을 할 수 있고 사이트 내에서 제공하는 튜토리얼을 통해 단계별로 코딩을 배울 수 있다. 특히 다른 사람이 만들어 놓은 게임을 풀레이 해볼 수 있고 어떻게 만들었는지 뜯어보고 리믹스 해볼수 있는 점이 좋다. 다른사람의 작품을 보며 어떻게 코딩했는제 배울수 있고 나도 이런 게임을 만들고 싶다는 자극을 받을수도 있다.


네이버에서 만들어서 사이트 전체가 한글화 되어있는 점이 큰 장점이다. 우리나라 교과과정에서 배우는 블록코딩은 대부분 엔트리를 이용한다고 하니 이부분도 장점이 되겠다.

https://playentry.org/


스크레치

스크래치는 미국 MIT 미디어 랩에서 어린이를 대상으로 만든 코딩 사이트로 이용자가 만든 작품을 사이트에서 공유해 누구나 플레이하고 리믹스도 할 수 있다. 엔트리의 글로벌 버젼이라고 보면 쉽다. 스크레치도 가입은 무료이며 사이트 내에 초심자를 위한 튜토리얼이 존재한다. 엔트리와 다른 점은 전 세계인들이 이용하는 사이트이기에 작품이 다양하고 퀄리티가 높다는 장점이있는 반면 언어를 한글로 설정해도 영어와 일본어 등이 꽤 많이 보인다는 점이다. 아이가 초등학교 고학년 정도 되어 엔트리에서 수준을 높여갈 때 좋을듯 하다.


https://scratch.mit.edu/


방과후 프로그램, 학원 이용하기

방과후 프로그램이나 학원을 이용하는 방법도 있다. 로봇이나 레고를 활용해서 수업하는 곳이 있다면 아이의 호기심은 더 반짝일 것이다. 학원마다 보유한 교구나 커리큘럼, 가격이 많이 차이가 나니 아이가 좋아할 만한 곳으로 찾아보는 것이 좋으며 가격이 부담된다면 방과후 프로그램부터 활용해보자. 빡세게 수업해서 실력을 올리려고 하는 곳보다는 즐겁게 수업하고 생각할 기회를 주는 곳, 선생님이 다정한 곳이 좋다. 엄한 분위기의 학원에 잘 못보냈다가 아이가 오히려 코딩은 어려운 것, 재미없는 것이라는 고정관념이 생길수도 있기 때문이다. 




예스 24와 유튜브에 '어린이 코딩', '엔트리' 또는 '스크래치'라고 검색하면 배울수 있는 책과 영상들이 넘쳐나는 것을 볼 수있다. 아이의 수준에 맞게 처음에는 그림이 많은 만화책, 이야기 위주의 책을 많이 사주자. 아이가 관심이 있는 만큼 스스로 탐구해 나갈테니 옆에서 지켜봐주면 된다. 엄마가 프로그래밍을 잘 못한다고 너무 걱정하지 말자. 오히려 좋다. 아이와 같이 공부하다가 아이가 엄마의 수준보다 앞서나갈때 아이는 희열을 느낀다. 뭐든 다 잘할것 같은 엄마가 나보다 못하는게 있네? 하는 마음이 들면 아이는 자신의 유능감을 머리가 아니라 가슴으로 느낀다. 백날 말로 "너는 대단한 아이야" 라고 반복하는것보다 훨씬 강력한 경험인 것이다. 


실력이 어느정도 늘으면 아이가 스스로 만든 게임을 엄마에게 쪼르르 달려와 자랑을 할것이다. 그때 "꺄아~" 소리를 지르며 온 마음으로 마음껏 감탄하자. 아이가 만든 게임을 부모가 함께 플레이 하며 깔깔 웃어보자. 교육은 그것만으로도 충분할때가 많다.


수학, 공학 분야에 관심이 많은 아이들은 몰입이 뛰어난 경우가 많다. 엄마가 불러도 잘 듣지 못하고 자기가 관심 있는 분야만 파고 든다. 책도 다양하게 보지 않고 자신이 관심있는 주제만 보고 또본다. 이런 아이의 집중력을 두려워 하지 말자. 부모는 집중력이 강한 아이가 자기만의 세상에 살다가 세상과 어울리지 못할까봐 걱정하곤 한다. 하지만 사회성은 부모와의 관계에서 확장돼 나가는 것을 기억하자. 부모와의 관계를 따뜻하고 탄탄하게 맺어둔 아이는 시간의 차이가 있을지 몰라도 결국 자신만의 속도와 색깔로 세상과 관계를 맺어나간다. 몰입이 깊은 아이의 특성을 따뜻하게 지켜봐주자. 필요하다면 아이만의 노트북을 사주는것도 좋다고 생각한다. 핸드폰이나 태블릭과 컴퓨터는 활용범위에서 차이가 크다. 나는 아이에게 초등학교 입학선물로 내가 쓰던 컴퓨터를 물려줬다. 내 컴퓨터를 가지는것과 공용컴퓨터를 사용하는 것은 느낌에 차이가 크다. 그리고 아이가 원하는 지적 경험을 다양하게 제공하자. 


매거진의 이전글 존중하며 엄마의 경계를 표현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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