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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말산 토끼 Apr 04. 2023

우울증 PartⅢ

Feat. 그저 지나온 길

우울증을 극복하지는 못했다. 

그저 우울증을 지나왔을 뿐. 


다리에 힘이 조금씩 붙는 만큼 

나의 우울증은 조금씩 옅어져 갔다.


나의 우울증은 원인이 확실했고,

딱 그만큼만 회복이 되어 갔다.


역사에 if는 없지만,

만일 나의 몸이 회복되지 못했다면,

나는 우울증을 지나올 수 없었을 것 같다.


그렇기에,

나의 한계를 보았기에,

장애를 계속 안고도
활기차게, 밝게, 행복하게,
마치 아무 일도 없는 것처럼 그렇게
삶을 충실하게 사시는 분들을 존경한다.


이 시절의 나를 살게 해 준 것은,

오디오 성경과 유튜브였다.


두 가지가 이질적으로 보일 수 있지만, 

공통점이 있다.


바로, 

침대에 누워서 듣거나 볼 수 있다는 것이다.

병원 침대에서 울고 있던 나를 위로해 주던 찰리 브라운


우울하기에,

의욕이 없기에,

움직이기 힘들기에,

침대에서 대부분의 시간을 보냈다.


제정신으로 견디기 어려웠던 나는,

누워서 비몽사몽간에 

성경을 들었고

또 유튜브를 보았다.


성경과 유튜브가 없었다면,

나의 우울증은 좀 더 깊어졌겠지.


이렇게,

비범하지 못한 나는

우울증을 지났다. 


부끄럽게도, 그냥 지나왔을 뿐이다.


그 시절의 나와 함께 했던 

오디오성경과 유튜버 분들께 

다시 한번 감사한 오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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