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르신 옆에 누웠다

요양원

by 서쪽하늘


옆에 좀 누벘다 가라
네?
니 몸이 우선이다 좀 누벘다가라

누우라니
바쁘다고 했다

완강하셨다
바삐 오가는 발걸음이
힘들어 보였나 보다

다른 때 같으면 그냥 넘겼을 텐데
오늘은 어르신 마음을
헤아려드리고 싶었다

엉덩이를 걸치고 몸을 기울인 후 말했다
누웠어요
아이다 그기 어디 누븐기고 제대로 누버라

어르신 옆 빈틈으로 비집고 올라가
제대로 누웠다
올라간 김에 꽉 안아드렸다

빙그레 웃으시며 말씀하셨

그래 니 몸이 먼저다
이불을 덮어주셨다
잠시 후 일어났다

더 누벘다 가라
이따 또 올게요
그래.




2023년 7월 요양원 첫 출근 날

처음으로 이름을 외운 어르신이다.

예의 바르고 배려심 넘치고

말씀을 예쁘게 하셨다.

일이 넘쳐나 지친 날에도

어르신의 한 마디면 웃었다.

2024년 어르신은 상태가 나빠지셨다.

혹시 몰라 미리 써둔 시를 아드님께 드렸다.

며칠 후 어르신은 돌아가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