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머니 당신을 사랑합니다

요양병원

by 서쪽하늘


아스라이 머무는 시선끝자락에

고향집 툇마루라도 보이나요

이제는 먼 이야기가 되어버린

그리운 엄니라도 보고 계신가요


쪼글쪼글 동그란 눈을 한 당신

해맑음이 아이에게만 있는 게 아니었네요

뒤에서 껴안는 저에게

배시시 웃어주시더니 이내 눈물 한 방울 툭


알아들을 수 없는 속삭임에

네네 대답해 드립니다

휴지통을 변기라 우기고 앉아있는 당신

창가에 있지도 않은 마늘 자루를

어루만지는 당신

느닷없이 화를 내며 발길질을 하다가도

미안하다며 내 등을 쓰다듬는 당신


때론 힘겹지만 할머니 당신을 사랑합니다.




2002년 처음 요양병원에 다니던 때.

창가에 서서 어딘가를 바라보던

할머니의 꿈꾸는 눈을 봤다.

그 눈에서 눈물 한 방울이 떨어졌다.

한참 동안 할머니 어깨를 감싸고

같은 곳을 바라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