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정뮬 Jan 31. 2022

'사랑'없이 살 수 있나요?

<자기 앞의 생>

    이 세상에 태어나 살아가는 모두에게는 단 한 번뿐인 생이 주어진다. 자기 앞에 덩그러니 놓인 생, 우리는 하루하루를 살아가고 또 살아낸다. 주인공인 모모(모하메드)라는 아이에게 주어진 생은 아이가 감당하고 살아가기에 너무나도 무거운 존재였다. 부모가 없었고, 그렇기에 모모를 어떠한 대가도 없이 사랑해 줄 사람도 없었다. 그저 영문도 모른 체 세상에 던져졌고, 슬픔과 절망에 취해 살았다. 툭하면 도둑질을 하고, 결국에는 마약까지 파는 행동에 실망하기도 했지만, 그 모든 것은 세상으로부터 소외된 생을 어떻게든 살아내 보기 위한 힘찬 발악이었음을 느꼈다. 모모는 암사자에 대한 상상을 자주 했다. 상상 속의 암사자는 모모를 웃게 하고 즐겁게 만들었다. 모모는 그저 자신을 대가 없이 사랑해주고 보살펴줄 존재가 필요했던 것이다.



    <자기 앞의 생> 속에 등장하는 모든 인물들은 모모처럼 각자의 아픔을 가지고 살아간다. 사회는 그러한 사람들을 냉대하고, 소외시킨다. 소외된 존재는 사회가 만들어낸 하나의 사각지대였다. 하지만, 그들은 어떻게든 생의 매 순간을 살아낸다. 비틀거리면서도 수차례를 이겨낸다. 그들이 매일같이 살아가는 이유는 그리 대단하고 위대한 것이 아니었다. 우리가 늘 간과하는 아주 작은 관심. 너무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가족과 친구의 사랑. 생에 대한 강한 의지는 그 아주 작은 점에서 피어 나온다. '생'이라는 단어를 가만히 바라보면 아주 단순하고 복잡하다. 때로는 태양이 가려질 정도의 밝은 빛을 내뿜다가도 심해 저 깊숙한 곳까지 숨어버리곤 한다. 누군가에게는 제대로 지탱하기도 힘든 무거운 것인데 또 다른 누군가에겐 다음이 기대되게 만드는 것이다. 생은 그 크기도 깊이도 시간도 다 다르지만 모든 생에는 '사랑'이 필연적이다.



    과연 우리 인간은 '사랑'없이 생을 살 수 있을까? 스스로가 인생을 살아가는 데에 있어서 불완전하다고 느껴지는가? 이 세상에 단 한 사람이라도 자신을 사랑해주는 사람이 있다면, 또 자신이 사랑할 사람이 있다면 계속 살아갈 수 있다는 것. 삶은 누구에게나 주어지는 것이고, 나를 주는 사람이 있는 한 그 삶은 의미가 있다는 것이다. '사랑' 이 한 단어만으로 우리의 인생은 이 세상에서 제일 완전해질 수 있다는 것.



    모모는 자신의 나이에 비해 철이 너무 많이 들어버린 훌쩍 어른이 되어버린 아이였다. '사랑'이라는 게 생에 미치는 영향이 얼마나 방대한지를 '사랑'이 불러일으키는 효과가 얼마나 큰 파장을 일으키는 지를 알고 있었다. 모모는 말한다. '행복'에 자신의 인생 대부분을 바치면서까지 목매지 않아도 된다고. 어떻게 이 세상 사람들이 모든 순간에 행복할 수 있겠는가. 그저 생긴 대로 살아야 한다는 것. 이미 시작되어버린 생은 우리가 선택한 것이 아니지만, 모든 생에는 뚜렷한 이유가 존재한다. 그게 아름답더라도, 끔찍하더라도 우리가 살아갈 생이라는 것이다. 우리는 이 세상을 살아내기 위해 태어났다. 그렇기에 온몸으로 자신이 살아온, 그리고 살아갈 생을 껴안을 줄 알아야 한다.

작가의 이전글 사랑이 끝났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