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 복무 시절 서점에 갔다가 마스다 무네아키의 지적자본론을 읽었다. 그 때 책을 읽고 정리해둔 내용은 잃어버려서 적을 수가 없지만, 브랜드 츠타야는 인상에 깊게 박혀 있어서 일본을 가게 되면 한 번 쯤은 가봐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이후 여행 중에 도쿄에 방문할 일이 있어서 츠타야을 방문해봐야겠다고 느껴서 지도에 츠타야를 쳐 보니 제법 많은 매장이 있더라. 구글 지도에 츠타야를 쳐서 제일 가까운 곳에 방문했더니 의외로 평범한 비디오 대여점이었다. 라이프 스타일을 제공한다는 느낌은 크게 받지 못해서 아쉬웠다. 그렇게 돌아다니다 귀국 전 날 긴자에서 들른 츠타야는 조금 색달랐다. 교보문고 합정점처럼 예술분야을 좀 더 다룬 느낌이 든다고 해야하나. 안에서 책 구경 재밌게 하다 온 기억이 아직 생생히 남아 있다.
돌아와서 알아보니 츠타야는 양적 팽창을 통해 성장했고, 일본 전역에 1500여 개에 달하는 체인 매점을 가지고 있다고 한다. 비디오 렌탈로 시작해서 라이프 스타일을 다루는 매장으로 넘어가는 과정에서 아직 렌탈 샵으로 남아 있는 지점들이 꽤 있다고 한다. 아마 내가 방문한 두 지점의 차이는 이런 데에서 있지 않았나 싶다. 여기서부터는 매거진 B가 츠타야를 소개한 내용을 발췌해 안내하려고 한다.
츠타야의 시작은 일본의 전례 없는 호황기와 맞물렸다. 당시 일본에는 책과 음반, 비디오를 전 부 다뤄 판매하거나 대여하는 상점은 존재하지 않아 이 분리되어 있는 장르를 한 번에 모았다. 이를 문화 컨텐츠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서적보다 음반과 비디오물의 비율이 높았음에도 서점이라는 업종명을 강조한 네이밍을 내세워 기존 비디오 대여점과 차이를 두었다. 창립자인 마스다 무네아키는 단순한 서점이나 대여점이 아닌 라이프스타일을 선택할 수 있는 장소가 필요하다고 생각했고, 책은 그 성장 동력 중 하나라고 밝힌다.
서점이라는 네이밍은 이후 얼마 가지 않아 츠타야로 통일되었지만, 다이칸야마 T-사이트 프로젝트 이후 다시 츠타야 서점이라는 본래의 이름을 활용하기 시작한다. 이는 책을 통해 브랜딩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한 것이라고 밝힌다.
렌탈샵에서 이제는 일본 대중문화의 플랫폼으로 성장한 츠타야. 다이칸야마점은 가 보지 못했지만, 책으로 시작한 브랜딩이 단순한 서점에서 끝나는 게 아니라 그 이상의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플랫폼으로 성장했다는 점이 인상깊다.
츠타야에 대해서는 정말 정보도 많고 마스다 본인의 저서도 두 권이나 있어 관심이 있다면 한 번쯤은 읽어보기를 추천한다. 나도 지적자본론을 너무 대충 읽었다는 생각이 들어 다시 한번 읽어보려고 한다.
https://magazine-b.co.kr/tsutaya/
* 참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