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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강승모 Jun 16. 2021

[브랜드 경험 06] 노브랜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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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브랜드. 브랜드가 아닌 브랜드라니 정말 아이러니하다. 브랜드의 이름값으로 제품이 비싸져 소비자들이 불편함을 겪는 상황을 줄이고자 브랜드를 없애 소비자를 생각했다고 하는 브랜드라는 이해하기 쉬우면서도 어려운 설명은 노브랜드를 머릿 속에 더 각인시킨다. 


 노브랜드는 이마트에서 파생된 특유의 옐로우톤의 컬러와 앞서 소개한 무인양품이나 이솝을 연상케 하는 단정한 타이포그래피를 활용하여 정보만을 적어 놓은 라벨이 특징이라고 알려져 있지만, 사실 2016년까지만 해도 전용서체 하나 없이 다양한 서체를 혼용해서 사용했다고 한다. 이런 혼용 사용으로 브랜드 통일성이 떨어지자 전용 서체를 연구했고 또렷하고 명료한 인상을 주기 위한 전용 고딕 서체를 개발했다. 조금 더 구체적으로 알고 싶다면 http://www.typographyseoul.com/news/detail/1292 링크를 참고하면 된다. 서체가 활용되는 다양한 범위(제품 정보 표시, 가격 정보)를 파악하여 서체를 적합하게 손 본 과정이 간략하게 소개되어 있어 재미있게 읽을 수 있다.


 다시 노브랜드 이야기로 넘어오면, 나는 이런 단정한 타이포그래피를 좋아히기 때문에 기본적으로 좋은 인식을 가지고 있었다. 그러나 노브랜드를 좋아하게 된 이유는 이러한 이유보다 자색고구마칩이 맛있어서였다는 조금 맥빠지는 이유이다. 심지어 가격도 저렴했다. 무려 980원. 지금은 아마 가격이 살짝 오른 것으로 알고 있지만, 그 때 당시(2016년) 저렴한 가격과 괜찮은 맛 때문에 일부러 이마트에 들러 자색고구마칩을 잔뜩 사오고는 했다. 그러다 점점 노브랜드에서 나오는 생활 용품(물티슈, 휴지)를 구매하기 시작하면서 브랜드의 경험이 폭넓어진 편이다. 물론 지금은 집 근처에 노브랜드 매장이나 이마트가 너무 멀기 때문에 굳이 찾는 편은 아니지만 말이다.


 

 노브랜드 매장은 주변에 없지만 노브랜드 버거가 최근에 집 근처에 입점해서 먹어 봤다. 맛은 그럭저럭 괜찮았고 놀란 점은 가격이었다. 햄버거 세트를 4천원 이하로 먹어볼 수 있다는 게 내가 아주 어렸을 때나 가능한 일이었다고 들었는데 2020년대가 된 지금 가능하다니 놀랍다. 그리고 패키지 역시 단순하지만 통일되고 컬러감 있는 패키지로 가격 낮추느라고 품질을 신경쓰지 않은 티가 나서 더 놀랐다.


 노브랜드라는 브랜드는 어느 새 특유의 고딕 폰트로 이루어진 라벨, 고유의 옐로우 컬러, 저렴하지만 나쁘지 않은 가성비라는 브랜드로 사람들에게 각인되고 있다. 브랜드를 강조하지 않는다지만, 결국은 브랜드가 강조되는 것을 노렸던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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