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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죠앤 Jan 04. 2023

새벽, 나와 함께하는 반가운 소리들

오늘도 윗집의 새벽 진동알람이 들린다


마치 천장을 간지럽히는 소리에 눈이 반짝 떠진다.

새해에도 변함없이 새벽 다섯시 반에 기상하는 윗집 새벽메이트.

덕분에 오늘도 이불을 박차고 나오게 된다.

(얼굴 한번 본적없지만, 해피뉴이어 나의 메이트님 ^^)


처음에는 천장을 타고 내려오는 진동알람이 얼마나 거슬렸는지 모른다.

제발 바닥에 핸드폰 두지 마시라고 메모라도 붙여나야하나 고민했다.

하지만 알람없이도 나의 새벽기상을 도와주는 든든한 친구가 되었다.


큰소리로 잠을 깨우는 소리가 아니라

조용히 토닥토닥해주는 진동이라서 얼마나 다행인지.

이불을 휙 젖히며 일어나라고 억지로 잠을 깨우는게 아니라

엉덩이를 가만히 토닥여주는 신호인듯해서 기분이 좋아진다.

어느덧 고양이 골골송마냥 나른한 새벽소리가 되어주었다.


기지개를 켜머 책상에 앉는다.


여지없이 창문너머로 버스소리가 들린다.

처음 이사를 와서는 '이래서 도로변과 가까우면 안돼'라며

얼마나 투덜거렸는지 모른다.

누군가에게는 한없이 고마운 새벽버스일텐데 말이다.

이제는 새벽의 나른함을 물리쳐주는 소리로 다가오고 있다.


창문을 여니 새소리도 반갑게 들린다.


가만히 눈을 감고 있노라면 명상하는 기분이 든다.

새들도 새해가 온 것을 아는 것일까. 오늘따라 우렁차네!


새벽 소리의 화룡정점은 아이의 목소리다.


새벽 루틴을 하나 둘 하고 있노라면

어느새 웅얼웅얼거리는 소리가 들려온다.


"움마아아...."


아니야 아니야

아직 일어날 시간이 아니야


더 잘거지?


제발 더 자렴.


나도 모르게 책상 앞에 바짝 엎드려 숨을 죽인다.

그 순간은 무척 간절해진다.


제발 더 자렴.


"엄마아!"


하늘이시여, 오늘 저의 새벽루틴은 여기까지인것입니까.

이제부터는 육아출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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