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10월. 이달의 정산
2023년 10월. 이달의 정산
* 이달의 영화 : [킬링디어]
한 줄 평을 하자면 낯설고 기이한 영화. 역동적인 심장소리와 함께 음악이 흘러나오는 오프닝씬부터 강렬한 인상을 준다. 카메라 구도나 음악을 활용하는 방법이 상당히 낯설고 독특하며 색다르다. 뭔가 의도를 알 수 없는 이상한 앵글감이 많은데 CCTV같은 느낌도 있고 그래서 볼수록 더 기이하게 느껴지는 듯하다. 뻔하지 않은 이런 영화를 만드는 노력에 박수를 보내지만.. 사실 스토리는 좋은지 잘 모르겠다ㅠㅠ '채울 수 없다면 모자란 만큼 다른 사람의 것을 뺏으면 된다'와 같은 이상한 정의로 이 세계의 균형 원리, 불균형의 해소를 보여주고자 하는 것 같은데 공감이 가지 않았다. Killing Deer라는 제목부터 이해가 되지 않아서 찾아보니 일명 '성스러운 사슴 죽이기'라는 이 제목은 신의 노여움을 달래기 위해 자신의 딸을 제물로 바치는 아버지의 이야기를 담은 그리스 신화 '아울리스의 이피게네이아'를 모티브로 한 것이라고 한다. 모티브를 들으니 조금 이해가 되는 것 같기도. 어쨌든 스토리보다도 음악, 카메라 구도, 배우들의 연기, 연출 면에서 추천할만하다.
* 이달의 예능 : 데블스플랜
우리 회사 이름은 '데블스캔디'인데 '데블스플랜'이라는 프로그램 타이틀을 보니 너무 반가웠다. 마치 우리 회사 이름이 대중화되고 있는 느낌이랄까?(하하) 인간의 심리를 볼 수 있는 예능. 문제적 남자에서도 느꼈지만 하석진은 참 멋지다. 하지만 프로그램을 끝까지 다 보진 않았다. 회를 거듭할수록 가치관이나 신념의 차이에서 정치적 이데올로기를 보는듯한? 느낌이 들었기 때문이다. 단 한명만이 살아남을 수 있는 서바이벌 게임에서 다같이 힘을 합치자는 의견이 좀 의아했다. 살아남기 위해, 이기기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다 해봐야하는 것 아닌가? 그래서 제목에도 '데블스'가 들어간거고. 역시 나는 욕망에 충실한, 인간의 내면이 적나라하게 드러나는 그런 프로그램이 좋다.
* 이달의 심슨 :
• 심슨 시즌27 에피소드 2화 BBQ편_(음악 요소를 재밌게 잘 씀)
• 심슨 시즌32 에피소드20화 Mother and Child Reunion편_매우 유명한 짤 "모든 직업은 별로야. 그러니까 돈을 받는거지"가 나오는 편
* 이달의 영상 : 저스트절크 바디랑 2016년 영상 [1st Place] Just Jerk | Body Rock 2016
* 이달의 인물 : 여유재순 작가님
나는 항상 말했다. 내 꿈은 '이것 저것 많이 배우고, 많는 걸 해 본 경험 많은 할머니 되기'라고. 그러던 어느날, 롱블랙에서 여유재순 할머니 작가님 인터뷰를 봤다. 여든이 넘은 나이에도 불구하고 유튜브 선생님과 구글 선생님에게 배운다는 말이 너무 멋졌다. 찐이다. 인생 그 자체로 내가 되고 싶은 '경험 많은 할머니'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었다. 그리고 또 이런 멋진 말을 하셨다.
물러서지 않을 때, 배울 수 있다. 배움의 과정엔 늘 부끄러움이 함께합니다. 여유재순 작가는 그 부끄러움을 기꺼이 견뎌내죠._롱블랙 유재순 할머니 인터뷰 중에서
(+ 여담으로, 여유재순이라는 예명은 회원가입할 때 성씨를 쓰는 부분에 성별을 쓰는건 줄 알고 남성, 여성을 뜻하는 '여'를 써넣고 이름에 '유재순'을 넣어 '여유재순'이 되었다고하는데.. 세상에, 너무 귀엽기도 하면서 우연이지만 심지어 멋진 호처럼 보여서 참 잘지은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ㅋㅋ)
* 이달의 책 :
• 무라카미 하루키[도시와 그 불확실한 벽]_소설은 언제나 첫문장이 중요하다. 이 책을 보며 사람은 누구나 두가지 인생을 살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가정) 그게 실체와 그림자이든, 아니면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생과 잠들면 나타나는 꿈이든(일기와 꿈일기)_현실의 일상과 꿈속에서 일어나는 일은 그 성분이 전혀 달라. p57 이 소설은 아마 이 모든 가정들을 의심하고 파헤쳐가는 과정에서 만들어진 걸지도 모르겠다.
• 히가시노게이고[악의]
그냥 재밌는 게 아니고 상당히 재미있는 추리 소설이다!! 역시 히가시노 게이고! 책을 빨리 못읽는 나임에도 불구하고 정말 술~술~ 읽혀서 3일만에 다 읽은 것 같다. 반전에 반전에 반전! 수많은 트릭들. 모든 것을 의심해봐야한다. 그리고 책 속에 책 이야기도 매우 크리에에티브 했다. 제목도 곱씹을수록 너무 잘 지었다. (결국, 자격지심에서 비롯된 악의랄까?)
인상깊었던 옮긴이의 말 중에서 부분 발췌(p408)
이 소설은 노노구치의 수기와 가가 형사의 기록을 번갈아 보여주는 형식으로 전개된다. 작가 히가시노 게이고는 전혀 다른 개성을 가진 두 종류의 글을 만들어낸 셈이다.
글에는 그 글을 쓴 이의 성품이 담기게 된다. 노노구치의 수기는 몹시 상세하고 치밀할 뿐만 아니라 지극히 주관적이고 어딘지 모르게 작위적인 분위기를 풍긴다. 상투적인 비유가 자주 등장하는 것도 그의 사고가 정형의 틀을 벗어나지 못했다는 것을 반증하고 있다. 그 반면, 가가 형사의 기록은 냉철하고 객관적이며 담백한 성격이 드러난다.
일부러 감추려 해도 우리가 써내는 글에 결국 드러나고 마는 인간적 품성이나 모종의 편견·•·•• 글을 쓴다는 것이 새삼 두려워지는 대목이다. 한편으로 우리가 일상적으로 접하는 수많은 글들, 그 속에 담긴 자잘한 오류나 편견이 우리의 의식에 아주 깊숙이 뿌리를 내린다는 것 또한 등이 오싹해지는 깨달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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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롭힘늬 주모자였던 학생이 했던 말이 있습니다.
“아무튼 마음에 안 든다, 아무튼 마음에 안 군다…….“
노노구치 씨, 당신의 심경도 그 학생과 별반 다르지 않을 거라고 생각 합니다. 당신의 마음속에는 당신 스스로도 이해할 수 없는 히다카 씨에 대한 깊디깊은 악의가 잠재되어 있었고, 그것이 이번 사건을 일으키게 한 동기가 아니었을까요?
그런 악의는 대체 어디에서 나온 걸까요. p395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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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을 평하는 말 중에 독특한 표현이 있다는 것을 알았어요. ‘인간을 묘사한다’라는 말입니다. 한 인물이 어떤 인간인지 마치 그림을 그리듯이 글을 써서 독자에게 전달한다는 뜻일 텐데, 그건 단순한 설명문으로는 어렵다고 하더군요. 아주 작은 몸짓이나 몇 마디 말 같은 것을 통해 독자 스스로 그 인물의 이미지를 만들어나가도록 쓰는 것이 ‘인간을 묘사한다’라는 것이라던데요?
-가가 형사의 기록 중에서 p391발췌
* 이달의 이야기 :
<트렌드 리포트 : 컬리·프레시지·GFFG, 2022 F&B를 말하다>편
브랜딩 : 먹는 브랜드에서 사랑받는 브랜드로 앞서 민초 도넛에 대해 이야기를 했는데요. 어쩌면 맛이 중요한 게 아닐 수도 있어요. 민초 도넛은 어떤 메뉴보다 많은 관심을 SNS를 통해 일으켰어요. 민초단과 반(反)민초단은 늘 서로 싸우잖아요. 우리 신제품으로 또 한번 이야기 거리가 생긴 거죠. 소비자가 이야기를 나눌만한 행동을 하는 게 외식 브랜드에는 필요한 것 같아요.
노티드가 사랑받는 이유는 이런 브랜딩의 본질을 알고있기 때문인 것 같아요. 노티드가 다양한 캐릭터를 만들고 활용하는 것도 그래서에요.
(…중략)
노티드의 장래희망은 디즈니 월드에요. 캐릭터로 세계관을 만드는 중이거든요. 이런 노력이 외식 브랜드를 얼마나 성장시킬 수 있을지는 저희도 흥미롭게 지켜보고 있습니다.
(내 생각 : 역시 무엇이든 이야기거리가 중요하다. 스토리텔링이 중요하다!!)
* 이달의 문장 : 롱블랙 하라켄야 편
• 중요한 것은 끊임없이 질문하는 것입니다. -아인슈타인
• 아이유에게 사계절을 간단하게 표현해달라고 부탁했더니
봄 한 송이, 여름 한 컵, 가을 한 장, 겨울 한 숨.
• 김영훈 대학내일 대표이사의 경영 철학은 크게 세 가지. ‘사람이 목적이고 이익은 수단이다’, ‘주인이어야 주인의식이 생긴다’, ‘동료의 땀을 탐하지 않는다’. 김 대표는 뚜렷한 철학을 세운 이유를 이렇게 설명한다. “지속 가능한 조직이 사업도 잘하기 때문입니다.”_대학내일
• 이 길 끝에는 무엇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을까?
피로 _벤포벨S 광고 카피
* 이달의 단어 :
• 기저효과 : 시점 간 지표를 비교할 때, 기준시점과 비교 시점의 상대적인 수치에 따라 지표가 실제보다 부풀려지거나 위축되는 현상.
* 이달의 음악 :
• [It's a Beautiful Day] Rob Drabkin Rob Drabkin_인스타 릴스보다가 발견한 노래. 듣다보면 참 기분이 좋아지는 곡이다.
• [내일은 해가 뜬다]장철웅_가사가 예술
내 미래를 말하지마라. 웃으면서 살거다. 언젠가는 맘먹은대로 달려갈 때가 있을거다.
* 이달의 소비 :
• 아빠 생신선물로 야마하 피아노
• 코타키나발루 여행준비
* 이달의 첫경험 :
• 느슨한 연대의 사람들(?)과 바베큐 파티. 놀러가기로 갔던 독서 모임에서 바베큐 파티에 초대 받아서 다녀왔다. 그런데 딱 한 번 보고, 한 달만에 다시 봐서 그런지 생각보다 좀 어색했다.(^^;;) 그래도 날씨 좋은 날 루프탑에서 고기도 맛있게 구워먹고, 긱블 사옥 구경도 하고, 단체 사진도 찍고.. 나름 잘 즐기다가 왔다.
• 곱창이 맛있게 느껴지는 경험
새로운 프로젝트 미팅을 하고 저녁으로 교대에 곱창을 먹으러 갔다. 원래 곱창을 별로 좋아하지 않아서 먹으러 가자고 할 때 좀 망설였으나 한 번 도전해보자는 마음으로 가봤는데 이날 태어나서 처음으로 곱창이 맛있다고 느꼈다!! 곱창을 먹을 때마다 '이건 대체 언제까지 씹고 넘겨야 하는 음식인걸까..' 생각하곤 했는데 잘 구워서 먹으니 그렇게 질기지 않고 하얀 곱도 고소하게 느껴졌다. 너무 신기하네, 오랜만에 먹어서 그런걸까? 아니면 내 입맛이 또 변한걸까? 다음에 또 먹어보면서 확인해봐야겠다.(ㅋㅋ)
* 이달의 발견 :
• Mr. beast 미스터비스트.
현재 세계 1위 유튜버. 살펴보니 경험을 콘텐츠로 파는 유투버인듯. 특히 1달러부터 25만달러까지 돈을 올려가며 직접 숙박시설을 소개하고 직접 즐기는 편을 재밌게 봤다. 또한 사업 수완이 매우 좋다고 느꼈는데 자기 콘텐츠를 그대로 가져가 번역해서 조회수를 올리는 다른 유튜버들을 보고 직접 퀄리티있는 번역본을 만들어 올리기 시작했다고 한다.(심지어 일본에서는 나루토 성우를 쓰는 등 나라별로 유명한 성우를 씀) 그리고 그 노하우를 알려주는 번역 회사를 차려서 다른 유튜버들이 전세계적으로 활동할 수 있도록 교육을 시켜주는 사업을 펼쳤다고도 한다.(다 돈이 되도록 움직이는구나..대박)
+ 롱블랙 인터뷰에서 미스터비스트 인터뷰를 봤는데 일단 시작 하라고, 영상 100개부터 올려보라고. 그 다음에 개선해 나가면 되니까. 생각만, 고민만 하지말라는 말. 그리고 자기는 1만 시간이 아니라 1만일을 투자해야한다고 생각한다, 그래야 성공한다, 그게 30년인건데 자기는 아직 15년한 거다. 라는 이야기가 참 인상적이었다. 유튜브에서 전세계 1위를 달리는 사람이 이런 말을 한다는게 너무 멋지고 대단하다고 느껴졌다.
* 이달의 반성 : 모바일 쇼핑 검색을 너무 많이함. 돈 많이 씀.
* 이달의 슬픈일 : 시간이 너무 빨리간다ㅠㅠ
* 이달의 기쁜일(좋았던일) : 긴~ 추석 연휴. 스트레스 없이 한껏 무용하게 보냈다!!
* 이달의 소소한 기쁨 :
• 사수님과의 만남들. 대화들.
• 고기 많이 먹은 달.(양꼬치, 소고기, 곱창, 스테이크 등등)
• 곱창_이제 곱창이 맛있어지기 시작했다!!
• 저스트스테이크_갑자기 그냥 평범한 어느 날, 아무 일도 없는 날에 스테이크 먹으러 갔는데 어떤 이벤트가 있어서 간 날보다 이게 더 기분이 좋았다.
* 이달의 잘한일 :
• 모임, 약속 빡세게 잡혔는데도 다 참여한 것
(루프탑파티, 긱블 바베큐파티, 나브랜드 미니 독서모임, 나브랜드 번개 술자리 모임)
* 이달의 인상적 이벤트?
• 루프탑 초대받아서 와인파티
• 긱블 바베큐 파티
• 흥청망청 데이
* 이달의 결심 : 긍정적으로 생각하기!! 성장하며 배우며 잘살기!! 오롯이 세상에 서는 연습!!
* 이달의 감동 : 발뮤다 레인지 새상품 교환!
발뮤다 레인지A/S하려고했는데 아예 새제품으로 교환해줌!! 대박
* 이달의 깨달음 :
• 어쩌다보니 이번달은 히가시노게이고, 무라카미 하루키, 미야자키 하야오 등 일본의 거장들과 함께 보냈네
• 식당 옆 테이블에서 어떤 엄마가 “야!”하고 딸을 부르는 모습을 봤는데 문득, 우리 엄마아빠는 나에게 단 한번도 '야'라고 부른 적이 없다는 사실을 깨달음. 항상 이름을 불러주셨는데 고맙다는 생각이 들었다.
• 어쩌면 고정관념이 제일 무서운 것이라는 생각, 자기 한계나 자기 생각을 자기 스스로 가두는, 묶어두는 것이니까.
• 사람은 역시 사람에게서 배울 때 가장 인상깊게 배울 수 있다.(독서모임을 하고 든 생각)
• 책은 정말 시간을 쏟아야 하는 영역인 것 같다.
• 기왕 하는 일에 있어서 잘하는 것보다 중요한 것은 '감동을 주는 것'.
* 이달의 알림 : 데블스캔디로 소속 옮김
* 요즘 빠져있는 생각?
이번 긴 추석연휴에 생각했다. 이런 추석 연휴같은 삶을 살아야겠다!!
* 10월의 키워드 : 잘살자. 잘살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