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독자가 0명이던 암흑기를 지나서
안녕하세요! 오늘은 정말 개인적인 이야기를 해보려고 해요. 저도 이런 글 한 번 써보고 싶었는데 드디어 명분이 생겼네요.
제 브런치 구독자가 100명을 돌파했어요. (와) (짝짝)
브런치엔 정말 대단하신 작가님들, 전문적인 글을 쓰시는 작가님들이 많아요. 그래서 사실 다른 분들에 비하면 몹시 소박한 수치지만, ‘청춘 : 절망 편’을 걷고 있던 올해의 저에겐 소중한 성과이기에 혼자 자축을 해보았답니다.
저는 살면서 다양한 경험을 해본 것도 아니고, 쭉 한 가지 일을 했었기 때문에 누군가에게 도움이 될 만한 정보, 노하우, 레시피 등을 공유하는 글은 쓰지 못해요. 다만 조금 예민한 감정을 다루는 일기 같은 글을 올리는데, 많은 분들이 읽어주시고 공감해주셔서 정말 감사할 따름입니다.
처음 브런치를 시작했을 땐 ‘뒤죽박죽인 머릿속을 글로 비워내자.’라는 마음이었어요. 하지만 사람의 탐욕은 끝이 없다고 점점 더 조회수에도 욕심이 나고, 구독자도 늘리고 싶더라고요.
그런데 정말 놀랍게도 7개가량의 글을 올려도 제 구독자 수는 0명이었습니다. 제 계정이 투명망토를 뒤집어쓰고 있는 건 아닌가, 하는 합리적 의심까지 들더라고요. 내 글이 너무 뻔하고 우울한가, 되돌아보기도 하고.
그러다 정말 기적 같은 일이 생겼어요. ‘명품 백 꼭 사야 하나요?’라는 글이 메인에 올라가면서 조회수가 폭발적으로 늘어난 거예요. 브런치에 대한 지식이 전혀 없던 저는 연달아 울리는 알림에 어리둥절했었죠.
조회수가 1000을 돌파했습니다!
조회수가 10000을 돌파했습니다!
찾아보니 이런 경우 대부분 어딘가에 노출이 된 것이라고 하더라고요. 그날 하루 종일 울리는 알람에 행복했고, 드디어 저에게도 소중한 구독자 분들이 생기기 시작했어요.
그 후로는 더디지만 조금씩 더 늘어났고, 현재 100명에 이르렀어요. 실은 99명부터 심장이 두근두근거렸답니다. 새로고침 무한 반복 누르고. 저만 이런 건 아닐 거예요.
올해는 진짜 되는 일이 하나도 없다. 이런 말을 버릇처럼 중얼거리던 제겐 처음으로 축하할 일이었고, 스스로를 토닥여줬어요. 잘했어. 생각보다 빨리 달성했잖아? 대단한데?
다소 가벼운 마음으로 시작한 브런치였지만 이젠 좀 더 일찍 시작할 걸 그랬다는 후회가 생겨납니다. 친구에게도 말하지 못했던 너무나 날것의 감정을 드러내기 때문에 민망하기도 하지만 막상 다 토해내고 나면 속이 시원해지거든요. 또, 공감을 눌러주시는 분들을 보며 저와 같은 사람이 많이 있구나, 새삼 느낄 수 있어서 덜 외로워요.
어둡고 재미없는 글을 읽어준 모든 독자님들 감사드립니다.
그리고 반짝반짝 빛나는 글 사이에서 제 글을 발견해주시고 메인에 자주 올려주신 브런치팀에도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앞으로도 저는 누군가에게 유익한 글을 쓰지는 못하겠지만, 위로와 공감이 듬뿍 담겨있는 글을 쓰도록 하겠습니다.
쭉, 오래오래 잘 부탁드려요. 그리고 오늘도 무탈한 하루 보내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