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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라라 Feb 10. 2021

나는 ooo을 사랑합니다

미니멀 라이프를 하면 사랑하게 되는 것

월요일 저녁이면 아이를 재우고 샤워를 하고 이불속으로 들어간다. 바로 잠들지 않고 휴대폰을 집어 든다. 바로 즐겨보는 프로그램이 있어서다.

신박한 정리

연예인의 집을 찾아가서 정리를 해주는 콘셉트의 예능이다.


집을 보면, 집에 있는 물건을 보면 그 사람이 어디에 빠져있는지 어떤 사람인지 알 수 있다. 누군가의 집에 초대된다는 건 나를 공개하고 드러내겠다. 좀 더 당신과 친밀해지겠다는 신호이기도 하다.


코로나로 인해서 오갈 데 없는 육아맘은 어느 순간 집에 누군가를 초대하고 초대받는 것이 편해졌다. 나는 평소에 누군가를 초대하지 않았다. 코로나 전이야 맛난 음식점에서 예쁜 카페에서 사람들을 만났다. 하지만 상황이 달라졌다.


집으로 누군가를 초대하고 초대받기도 하며 때아닌 집 구경을 많이 하게 되었다. 깔끔하게 정리된 집, 모던한 인테리어와 멋진 가구, 장난감이 가득한 아이방 등.



집은 집주인의 모습을 보여준다. 아니 보인다. 안 보려고 해도 그 사람의 취향과 성격이 보인다.


신박한 정리에 소개된 연예인 집을 보며 저들도 보통의 평범한 사람이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옛날의 영광, 화려했던 과거를 붙들고 사는 사람, 뜯지도 않은 옷에 정리되지 않은 옷무덤에 둘러싸여서 사는 사람, 이쁜 건 세트로 세트로 사는 사람, 신발이 너무 많아서 신발장이 여러 개인 사람 등등..


신박한 정리에 소개된 집들에 공통점은 물건으로 넘쳐나는 집이었다. 물건으로 인해서 집이 편안함과 휴식의 기능을 잃어버려서 신청하는 듯했다. 물건을 정리한다는 게 쉽지 않다. 일단 버려야 하는데 모으기만 하면 결국엔 우리는 물건에 모든 공간을 내주게 된다. 비싼 집에 우리가 편히 쉴 공간은 너무나도 적어진다.


하지만 쉽게 버리지 못한다. 지금 당장 쓰이지 않는 물건을 버리지 못하는 이유는 수만 가지다.


하지만 결국에 버려야지, 비워내야지 내가 숨 쉴 수 있다.

미니멀 라이프에 관심을 가지면



나는 빈 공간을 사랑한다.



빈 공간이 만들어내는 여유, 홀가분함이 좋다.

그래서 결정 장애자가 되었다. 예전 같으면 쉽게 물건을 들였을 텐데. 요즘은 하나를 사는데도 많은 시간이 걸린다. 그만큼 꼼꼼히 따진다. 이 물건에게 내어줄 공간에 그것이 들어올 가치가 있는지.



우리 집 사진을 찍었을 때 비어있는 공간, 어지럽게 물건들로 들어차지 않은 여백이 보이면 너무 좋다. 그 홀가분함이 주는 기분 좋은 느낌 때문에 미니멀 라이프는 오늘도 진행 중.


출처 코스모폴리탄  사사키후미오의 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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