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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는 아빠의 상담법

-  4가지 질문을 통한 상담기법

 우리는 살아가면서 알게 모르게 많은 상담과 면담을 받으며 살아가고 있다. 학창 시절 생활기록부, 대학 졸업 전 진로 면담, 군 시절 연통, 회사생활을 하면서 고과 면담 이외에도 자각하지 못했던 수많은 상담과 면담들이 있을 것이다. 그중 어떤 상담은 인생에 큰 방향을 흔들 정도의 영향력이 있었을 수도 있다. 물론 대부분은 기억에 남지 않는 지나가는 잔소리로 들렸을 가능성이 높겠지만 말이다.

 

 마찬가지로 우리 아이들도 많은 면담과 상담을 받으며 자라날 것이다. 그중 상당 부분은 우리 부모와 이루어질 것임이 틀림이 없다. 물론 부모들은 자신이 전문 상담사가 아니기에, 아이와의 대화를 꺼리고, 학교 선생님 혹은 전문 상담사라 불리는 이들에게 보내려 할 수도 있다. 그러나 나는 보통의 경우 부모님들도 충분히 훌륭한 상담을 진행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군에 입대하기 전, 장교 후보생들은 상담에 대한 교육을 받는다. 군에서 소대장에게 인력관리는 굉장히 중요한 역할이기 때문이다. 군은 우리가 흔히 듣는, 탈영, 자살, 혹은 많은 사고들을 수시 면담과 상담으로 미리 예방할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상담에 대한 교육을 시키고, 그 중요성을 전파한다.


 많은 교육 내용들이 있었겠지만, 내가 기억하는 것 중 하나는 4단계 질문을 통한 상담 기법이었다. 

 

 1. 지금 너에게 가장 힘든 일은 무엇이니?

 2. 그러면 그 일이 어떻게 되면 행복하겠니?

 3. 그런 결과를 얻기 위해서 네가 해야 할 일은 무엇일까?

 4. 그래, 그러면 되겠다. 그런데 혹시 내가 도와줄 수 있는 일이 있을까?

 

 이 상담기법의 주요 목적은 문제를 스스로 해결하게 하는 것이다. 

 

 첫 번째 질문은 어떤 문제점이 있는지 문제를 명확히 하는 것이다. 그것이 아이에게는 진로 상담일 수도, 친구와의 관계의 문제일 수도, 혹은 다른 여타 가벼운 문제일 수도 있지만, 첫 번째로 중요한 것은, 나를 지금 힘들게 하는 그 문제가 무엇인지 정의하는 것이다. 그 이야기를 들으면서 부모가 할 일은 공감하는 것이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내가 너를 이해한다는 것이 아니다. 우리는 남을 이해할 수 없다. 이해한다는 것은 자칫 거짓으로 들릴 수 있다. 그렇구나, 그런 일이 있으면 힘들었겠다, 혹은 나는 그 상황이 아니라서 잘 모르겠지만 그런 일이 일어난다면 나도 힘들었을 것 같다는 등 정말 내가 이해한 범위까지, 공감하는 범위까지 이야기해주는 것이 더 진실된다.

 

 두 번째 질문은 내담자(아이)가 어떤 결과를 원하는지 정의하는 것이다. 친구와의 화해, 대화의 시작, 혹은 꿈을 찾는 일, 하고 싶은 일은 하는 것 등 다양하게 아이가 생각하는 결과물이 있을 것이다. 물론 쉽게 결과가 나오지 않을 수도 있다. 중요한 것은 아이 스스로 어떤 결과를 원하는지 생각하고 공유하는 것이다. 부모는 어떻게 해야겠네 라는 말을 하지 말고, 들어주면서 '아 그렇게 되면 행복할 수 있겠네.' 등의 이야기로 공감해주면 된다. 


 세 번째 질문은 그러한 결과를 얻기 위해 본인이 어떤 노력을 해야 하는지 정의하는 것이다. 그냥 떼를 쓰는 것이 아닌, 어떤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나는 무엇을 해야 할지에 대한 고민을 해보는 것이다. 많은 훈련이 필요한 단계일 수 있다. 그것이 너무 이상적 계획일지라도 혹은 부모가 생각하기에 너무 하찮은 노력으로 보일지라도 아이 스스로 자신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계획을 세우는 것을 들어주면 된다. '이렇게 하면 되겠지?' 등의 의견 제시는 하지 말자. 육아의 목적은 아이가 스스로 살아갈 수 있는 능력을 키워주는 것이다. 작은 문제, 큰 문제라도 본인이 생각하기에 어떻게 하면 되겠다는 생각을 갖고 계획을 세우는 것이 중요하다. 계획을 다 들었으면 응원해주는 한마디가 필요하다. '아 정말 그렇게 하면 될 수 있겠네. 노력해보자.'


 네 번째 질문은 이제 우리가 도와주는 것을 아이가 선택하게 하는 것이다. 혹시 너의 문제를 해결하는데 내가 도울 일이 있을지 물어보는 것이다. '그럼 내가 어떤 것을 해주겠다.'라는 것이 아닌 아이가 생각했을 때, 필요한 도움을 스스로 이야기하게 하는 것이고, 그것이 지킬 수 있다면 약속을 하고 꼭 지키자. 중요한 것은 내가 지킬 수 있는 것만 약속해야 한다. 진지한 대화에서 부모는 거짓말쟁이가 되면 안 된다.


 이러한 질문을 통한 상담 중 주의해야 할 점이 있다. 그것은 극단적 결과가 나오면 안 된다는 것이다. 문제 해결 방식이 폭력적이거나, 어떤 범죄 혹은 자학적인 내용일 경우에는 중단해야 한다. 그리고 사전에 부모는 듣는 연습이 되어있어야 하고, 아이는 자신의 이야기를 말한 준비가 되어야 한다. 하루아침에 이상적인 대화 내용이 이루어질 순 없겠지만, 우리는 부모가 되어가고, 아이는 세상을 배워가는 과정 아닌가. 즐기면 된다. 그리고 항상 아이와 대화를 즐기고 시시콜콜한 대화라도 하자. 그것이 유대감을 키워주고, 언젠간 내가 가장 훌륭한 아이의 상담사가 되어있도록 도와주는 훌륭한 자양분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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