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경험한 IB 프로그램
그렇다. 우리학교는 맨날 파티의 연속이다.
학교에서 열리는 이벤트가 매달 1-2개 씩은 있다.
중학생이 되면 분기마다 소셜이 있고(학교에서 저녁먹고 10시까지 놀고먹는 Social Party) 그 파티는 12학년이 될때 까지 계속된다.
겉으로 보면 딴따라 학교다.
아이들은 신이 나지만 PA 는 죽어난다.
PA 임원이 되고 첫 임무는 거의 8년넘게 진행하지 못했던 Fun Fair 의 부활이다.
예산을 작성하고, 벤더를 부르고, 레이아웃을 짜고, 봉사자를 모집하고, 하나부터 열까지 모두 PA의 주관하에 이루어진다. 내가 일전에 얘기 하지 않았던가. 우리학교 학부형 임원은 노가다라고.
Fun Fair는 한마디로 학교 전체를 놀이동산으로 꾸미는 일이다. 점핑캐슬을 부르고 온갖 게임을 준비하고 푸드트럭과 음료수가 준비된다. 클라운을 부르고, 풍선인형을 만들고, 솜사탕과 팝콘 그리고 아이스크림, 밴드와 음악까지.
미국영화에 나오는 그런 놀이동산을 학교내에 꾸미는일이다. 만만치 않지만 능력자 엄마들이 모이니 못할것이 없었다. 지금 PA 임원진에는 술탄의 따님이신 공주님도 있고 변호사도 있고 의사도 있고 장사꾼도 있지만 이런 일에서 가장 도움이 되는건 나를 포함한 팔이꾼들이다. 변호사 엄마는 여러 규정을 만드는데 많은 도움을 줏셨다. 유난스러운 사람도 있고 조용한 사람도 있다. 제각각 다른 백그라운드를 가진 다국적 엄마들이 의견을 취합해 하나의 결과물을 만들어 내자니 그 과정이 참 재미있다.
국적에 따라 성향도 제작각, 목소리 크기도 제각각, 민감하게 반응하는 포인트도 제각각이다. 앞으로의 일년이 참 기대가 된다.
사실 펀페어는 어린 아이들, 그러니까 초등학생 위주의 이벤트이긴 하지만 중고등 학생들도 참여를 최대한 독려하기 위해 여러가지 안을 짰다. 교장선생님 물에 빠트리기, 아이들에게 악명이 높은 몇몇 선생님들 물에 빠트리기는 인기가 가장 많았던 게임 중 하나다.
그 과정이 순탄하지는 않았으나 펀페어가 성공적으로 마무리 되니 뿌듯함이 밀려왔다. 교장 선생님들과 스쿨어드민에서 감사 이메일이 날라온다. 크게 한일이 없건만 뭔가 굉장한 인사치래를 받은 느낌이다.
아이들이 다 크고나니 재미있는 일도 없고 열정을 쏟을 일이라고는 사업밖에 없던 나의 일상에 봄바람 같은 설래임이 찾아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