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 춘기
나에게는 두 개의 페르소나가 있다.
엄마로 살아가는 "학부형 몽여사"와 "장사꾼 몽여사"
한동안 "내가 경험한 IB 프로그램"이라는 부제목 하에 "학부형 몽여사"의 이야기를 풀어냈다면 오늘은 "장사꾼 몽여사" 이야기를 좀 해보려 한다.
솔직히 아직까지 "꾼"은 아니다. 그 정도 레벨에 아직 도달하지 못했다.
쭈욱 직장생활만 했던 내가 장사를 시작한 건 40을 바라보던 30대 후반 어느 시점이다.
줄곧 직장생활을 하던 내가 전업주부로 살던 5년 차쯤부터 무언가를 해야겠다는 생각이 스멀스멀 올라왔다. 제3국에서 생활 중이어서 취직은 생각하지 않았고 장사를 해야겠다는 마음을 먹었다. 꼼꼼함은 없지만 추진력은 있었던 나는 그날부터 리서치를 시작하고 장사를 시작했다.
지금 생각해 보면 사람에게는 저마다 "때"라는 것이 반드시 있다. 어떤 내 안의 욕구와 그것에 불을 붙여줄 어떤 상황, 인연이 되는 사람을 운 좋게 만나게 되는 그 어떤 여러 가지 요소가 들어맞는 때가 있는데 그때가 아마도 나에게는 그 "때"가 왔던 것 같다.
나의 일을 갖게 되면서 나는 새로운 인생을 살게 되었다. 직장 생활에서는 느끼지 못했던 성취감과 안정감이 찾아왔다. 하늘이 무너져도 살아날 힘이 생겼다. 시댁과의 갈등에서 오는 스트레스도 일을 하면서 잊어버렸고 남편과의 트러블도 더 이상 나의 일상에 큰 비율을 차지하지 못했다.
내 일상을 10으로 잡았을 때 예전에는 남편을 포함한 가정에서 일어나는 일들과 시댁 스트레스가 5 이상을 차지했다면 내가 집중할 수 있는 일이 생기고 나서는 1-2 정도밖에 차지하지 못했다. 그러니 자연스럽게 같은 강도의 스트레스도 상대적으로 별일 아닌 것처럼 느껴졌다. 거기에 신경을 쓸 겨를이 없었다. 나에게 중요하지 않은 일이 되어버렸다.
40을 바라보던 39세에 시작한 나의 장사는 소위 대박을 터트리지는 못했지만 쭈욱 6년 이상을 유지하고 있다. 그리고 계속 확장을 해 나갔다.
40대가 무언가를 시작하기에 이른 나이는 아니다. 일단 집중력과 체력이 많이 떨어지고 졸음도 많아진다. 하지만 장점도 분명히 있는데 40대가 되면 웬만한 일에는 담대해지고 경거망동하지 않으며 좀 더 차분하게 일을 해 나갈 수 있다. 아이들이 있고 목표가 분명해지기 때문에 낭비도 확실히 줄어든다. 평범을 벗어난 시댁 식구들과의 일련의 사건들은 나를 웬만한 진상 손님들에게는 웃으며 대할 수 있는 담대함을 가르쳐 주었다. 이 세상 모든 경험은 버릴 것이 없다. 그것이 좋은 경험이든 나쁜 경험이든 다 배울 점이 있고 거기서 우리는 성장한다.
그러니 20대 30대에는 최대한 많은 일을 도전하고 다양한 사람을 만나는 것이 중요하다. 나의 멘털체력을 키우는 것이 중요하다.
일이 좋은 이유는 목적과 행동을 분명히 한다면 반드시 얻는 것이 있다는 거다. 사람과의 관계에서는 내가 좋은 의도로 정성을 쏟는다고 반드시 좋은 피드백을 받지는 않는다. 반면 나의 일은 내가 쏟은 정성만 큼에 대한 보답은 반드시 돌아오기 마련이다.
그러니 작은 것이라도 시작해 보자.
시작하면 0이 될 수도 100이 될 수도 있지만 시작하지 않으면 결코 0에서 벗어나지 못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