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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몽여사 Jul 13. 2023

조기 유학을 고려한다면

가성비 유학


저는 28년 전 호주에서 유학을 했습니다.


조기유학이 아닌 대학생 신분으로 올랐던 유학길이었기 때문에 랭귀지를 배우는데도 한참이나 시간이 걸렸고 적응하는데 꽤나 어려움을 겪었었죠


호주 시드니 같은 대도시의 대학 분위기는 굉장히 멀티내셔널 합니다. 미국과 캐나다 또한 마찬가지겠죠. 유학이 하나의 국가의 사업으로 자리 잡을 만큼 유학생이 많고 또 그만큼 여러 나라에서 온 학생들로 붐빕니다. 반면 중고등 학교는 대부분 현지인 아이들이 주를 이룹니다.


제가 유학하는 동안에 가장 아쉬운 점은 아무래도 영어였어요.


랭귀지 스쿨을 다니고 수업을 듣고 외국 학생들과 어울려 다녀도 영어가 느는 속도는 매우 더뎠고 조기유학을 와서 오랜 기간 있었던 학생들이나 현지 교민들의 영어실력이 참 부러웠던 기억이 납니다. 영어가 어설프다고 인종차별도 많이 겪었고 상처도 많이 받았습니다. 지금도 물론 영어는 원어민 수준은 아니지만 할 말은 다 하고 상대방이 못 알아듣는 척한다고 해도 상처받지는 않아요. 내세울 것 없는 루저들이 하는 말이란 걸 알기 때문이죠. 호주에서도 많이 배운 지성인일수록 속으로는 모르겠지만 겉으로 인종차별을 하지는 않더라고요. 품위라는 것이 있으니까요.


여러분은 조기 유학을 마음먹었을 때 가장 중점에 두는 점이 무엇인가요?

현지 문화체험, 적응, 빠른 영어습득 등 각자 다른 목표를 두고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하지만 제가 호주에서 태어난 자녀 둘을 호주가 아닌 제3 나라인 말레이시아에서 유학시키고자 하는 데는 나름의 분명한 의미가 담겨 있습니다.

호주라는 우물 혹은 미국, 캐나다라는 우물 안 개구리로 키우기보다 좀 더 다양한 민족과 문화를 경험할 수 있는 국제적인 분위기에서 넓은 시야로 자라길 바랐습니다. 네.... 다른 이유 모두 제쳐두고 이점이 가장 큰 이유입니다.


호주에서 15년간 살면서 느낀 점은 인종차별 같은 무식한 소리를 하는 사람일수록 호주밖에 한 번도 나가보지 못한 우물 안 개구리가 많고 호주라는 나라가 세상에 전부인 시야가 좁은 사람들이 대부분이었어요. 이건 비단 호주뿐 아니라 전 세계 통용하는 팩트라고 생각합니다. 우리나라도 결코 인종차별 문제에서 자유롭지 못한 나라 중 하나입니다. 대도시가 아닌 지방으로 내려갈수록 사람들의 시선이 보수적이고 인종차별적 발언이나 행동이 잘못되었다는 걸 인지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많아요(관광지는 제외할게요)


쿠알라룸푸르 내 미국식 IB 국제학교에서 쭈욱 유학한 저희 아이 둘은 미국식 영어를 쓰는 한국인의 피를 가진 호주인입니다. 이런 아이들을 Third Cultural Kids라고 부르는데 부모의 나라를 포함한 어디에도 종속되어 있지 않은 아이들을 가르치는 명칭입니다.



 제가 생각하는 조기유학에서 얻어가야 할 점



네이티브 수준의 영어

다양한 문화 경험

다양한 인종과 나라 사람들과의 친분

향후 입시를 고려한 IB, AP, SAT, A-Level 등의 교육


한 나라에 정착해 그 나라 문화를 습득하고 취직하는 건 대학교부터 시작해도 충분합니다. 굳이 중고등 학교 때부터 대학을 목표로 한 나라에서 공부를 할 필요는 없어요.


여기 말레이시아 국제학교에서 공부하는 수많은 학생들이 미국, 영국, 캐나다, 호주, 독일, 네덜란드등 수많은 나라의 대학으로 진학하고 졸업하고 취직합니다. 영어를 이미 네이티브로 구사하기 때문에 영미권 대학으로 진학 후 적응도 빠를뿐더러 이미 다양한 나라 사람들과 함께 자라온 아이들이라 어느 나라에 가도 적응을 정말 잘해요.




지금까지는 아이들이 "적응" 하고 취직하는데 포커스를 맞추었다면 이제 부모님의 입장을 한번 볼까요?

조기유학은 시간과 비용이 많이 드는 자녀에게 줄 수 있는 가장 큰 투자 중 하나입니다.
투자는 Input 대비 Output이 좋을 때 가장 큰 성과를 냈다고 평가합니다. 상대적으로 적은 돈으로 좋은 환경과 좋은 교육을 제공할 수 있다면 가장 가성비 좋은 투자가 되겠죠. 이 가성비가 말레이시아 조기유학의 가장 큰 장점입니다.

학비는 1st tier 국제학교로 진학할 경우 어느 나라로 가든 학비는 대부분 비슷한 수준이지만 생활비와 월세, 그리고 편안한 생활을 영위할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큰 장점으로 떠오릅니다.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으로 영미권 사립학교 수준의 교육을 받고 본국으로 진학을 준비할 수 있다는 건 부모 입장에서 봤을 때 무시할 수 없는 큰 메리트입니다.


조기유학이면 무조건 영미권을 생각했던 건 구시대적 발상이라고 생각합니다.


조금만 고개를 돌려 옆을 보면 더 좋은 기회, 더 다양한 기회가 있다고 말씀드리고 싶어요.


똑똑하고 현명한 조기유학을 선택하시길 수많은 유학을 준비하는 부모님들께 조언드리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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