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이라는 들판 위에
어느 순간부터인가 내 힘으로 버티고 서서
하늘과 땅이 만나는 지점을 향해
한 발자국씩 비치적대곤 한다
호흡이란 달콤한 것이라는데
호흡의 포만감이 길었던 탓인지
코 끝은 조금 아려온다
왜인지 씁쓰레한 향
옮기는 발걸음에는
하루가 멀다하고 무게가 더해진다
어깨가 쳐져가는 것도 당연하다
문득 돌아보면 남아있는 자취는
외딴 벌판 위에 조금은 외롭게 길을 만든다
나쁘진 않다
그저 걸어가며 길을 만들고
내 힘으로 그저 버티고만 서있는 하루도
순간순간 풀꽃과 마주하고
가끔 찾아드는 산들바람에도
웃어주며 걸을 수 있는 삶이라는 무대도
나의 삶이란 그렇게
씁쓰레한 숨결 속에 녹아든 달큰한 향기
그 가운데 어디 쯤 자리잡았다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