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오늘 그것을 경험한다.
동율이가 수족구에 걸려서 등교하지 못하고 있는 이틀째.
이 아이와 집에 있으면 왠지 모르게 편안하다.
'무엇을 해야 하지?' 나는 이런 생각을 하지 않는다.
밖에는 비가 내린다.
아이가 아파서 일단 좋아하는 사탕을 하나 입에 물어주었다.
나도 내가 좋아하는 따뜻한 커피를 한잔 마신다.
우리는 소파에 앉아 각자 책을 읽는다. 이 시간과 공간이 고요하고 편안하다.
아이는 무언가를 하자고 조르지 않는다. 아이는 아침을 먹고 이케아 스탠드 박스에 그림을 그리고 색칠을 한다.
그 모습을 그대로 사진으로 남기고 지켜봐주었다.
아이와 집에 있을 때는 조바심을 내지 않아도 된다.
아이도 있지만 그 옆에 나라는 엄마도 있다. 그저 어떤 것을 하고 싶은가에 집중하면 된다.
마치 도서관인 듯 조용하다. BGM 음악과 바깥에 내리는 빗소리만 들린다.
아이와 집에서 책 읽는 모습은 상상만 해도 편안해질 것이다.
모든 아이가 조용히 책을 읽을까 라는 의문에 아이 성향에 따라 다를 수 있겠다만
나와 정서가 맞는 친구가 있듯 우리 집의 그런 아이가 있다.
나와 정서가 비슷한 아이와 무엇을 할 때 편안한 지 한번 찾아보자.
그럴 때 나 자신에 대해 조금은 알아갈 수 있는 시간이 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