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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구석 독서시간

'아이와 책' 이렇게 읽으세요.

by 오봄 작가

오랫만에 다시 꺼내본 방구석 독서시간은 오늘 일단 성공했다.

"자~ 읽고 싶은 책 하나씩 골라서 방으로 들어오세요."

큰 소리로 외치자 두 아이는 발걸음이 바빠지며 이리저리 책을 찾았다.


나도 함께 책 한권 골라 방으로 들어갔다.

일단 침대위에 오르면 폭신하고 따뜻한 이불이 있고, 베개도 있다.

그것만 있어도 책 읽기에 충분했다.

(의미찾기: 나도 그렇다. 책을 읽는데 좋아하는 커피 한잔과 예쁜 카페 분위기면

책을 읽고 싶어진다. 아이들에게도 그런 공간이 필요하다.)


아이들은 각자 고른 책을 펼치며(만화책 No~) 내가 가장 편한 모습으로

책을 읽는다. 책을 읽는데 무슨 태도가 중요하겠나? 반듯하게 의자에 앉아서 읽으라는

법은 없기 때문이지. 책을 고르고 침대맡에서 함께 모였다는 그 자체가 중요했다.


"나는 [깊은 밤 필통 안에서] 책 가져왔는데 여기에서 재미있는 거 보여줄까?"

서율이는 바쁘게 책 속에서 재미있었던 장면을 찾아 보여주며 설명해준다.




아이의 이야기를 듣고 나서 각자 책 읽는 시간을 가졌다. 고요해진다.

책은 공부하기 위해서 읽는 것이 아닌 내 인생에서 나와 평생 할 수 있는 친구같은

즐거움과 편안함이 있어야 한다. 그런 느낌이 들게 하기 위해 어느날 문득 나는

방구석 독서시간이라는 타이틀을 만들고 장소를 구안해냈다.


방구석 독서는 '숙제 해야지!, 정리해야지!" 이런 잔소리를 하지 않아도, 듣지 않아도 되는

공간이다.

왜냐하면 안방이라는 공간은 거실이나 공부방에서 분리되기 때문이다. 안방에 있는 침대위에 오르면 일단 마음이 편안해진다. 책 읽기는 그런 공간에서 시작된다.


엄마와 조금이라도 시간을 더 보낼 수 있는 공간.

책을 읽다가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공간.

내가 가장 편안한 방식으로 책 읽을 수 있는 공간.

(의미찾기: 내가 잘 할 수 있는 공간을 찾는 것도 방법이다.)


그 공간이 바로 '방구석 독서시간' 이다.



* 방구석 독서시간에 대해 궁금하신 분은 댓글을 달아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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