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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임밉나 Jul 20. 2021

90년대생도, 나 혼자 산다!

'나 혼자 산다'콘텐츠 리뷰


 한 번쯤은 읽어봐야 하는 책으로 소개됐던 ‘90년대생이 온다’. 앞으로 사회초년생이 될 이들과 함께 지내기 위해 세대를 막론하고 모두에게 필독서로 지정된 책이었다. 현재 MZ세대들은 이전 세대들과는 조금 다른 특징을 보인다. 그것은 무엇보다 ‘내’가 중요하다는 것. 이들은 다른 사람들의 눈치를 보기보다 내가 하고 싶은 것을 하고, 말하고 싶은 것을 가감 없이 말하며 당당해지고자 한다. 최근 ‘나 혼자 산다’에서는 이런 가치관을 가진 90년 대생들이 등장했다. 각 출연자 별로 어떤 특징이 있었는지 살펴보도록 하자.




소희만의 ‘슬로 라이프

소희의 영상에서 사람들이 힐링했던 포인트는 바로 소희만의 ‘슬로 라이프’였다. 일어나자마자 취미인 비즈공예를 하면서 행복하게 웃는 모습부터 10분이면 먹는 밥을 1시간 동안 느긋하게 먹는 모습까지. 어떻게 보면 별 거 없는 일상이었지만 이런 모습은 더욱 연예인을 한 ‘사람’으로 보여주기에 충분했다. 집을 보여주고 자랑을 하는 것이 아니라, 정말 일상적이면서도 자신만의 소소한 루틴을 보여주는 소희의 모습은 많은 사람들에게 작은 힐링을 선사했다.


원더걸스 막내에서 성장하는 배우로

 어린 나이에 연예인 생활을 시작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혼자 살게 된 것도 다른 또래보다 빨랐다. 이제는 가수로서의 ‘원더걸스 소희’가 아닌, 배우 ‘안소희’로 성장하고 싶다는 소희는 하루 종일 자신의 꿈을 위해 부단히 노력하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해가 떠있을 때부터 깜깜한 밤이 되어버린 시간까지 소희는 운동을 했다. 하지만 이 운동에는 자기 계발 이상의 의미가 담겨있었다. 바로 배우로 성장하고 싶은 마음이었다. 나 혼자 산다 인터뷰에서 소희는 자신에게 운동이 갖는 의미를 설명했다. 

“아무래도 일찍이 가수 생활을 해서 이 직업 말고는 경험이 부족해요. 그동안 일상적인 부분들이 부족했다 보니 연기를 하는 데 있어서 부족함을 많이 느꼈거든요. 제가 작품에서 만나는 캐릭터는 평범한 일상을 누리는 인물인데 그 경험이 많이 부족한 게 연기할 때 힘들었어요. 그래서 더 다양한 경험들을 해보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운동이란 소희에게 일상적인 경험 중 하나였고 그래서 더 의미 있었다. 소희의 ‘나 혼자 산다’는 지금의 나에서 머물지 않고 또 다른 나를 찾아 노력하는 삶이 얼마나 멋있는지를 보여줄 수 있었다.





남윤수의 현실 자취생 라이프

 초창기 나 혼자 산다에 나왔지만 최근 들어 더 큰 화제를 불러일으키는 인물이 있다. 바로 배우 곽동연이다. 반지하에 살면서 바퀴벌레가 나와도, 창문 옆 벽에 누군가 토를 해도 꿋꿋하고 씩씩하게 하루를 보냈던 곽동연의 모습은 현재 많은 드라마로 인기를 얻게 되자 ‘이렇게 살았었어?’하는 마음으로 그의 과거를 되돌아보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이번에 소개할 90년대생은 바로 배우 ‘남윤수’다. 남윤수를 소개하기에 앞서 배우 곽동연의 얘기를 먼저 꺼낸 이유는 남윤수의 영상을 본 사람들이 초창기 나 혼자 산다 때 나왔던 곽동연의 라이프와 많이 닮아있어 반가웠다는 반응을 보였기 때문이다. 

 남윤수의 영상을 본 사람들은 ‘현실 자취생’이라며 여러 가지 모습에 공감하는 댓글을 남겼다. 일어나자마자 씻지도 않고 대충 옷을 걸쳐 입은 채 밖으로 나가는 모습, 카페에서 공부하다가도 금세 핸드폰을 만지며 딴짓을 하는 모습, 장을 볼 땐 항상 싼 거 위주로 사고 집에서 밥을 먹다가 혼술을 하는 모습 등 서툴지만 현실적인 남윤수의 모습에 특히 지금 자취를 하고 있는 사람들은 크게 공감하면서 친근함을 느낄 수 있었다. 


소소한 행복확실한 꿈

 너무 친근하고, 익숙해서 공감하는 일상 포인트가 많았지만 그중에서도 눈에 띄는 부분은 그만의 ‘소확행’이었다. 남윤수는 카페에서 공부를 하다 말고 오늘 재물운이 있다는 글에 급하게 복권을 사러 달려간다. 당연히(?) 당첨은 되지 않았지만 산 복권을 신축 아파트가 보이는 창문에 붙여놓는 그의 모습은 재밌기도 하면서 짠하기도 했다. 그러나 남윤수는 이어 인터뷰에서 이런 말을 했다. 

“주식이나 코인 같은 건 절대 도전할 생각이 없습니다. 저는 소소하게 5천 원 복권하면서 행복을 지킬래요. 저 5천 원으로 10억을 꿈꿀 수 있는 게 얼마나 행복해요. 5천 원의 행복, 너무 좋습니다.”

10억짜리 복권에 당첨되는 것도 좋지만 사실은 그 복권을 사면서 행운을 기다리는 순간이 행복하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소소한 행복과는 다르게 꿈은 소소하지 않았다. 디카프리오가 다양한 배역을 연기했던 것처럼 자신도 다양한 배역을 할 수 있는 다채로운 배우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꿈만큼은 소박하지 않았던 남윤수의 ‘나 혼자 산다’란 현재 90년대생의 모습뿐만 아니라, 가치관과 꿈마저도 대신 보여줄 수 있었던 거울이었다.  

    




허훈의 자존감 라이프

 허훈의 팬들은 평소 허훈을 ‘행복한 쿼카’라고 불렀다. 쿼카를 닮았기도 했지만, 허훈의 모습이 보는 사람도 기분이 좋아질 만큼 행복해 보였기 때문이다. ‘나 혼자 산다’에 나온 허훈은 어떻게 이렇게 행복한 하루를 보낼 수 있는지 그 이유를 보여주었다. 바로 ‘자존감’이었다. 패션도, 추구하는 스타일도, 노래실력마저도 모두가 놀리며 웃었지만 허훈은 그런 것에 주눅 들지 않았다. 노래를 못 불러도 그냥 자신이 즐겁다는 것에 만족했고, 옷을 못 입는다는 소리를 들어도 자신이 좋아하는 취향이 들어간 옷을 입는다는 것에 즐거워했다. 남들의 말보다 내가 좋아하는 것을 더 신경 쓰는 허훈의 모습은 그 자체로 높은 자존감을 보여주기에 충분했다. 이 뿐만이 아니었다. 운동을 하러 간 허훈은 힘든 운동을 마칠 때마다 자기 자신에게 아낌없이 칭찬을 했고, 밤늦게 야식을 먹으면서 스스로와의 약속을 못 지킨 자신의 모습을 있는 그대로 인정했다. 


제2의 누구가 아닌 제1의 허훈

허훈은 오전 운동 후에 밥을 먹었고, 다시 운동을 하러 갔다. 힘들지 않냐는 피디의 질문에 남들이 공부하고 밥을 먹고 다시 공부하는 것처럼 운동선수로서 할 일을 해야 하는 것뿐이라고 말했다. 모든 하루 일정이 끝나고 집에서 아빠 허재의 농구선수 시절을 보며 허훈은 아빠를 멋있는 사람이고, 그 누구도 비교할 수 없는 대단한 존재라고 말한다. 하지만 그렇게 말을 하면서도 아빠가 롤모델이냐는 질문에 이렇게 답을 했다.

“그렇다고 딱히 롤모델은 아니에요. 저만의 농구 인생을 찾는 거죠. 제 길은 제가 가는 거잖아요. 이 시대에 맞게끔.” 

허훈은 아직 완벽하지 않을지라도 최선을 다해 살고 있었다. 끊임없는 자신을 위한 노력이 농구 인생에서 제1의 허훈을 꿈꾸게 했다. 허훈은 스스로를 사랑해야만 해서 사랑하는 것이 아니라, 진심으로 사랑하고 있었다. 허훈의 ‘나 혼자 산다’는 나를 사랑하는 것만큼 중요한 것은 없다는 것을 보여줄 수 있었다.   

  


‘나 혼자 산다’에 나온 90년 대생들은 공통적인 특징이 있었다. 확실한 자신만의 루틴이 있었고, ‘나’를 위한 자기 계발을 중요하게 생각했으며, 더 성장하는 사람이 되고 싶다는 꿈을 꾸고 있었다. 이들의 영상은 ‘나 혼자 산다’의 의미를 더욱 긍정적으로 바꿔놓기도 했다. 혼자라 적적하고 쓸쓸한 것이 아니라 나를 위한 시간을 갖는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도 있었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최근 ‘나 혼자 산다’는 ‘나 혼자 잘 산다’라는 자랑의 상징이 되었다며, 프로그램의 초창기 모습이 그립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이런 맥락에서 이들의 영상은 의미가 있다. 돈이 많고 넓은 집을 갖고 있지 않더라도 소소하지만 확실한 삶을 즐기는 90년 대생들의 혼자 사는 모습은 사람들이 영상을 보며 공감하고 위로받을 수 있는 소통의 역할을 하고 있기에 큰 관심을 받았던 것은 아닐까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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