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도키코치 Nov 10. 2021

지금은 육아가 스펙이 되는 세상

육아가 스펙?

     

코로나 이후 온라인 세상이 활짝 열렸다. 온라인으로 무엇을 배우고, 소통하는 문화가 익숙해졌고, 프로가 아마추어를 가르치던 강의 시장이 아마추어가 왕초보를 가르치는 시장으로 바뀌었다. 온라인 강의 플랫폼에서 내 강의를 판매할 수도 있고, 소규모로 프로젝트를 진행할 수도 있다.     


만남에 목말라 있던 사람들은 온라인에서 적극적으로 소통하며 갈증을 해소하고 있다. 나도 온라인에 접속하지 않았더라면 글 쓰는 삶을 시작할 수 없었을 것이다. 부산은 제2의 도시이긴 하지만 서울과 거리가 멀어서 새로운 문화가 늦게 들어오는 편이다. 주변에 글 쓰는 사람이 없기도 하고,  모임도 드물어서 글 쓰는 삶은 아주 특별한 사람들의 것이라고 생각했다.     


글을 쓰고, 온라인 강의를 듣고, 프로젝트에 참여하면서 느낀 건 ‘이런 것도 세일즈가 가능한 것이었구나’였다. 스펙이 없어도 수익화할 수 있는 것들이 너무 많았다. 인스타 강의, 블로그 강의, 소소하게 할 수 있는 가벼운 운동, 뜨개질, 예쁜 글씨 쓰기, 요리, 독서, 정리 정돈, 미니멀 라이프, 재테크, 시간 관리 등등 일일이 나열할 수도 없을 만큼 많았다.     


이 중 육아를 통해 개발된 능력들이 나에게도 있었다. 요리, 독서, 정리정돈, 시간 관리. 


아이들에게 건강한 음식을 먹이기 위해 요리를 매일 하고 있고, 현재 진행형인 16년 책 육아 덕분에 독서는 호흡과도 같은 일상이다. 정리 정돈을 아주 잘하지는 못하지만 그래도 주부 경력 17년인데 기본은 한다. 시간 관리는 워킹맘 생활을 하면서 저절로 습득되었다.  


육아를 하면서 갈고닦은 많은 일들이 나에게 스펙이 된 것이다. 책 육아만 해도 16년 책 육아라고 하면 엄청 전문가처럼 보이지 않는가? 게다가 태교부터 지금까지 꾸준히 책 육아를 해오고 있으니 남들과의 차별성도 가지게 되었다. 중 3 딸과 책 육아를 하는 엄마는 거의 없을 테니.     


온라인에서 활동하시는 강사님이나 리더님들을 보면 본인들이 잘하고 좋아하던 일을 프로젝트화 해서 수익을 창출하시는 분들이 많다. 집밥, 생활비 아끼는 법, 독서 모임, 경제공부, 운동 모임 등 잘하는 것 한 가지에서 출발해서 다양하게 가지치기를 하고 있다.     


육아를 하다 보면 엄마들의 마음을 너무나도 잘 이해할 수 있게 된다. 미리 경험해본 선배맘들의 이야기는 전문가가 하는 말 보다 더 신뢰가 간다. 특히 요즘 세대는 전문가보다 인플루언서의 말을 더 신뢰하고 따르고 있지 않는가.      


그리고 육아를 하다 보면 내 안에 없던 능력들이 개발되기도 한다. 내가 개발한 능력들은 참을성, 부지런함, 동화구연, 학습 코칭, 실행력, 친화력, 그리고 뻔뻔함이다.

      

육아만큼 나의 한계를 경험하고 극복하기 좋은 일은 없는 것 같다. 이렇게 훈련된 나는 세상에 나가 어떤 일도 할 수 있는 배짱이 생겼고, 일단 비집고 들어가는 뻔뻔함도 생겼다. 작가가 되어야겠다고 생각하고 컴퓨터 앞에 앉은 것도 뻔뻔함이 가장 큰 몫을 차지했다.      


육아가 스펙이 될 수 있는 세상. 코로나가 안겨준 유일한 선물같다.


         

매거진의 이전글 애착 이불과 같은 책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