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대를 반영하는 이케아의 광고들
파자마를 입고 이케아에 간다고?
지난 주말에 이케아에는 파자마를 입은 사람들이 줄을 섰어요. 이케아에서 진행하는 파자마 파티와 무료 아침식사 이벤트에 참여하는 것인데요. 행사가 진행되기 전부터 SNS에서 핫한 반응이 있었고, 역시나 현장에서도 선착순으로 마감할 만큼 많은 사람이 참여했다고 해요.
그런데 뜬금없이 이케아에서 왠 파자마 파티냐고요?
이것이 이케아가 지향하는 궁극적인 방향이기 때문입니다. 이케아는 직접 조립형 가구를 합리적인 가격에 제공하는 가구 브랜드에요. 지금은 54개국에서 370개 이상의 매장을 운영하는 글로벌 브랜드로 성장했어요. 이케아가 오랫동안 사랑받는 브랜드가 될 수 있었던 건 변화하는 시대와 문화적 흐름에 잘 적응했기 때문이에요.
이제는 단순히 홈퍼니싱 제품만 판매하는 것이 아닌 사람들에게 '더 나은 삶의 가치'를 제공하는 비전을 가지고 있어요. 파자마 파티 캠페인도 이와 연결되는 활동이에요. 침대를 합리적인 가격에 판매하는 걸 넘어서, 사람들의 편안한 숙면을 위한 활동을 지원하고 이로 인해 더 나은 삶의 가치를 부여하는 거예요.
이번엔 이케아가 어떻게 시대와 문화적 흐름에 따라서 적응해왔는지 지난 광고를 통해 정리했어요!
https://www.youtube.com/watch?v=y43voHhUzT0&t=10s
80년대의 광고에는 서양권 문화에서 보여줄 수 있는 ‘전형적인 행복한 가정’의 모습을 보여줍니다. 부부와 아이들이 함께 이케아로 가구를 사러 나옵니다. 사람들은 꼼꼼하게 사용 설명서와 가구를 확인하며 살펴보고 있고, 즐거워하는 아이의 모습이 클로징 됩니다. 마지막에는 이케아 매장의 주소가 크게 떠오르면서 오프라인으로 장볼 수 있는 정보를 강조합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9O5IeLQgRoE&t=3s
이케아를 상징하는 듯한 트럭이 등장하자 모든 여성들이 집에 있는 낡은 가구를 버립니다. 모두 화려한 꽃무늬 패턴을 가지고 있는 물건들인데요. ‘친츠’라고 불리는 이 디자인은 화려한 꽃무늬 패턴으로 80년대에 크게 유행했던 디자인이라고 합니다. 하지만 90년대에는 이에 대한 반발이 커지면서 친츠라는 단어가 ‘사치, 밝거나 화려한 것, 값싸지거나 미적 감각이 없는 것’을 의미하게 되었다고 해요. 이런 점을 파악해 1996년에 이케아에서는 “유행 지나간 친츠 무늬의 가구와 생활용품은 버리고 깔끔한 디자인의 이케아 제품을 구매하세요.” 라는 내용을 광고에 담고 있습니다. 친츠 패브릭, 유행에 뒤쳐지면 버리라는 내용, 등장인물이 모두 여성인 점 들이 90년대의 시대상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케아에서 제품을 구매하고 영수증을 들여다보는 여성은 만족한 듯한 미소로 나옵니다. 저렴한 가격에 제품을 구매했다는 점을 보여주는 것 같은데요. 갑작스레 주변을 두리번 거리더니 주차해 있던 남편에게 다급하게 외칩니다. “START THE CAR!!!” 계산대 직원이 잘못 계산했다고 착각할 만큼 가격이 저렴하다는 걸 강조한 거예요.
이 광고는 얼마 전에도 리메이크되어 여전히 저렴하다는 걸 다시 강조하고 있어요.
https://www.youtube.com/watch?v=dBqhIVyfsRg
이번에는 같은 제품군인 램프를 소재로 2000년대 초반의 광고와 2018년도 광고를 제작했습니다. 같은 소재로도 시대상과 사람들의 가치방식 흐름에 따라 어떤 점을 강조하는지 비교해볼 수 있었습니다.
두 광고 모두 이야기의 흐름은 비슷합니다. 어두운 밤 집 앞에 버려진 램프. 마치 램프에게 감정이 있는 듯이 카메라가 비추며 주인에게 버림받은 모습으로 주인을 처량하게 올려다보는데요. 이런 램프에게 안타까운 마음이 드는 순간, 한 남자가 등장해 말합니다. 2002년과 2018년도에 각각 다른 버전으로요.
2002 “많은 사람들이 이 램프에 안타까운 마음을 가질 거예요. 그건 미친 겁니다. 이 램프는 감정이 없어요. 새 것이 훨씬 더 좋아요.”
2018 “많은 사람들이 이 램프를 보고 행복감을 느낄 거예요. 그건 결코 미친 것이 아니에요. 물건을 재활용하는 건 정말 좋은 일이죠.”
저렴한 가격을 강조해서 마케팅 활동을 펼친 이케아는 적당한 품질의 가구를 저렴하게 제공한다는 인식으로 변질되는 문제를 겪었어요. 이를 바꾸기 위해 '가구는 원할 때 자주 바꿔 쓰는 게 좋다'라는 광고를 보였어요. (2002)
하지만 시대의 흐름에 따라 가치관이 바뀌면서 가벼운 소비 보다는 '지속 가능성'이 큰 키워드로 떠오릅니다. 이에 맞춰 지속가능성을 비즈니스 철학으로 내세워 만든 것이 2018년도 광고의 차이점이에요. 사람들이 제품을 오래 사용하는 것이 세상을 아름답게 만드는 일에 큰 영향을 준다는 점을 지속해서 이야기 합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IHCD5dz2l8s
2020년도 유행하기 시작한 코로나는 급속도로 번지며 전세계를 마비시켰습니다. 이 시기에 모든 사람들이 편하게 외출하지 못하고, 많은 가게와 학교가 문을 닫고, 비극적인 인명 피해가 이어졌습니다. 더이상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많은 나라에서 집에 머무르기를 권고하는 “STAY HOME” 캠페인이 시행되었어요. 이런 흐름에 맞추어 이케아에서도 광고에 담아내는데요.
광고에서는 집이 말하듯 이야기를 합니다. 여러 형태의, 각각의 시간대의 흐름에 따라 집에서 행복하고 즐거웠던 모습을 보여줍니다. 짧은 분량이지만 금방 감정이입이 될 만큼 이야기를 감동적으로 풀어나가요. 코로나로 답답할 만한 사람들의 마음을 부드럽게 풀어주는 광고였습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429sSl8RN7c
이케아는 제품 뿐만 아니라 모든 브랜드 전략에서 지구에 의미있는 가치를 창출하는 것에 집중합니다. 사람과 지구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며 아름다운 사회를 만들어가는 이케아의 ‘지속 가능한 생활’을 보여주는 광고 카메팅을 제작합니다.
완전히 조립된 이케아 중고 가구를 매장에 가져오면 제품의 상태에 따라 매입 가격을 정하고, 매장에서 바로 활용할 수 있는 환불카드로 지급하는 정책이었는데요. 특히 블랙 프라이데이 기간에 맞추어 ‘바이백 캠페인’이 진행되면서 이케아의 새로운 브랜드 철학을 많은 사람들에게 설득력 있게 어필했습니다. 동시에 이케아의 제품은 오래 사용할 만큼 튼튼하다는 점도 효과적으로 전달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