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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알보우 Aug 05. 2021

[RboW Artist.]셀프 포트레이트&신디 셔먼

RboW Culture : 신디 셔먼 Cindy Sherman




신디 셔먼은 현대사진을 대표하는 아티스트입니다. 

대중 매체 속 여성의 이미지를 해석한 작품에서부터 동화나 명화를 소재로 한 시리즈, 마네킹을 이용한 작품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논쟁 속의 화두로 거론되며,대중적 명성과 예술적 업적을 모두 이룬 대표적인 작가이죠.


Untitled (1976)



셔먼은 대학교 재학 시절 스스로 다양한 페르소나를 설정한 뒤,그에 맞는 옷을 입은 채로 학교에 가거나 파티에 가는 것을 즐겼고분장한 자기 자신을 모델로 삼아 사진 작업을 시작했다고 합니다.

그녀가 세계적으로 알려지기 시작한 작품은 대중 매체 속 여성의 모습을 획일화된 이미지로 재현한<Untitled film still series>(1977-1980)입니다.셔먼은 이 시리즈를 통해 매스 미디어가 남성 위주의 시점에서 그려지고 있고 이는 여성에게 강요되는 사회적 규범이 문화 전반에 걸쳐 민감한 문제임을 짚으며 작품을 페미니즘 맥락 속에 끌어들였습니다.




(좌)Untitled film still series #34 (1979) (우)Untitled film still series #16 (1978)



하지만 이 시리즈의 이름처럼 각 사진들이 특정 영화의 장면들을 옮겨온 것은 아닙니다.

신디 셔먼은 이와 관련한 입장을 <American Photographer, 1983, 9월호>를 통해 밝혔는데,

<Untitled film still series>는 실제 영화나 포스터에서 그 이미지들을 차용한 것이 아니고 순수하게 자신의 아이디어에서 비롯된 것이었다고 합니다. 매스 미디어가 창조해낸 동일한 이미지에 지속적으로 훈련되어 왔기에 그녀가 연출한 이미지를 낯설게 받아들이지 않고, 제목 또한 <무제 영화 스틸>이기에 대중들은 그들이 예전에 보았던 어떤 공통의 이미지를 떠올리며 선입견에 기반한 일종의 착시 현상을 빚어낸 결과로 볼 수 있습니다.


Untitled film still series #59 / #58 / #53 (1980)


시리즈 내에서는 영화 배우, 핀업 배우들의 이미지 뿐만 아닌 주부,여고생,오피스 걸 등 미국 여성들의 스테레오 타입 이미지를 포함하고 있습니다.이 시리즈가 화단의 호응을 받은 것은 이러한 문제 상황을 짚어낸 점 뿐만이 아닌,그녀가 자신을 다른 이로 변화시키는 연출력, 연기력 ,사진의 전반적인 아름다움이 모두 '영화'적 맥락에서 설득력 있게 총체화 되었기 때문입니다.즉 여성을 관음적인 시선에 노출된 대상에서 탈피시키는 것을 넘어 현대미술에서 사진과 여성작가가 부수적이고 2차적인 영역이 아닌 카메라 렌즈 뒤에서 남성 또는 회화 같은 전통적인 매체와의 서열 속에서 열등한 존재가 아님을 실현시킨 점은 그녀가 이 시리즈를 통해 이룬 놀라운 업적이라 볼 수 있습니다.



후기로 갈 수록 그녀의 작품 속에는 1950년 구시대의 여성이 치뤄야 했던 사회적 역할에서 비롯된 이미지가 사라지고 대신, 좀 더 거칠게 표현되는 여성과 더 나아가 그로테스크해보이기까지 하는 존재가 있습니다.


Untitled #96 (1981) / Untitled #153 (1985)


청결성을 벗어나고 주로 신체와 관계된 액체 분비물, 토사물 등의 불쾌할 법한 것들을 탐구하여 작업하는 'Abject Art' 를 전개하였고 1992년 작업한 <Sex Pictures> 는 인조 마네킹을 통해 연출하여 파격적인 이미지로 큰 논란을 일으켰습니다. 혹자는 셔먼이 이혼 후 작업한 이 시리즈를 통해 마네킹에 그녀의 감정이 투영되었다고 보기도 합니다. 마네킹을 사용했지만 충격적이고 적나라한 이미지에 많은 파문이 일었지만, 이 작업 직후 셔먼은 천재들의 상이라고 불리며 최고 권위자들로 구성된 비밀 위원회에서 후보자를 판단 및 결정하는 '맥아더상 Mac Arthur Fellowship'을 수상했습니다.



Untitled #92 (1989)
Untitled #228 / #216 (1989)  *역사인물화 시리즈




셔먼은 작품 활동을 통해 미국 사회에서 여성 역할의 변천사를 기록하는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며 페미니즘적 비평가들에게 큰 호응을 얻었지만, 정작 신디 셔먼 자신은 그리 달가워 하지 않았다고 합니다. 그녀는 어떤 주의나 주장에 입각해 작품을 만들지 않는다는 것을 분명히 하고자 했고 <역사인물화>시리즈를 통해 드러내듯 그녀의 가장 주된 관심은 바로 '셀프 포트레이트' 자기 자신입니다.




Untitled #418(2004) / #354(2000)



Untitled #466 / #474 (2008) *<Society Portraits>



셔먼은 2008년에 이르기까지 <Society Portraits> 작업을 통해 계속해서 아름다움에 대한 왜곡된 이상향에 대해 질문하고 탐구하였습니다. 미국에서 부와 권위를 가진 여성의 모습을 보여주며 이들 또한 아름다움의 규범과 젊음에 집착하는 사회로부터 자유롭지 못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다른 인간인 척하는 것이 싫증이 났어요. 괴물인 척하는 편이 지금은 훨씬 재미있구요. 육체적으로 완전히 변신해 버리는 것은 왠지 정말로 가슴 두근거려요. 동화 속에서 폭력을 추방하고자 성인들이 몇 번이고 시도해도 결국 아이들이 제일 좋아하는 것은 역시 폭력이랍니다. 왜냐하면, 그런 것이 역설적으로 자기 자신이 안전함을 확인한다고 하는 욕망을 충족시켜주니까요. 이야기 속의 사람이 불행하면 할수록 아이들은 즐거운 거라구요.'



언론에 노출되는 것을 꺼리던 그녀지만, 과하게 보정된 셀피 사진을 인스타그램에 올리며 시대의 변모에 발맞춰 그녀만이 할 수 있는 '셀프 포트레이트' 작업을 계속해오고 있습니다.



all photos ⓒCindy Sherm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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