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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알보우 Dec 22. 2023

[RboWXX Artist.] 공예가 아미라

RboWXX : 아미라 Amira



RboWXX는 다양한 분야의 아티스트들과 만들어나가는 알보우의 작가 콜라보레이션 라인입니다.

알보우가 2023년에 함께 한 마지막 작가, 공예가 아미라를 그녀의 집에서 만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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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개 부탁드립니다.

금속 공예를 하고 있는 아미라입니다.



여러 아이데이션 끝에 저희가 미호미두 시그니처 아이템인 쿠션 거울의 모양으로 가방을 만들게 되었는데, 쿠션 거울은 어떻게 만들게 되셨을까요?


제가 예전부터 거울에 관심이 많았어요. 사람들은 평소에 거울을 위험하고 주의를 더해야 되면서도 일상 속에 꼭 필요로 하는 사물이라고 생각해요. 그 이미지를 어떻게 안전하고 부드럽게 풀어낼 수 있을까 고민하다가 나온 디자인입니다. 

저는 금속 공예를 하지만 금속과는 아예 다른 소재를 선택해서 작업하는 게 재밌어요. 


쿠션 거울 시리즈 ⓒMihomidu





알보우와 미호미두 콜라보레이션 가방을 제작하는 그 과정에서의 이야기를 작가님의 시선에서 들어보고 싶어요.

 

 처음에는 1차원적으로 생각해서, 뭔가 새로운 걸 만들기보다 향 브랜드가 필요로 하는 패키지 디자인의 방식으로 접근해야 되나 했어요. 향수를 담을 수 있는 용기나 뚜껑 등 오히려 좁게 생각을 했던 거죠. 그런데 미호미두의 아이덴티티를 잘 보여줄 수 있는 쿠션을 살려보자고 했을 때 아예 새로운 카테고리를 도전적으로 만들고 싶어 하는 걸 보고 조금 놀라기도 했어요. 알보우가 주로 다루던 아이템이 아니었으니까 판매나 여러 방면에서 어려움이 있을 수도 있다고 생각해서 제가 오히려 조심스러웠거든요. 


 쿠션은 제가 항상 해왔던 거니까 이번에는 새로운 이미지를 보여주고도 싶었고, 한편으로는 쿠션을 이용하되 다르게 풀어봐도 재밌겠다는 이 두 갈래에서 많은 고민을 하면서, 생각보다 디자인하는 시간이 되게 오래 걸렸었어요. 결과적으로 항상 사용하던 쿠션을 이용해서, 향 브랜드와 가방이라는 아이템을 만들게 되었는데 새로운 시도를 할 수 있어서 좋았어요.



ⓒRboW




알보우 x 미호미두 퍼퓸 쿠션백은 어떤 분들이 어떻게 연출하면 좋을까요.


직업군으로 본다면 갤러리나 박물관의 큐레이터 분들이나 차茶를 다루시는 분들이요. 모던하면서도 온기 있는 공간에서 올블랙으로 입고 코디하시면 멋있을 것 같아요.


유니크한 디자인의 가방 같지만 은근 어디든 잘 어울려서 패딩과 같이 입어도 귀여울 것 같고, 다양한 연령층이 편하고 멋있게 들고 다니기 좋을 거예요.




(좌) 아미라 작가의 악세사리 트레이에 놓인 알보우 오드퍼퓸 몬순 3ml / (우) 아미라 작가의 홈 프래그런스 존 ⓒRboW




퍼퓸 쿠션백에 알보우 신규 향수 3ml가 들어가는 포켓이 있는데, 작가님이 자주 넣어 다니는 향은 어떤 향인가요?


 이번에 출시된 신규 향수 4종의 테마가 ‘센티드 소전 Scented Sojourn’이라고 들었어요. 낯선 여행지, 특히 중동에서 보내는 낯선 하루를 표현한 거라 리비아가 고국인 저는 되게 반갑더라고요. 그중 이슬 맺힌 새벽 아침을 표현한 몬순이라는 향이 가장 마음에 들어요. 벌써 거의 다 썼답니다.  

 시각적으로는 새로운 걸 담기를 좋아하지만 향만은 편한 게 좋아서 이 몬순 향을 가장 좋아해요. 푹신한 안정감이 느껴지는 이 쿠션이랑 잘 어울리기도 하고요. 작업할 때도 공간에 편안한 향이 머물러 있으면 머리가 더 개운해지는 느낌이 있어 더 자주 사용했던 것 같아요.




RboWXX는 아트와 일상을 연결하고자 하는 알보우의 철학에서 시작된 아티스트 콜라보레이션 라인입니다. 다음에 알보우가 만났으면 하는 작가 혹은 장르가 있나요?


 사진작가요. 어떻게 보면 어떤 협업 기획이나 상품이든 항상 필요로 하는 ‘작가’는 ‘사진작가’잖아요. 평소에 사진작가는 왜 항상 상업적으로만 이용이 되는지 생각했었어요. 충분히 작가로도 활동을 할 수가 있는데 말이에요. 사진작가가 온전히 작가적인 마인드로 향을 표현하고 해석해서 전개해 보는 건 어떨까요?


 아니면, 이건 너무 제 취향이긴 한데, 어디에 있는 오래된 방앗간이라든지, 혹은 전구 공장이라든지, 어디에도 공개되지 않아서 예측할 수 없는 주인의 이야기가 있는 공간이요. 너무 일상적이라 오히려 상상의 영역에 포함되지 않다 보니 새로운 콘텐츠를 보여줄 수 있을 것 같아요.




Amira ⓒRboW




작업을 하실 때 중점적으로 생각하는 것은 무엇인가요?


 저는 우선 재미가 있어야 해요. 호기심에서 시작해서 재밌겠다는 확신이 들면 그때 제대로 들어가 보는 것 같아요. 예뻐 보이는 걸 위해 만들지는 않아요. 저는 기존에 없던 무언가를 새롭게 창작해서 트렌드나 유행으로 만드는 게 더 재밌어요. 이미 시장이나 어떤 분류 안에서 떠오르는 것을 재해석하는 느낌은 아닌 것 같아요. 그래서 항상 불편함에서 오는 영감에서부터 출발해요.


 쿠션 거울도, 거울을 그냥 두면 깨질 위험이 큰데 어떻게 하면 아기방에다가 놔도 아무 걱정 없이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을지에 대한 고민에서부터 시작된 거고 돌아가는 거울도 마찬가지예요. 거울은 빛에 따라 더 빛나는데 빛은 계속 달라져도 거울의 위치가 달라지진 않잖아요. 거울을 돌아가게 해서 쉽게 내 마음대로 바꿀 수가 있다면 내가 빛을 가지고 놀 수 있다는 생각까지 닿아 만들게 되었어요. 


 부정적 인식에서 벗어나 ‘불편’이라는 사실을 다방면으로 인지하고 직면하면서 오는 영감들이 있어요. 어떤 물건을 써도 ‘이렇게 되면 더 편할 텐데’. 그렇게 시작이 되는 것 같아요.








아트적인 작업과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다고 생각되는 영역이 있을까요.


 차茶는 잎을 볶고, 우린 후 마실 때까지 이용되는 모든 것들이 공예와 너무 밀접한 분야인 것 같아요. 우리가 마시는 것 중에서 행위적으로도 가장 예술적인 것과 닿아있어요. 생각이 정리가 되고, 마음을 차분하게 하며 몸을 건강하게 하죠.




알보우 x 아미라/미호미두 퍼퓸 쿠션 백 아이디어 스케치 ⓒRboW




일상 속의 다양한 곳에서 영감을 받으실 것 같아요. 영감을 발전시키는 작가님만의 방식이 있을까요?


 저는 뭔가에 꽂히면 그냥 그걸 24시간 동안 계속 생각하면서 머릿속에 그림을 많이 그려요. 정말 신기하게 반 수면 상태에서 좋은 아이디어가 많이 떠오르더라고요. 너무 많이 생각해서 완전히 잠들기 전에, 아니면 새벽에 잠깐 깨고 다시 잘 때 그 생각이 항상 꿈까지 이어져요. 그러다가 휴대폰 메모에 그림도 아닌 낙서를 하면서 시작이 되는 것 같아요.

  대단한 드로잉 북은 없어요. 패드로 메모에 낙서하듯이 그려요. 이번 협업 아이템도 여기(메모)에 있어요. 저는 계속 그림을 이어 그려서 나중에 아카이브 전시를 할 기회가 생긴다면 이렇게 하나의 메모에 그린 낙서들을 긴 종이로 뽑고 싶어요.




ⓒRboW



물건을 사용할 때의 ‘불편’과 같은 실용성과 관련된 부분에 주관적인 해석을 과감히 덧붙여 예술적이고 재미있는 작업으로 표현하는 것이 작가님의 특기인 것 같아요. 

 

 저는 추진력이 좋아요. 그리고 제가 생각했을 때 공예는 기능을 담아냄과 동시에, 철저히 실용적이거나 효율적인 측면에서만 봤을 때는 다소 장식적이고, 말이 안 되는 예술적인 성격을 더한 물건을 제시하니까 거기서 사람들이 재미를 느끼는 것 같아요. 용도, 기능, 장식, 스토리 그리고 약간의 유쾌한 기획까지 하는 게 재밌는 부분이에요.



ⓒRboW
ⓒRboW



 공예는 사람이 이 사물을 어떻게 쓸지 고민을 정말 많이 해야 돼요. 공예는 ‘고객’이 있거든요. 

제가 재미를 추구하긴 하지만, 재밌다고 마냥 다 하진 않아요. 그리고 너무 독자적인 스토리만 100% 녹여낸 작업도 하지 않아요. 공예의 고객이 보았을 때, 어차피 쓰는 건 ‘나’인데, 그런 작업은 ‘내’가 아닌 ‘네’ 이야기이기 때문에 사용할 이유가 없는 거예요. 공예는 설득력이 있어야 되고, 그게 공예와 아트의 차이라고 생각해요. 제가 생각했을 때 ‘나’의 이야기를 잘 포장해서 아름답게 보여주거나 상상력을 자극하는 게 아트인 것 같아요. 저는 그 경계에 있어요. 거울은 기능적인 공산품인데, 저의 새로운 해석과 디자인 감각으로 일반적이지 않은 아트 피스 같은 느낌을 주는 거죠. 


 저는 오래 하는 사람들이 살아남는다고 생각해요. 그리고 공예가로서 저는 저만의 이야기를 담대히 풀어내되, 그 이야기가 사람들의 일상 그 속에 살아야만 오래간다고 믿어요. 그렇게 10년 가까이 작가로서 그리고 공예가로서 미호미두를 만들고, 또 꾸준히 운영하고 있기에 사람들이 좋아해 주는 것 아닐까요?




ⓒRboW


알보우 인스타그램 : https://www.instagram.com/rbow_official/ 

RBOW X AMIRA  Perfume Cushion Bag : https://www.rbowofficial.com/product/mihomidu-perfume-cushion-bag/224/category/42/display/1/

아미라 작가 인스타그램 : https://www.instagram.com/aaamira/

미호미두 인스타그램 : https://www.instagram.com/mihomidu/ 

                     


all photos ⓒRbo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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