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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탱준맘 May 23. 2021

3화. 맞구독 하면 봐주실 건가요?

랜선 관계에 대하여

중국 교환학생 시절 나와 룸메이트의 방은 404호, 우리는 그곳에서 '대쪽 쓰링쓰(404의 중국어 발음)'라 불렸다. 교 사람들과 게 친해지는 친구들에 비해 우리 쓰링쓰는  대쪽 같은 선을 유지했기 때문이다. 다른 건 몰라도 둘은 그 부분에서 잘 맞았다.


마음을 터놓게 되기까지 꽤 시간이 걸는 성격. 결혼하고 아이 둘 낳으니 변했다고 생각했다. 특히나 놀이터에서는 더 그랬다. 아이를 매개로는 낯선 이와도 원래 알던 사이처럼 대화할 수 있는 능력이 생겼다. 그런 경험의 반복은 관계의 시작에 있어서 나의 변화를 자신하게 했다. 하지만 유튜브를 하면서 깨달았다.


사람, 쉽게 변하지 않는다는 것.




유튜버라면 자신의 채널 성장에 대해 늘 고민할 것이다. 해보면 알겠지만 독자는 생각보다 쉽게 늘지 않다. 유튜브는 2년이 고비라는 말도 그런 부분이 크게 작용한 것 아닐까 싶다. 때문에 많은 유튜버들이 단기간에 구독자를 늘리기 위해 '맞구독'이라는 방법을 사용한다. 약속 하에 서로의 채널을 구독하는 것. 하지만 나는 이 방법이 왜 이리도 민망 걸까?


상대의 흥미와 관심사를 지도 따지지도 않고 자신의 채널을 봐달라고 한다. 대가는 내 채널의 구독자 +1. 좋게 생각하면 상부상조지만, 어찌 면 너무 일방적이고 무례하 느껴질 때도 있다. 


대부분의 인간관계는 기브 앤 테이크를 기저에 깔고 있다. 그것은 물질적인 부분을 넘어 정신적인 부분까지 아우른다. 나에게 마음을 주는 사람에게 마음이 가는 것. 인지상정 아니겠는가?


물론 맞구독으로 시작된 관계도 후의 꾸준한 소통으로 끈끈해질 수 있다. 하지만 그 '꾸준한 소통'은 정말 많은 시간과 에너지를 필요로 한다. 참 어렵다. 적어도 나는 그랬다. 그렇게 형성된 수많은 구독 채널을 방문하고, 관심 없는 콘텐츠를 보고, 댓글을 달 수 있는 에너지. 누구나 가질 수 있는 것인가? 나는 그런 능력을 가진 사람이 부럽다.


랜선 관계에 대하여 생각해본다.

내가 관심 있는 내용의 콘텐츠 구독한다. 조금 다른 경우 있다. 콘텐츠 별개로 인간적인 매력느끼 보고 싶다. 그가 발전하는 모습을 지켜보고 응원하고 싶다. 또 그 안에서 배울 점을 발견하기도 한다.

내가 구독한 채널의 유튜버가 나와 같은 마음이라면 고마운 일이다. 하지만 아니어도 상관없어야 한다. 관계의 시작은 무엇을 전제로 하면 오래 유지되기 어렵다.


'꾸준히, 열심히, 콘텐츠나 만들어야겠다.'라는 결론에 다다를 때마다 드는 생.

우리 채널에 관심을 갖고 응원해주는 분들이  소중하고 감사하는 것이다.


오늘도 탱준티비 인스타그램 DM으로 맞구독 제안이 온다.

예나 지금이나 대쪽 스타일 탱준맘은 이렇게 묻고 싶다.


"맞구독 하면 정말 봐주실 건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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