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슴 운동 편
오늘은 흔히 말하는 3대 운동 중 하나인 가슴 운동에 대해 이야기 해보고자 한다. 지난 번에도 언급했다시피, 운동은 쉽게 생각해야 수행하기도 쉬워진다. 근육 운동을 가장 쉽게 생각하면, 근육 섬유의 길이를 늘렸다 줄였다를 반복하는 것이다. 이 행동을 저항이 있는 상태에서도 자세가 흐트러지지 않고 수행한다면, 운동을 '잘' 한다는 평가를 받을 수 있을 것이다.
남자이건 여자이건 가슴 근육의 형태는 똑같다. 다만 가슴 근육 위에 있는 조직에 따라 남성의 가슴과 여성의 가슴의 형태가 다를 뿐이다. 가슴근육 자체의 구조는 성별에 상관 없이 똑같다. 남녀 사이의 가슴 근육의 힘 차이는 근섬유와 근신경의 발달 정도에 따라 다른 것이니, 남자를 위한 (혹은 여자를 위한) 가슴 운동이라는 말은 걸러듣길 바란다. 그런 운동 같은 것은 없다. 근육이 커지는 것 또한 중량과 호르몬의 영향력이 압도적이니까, 그냥 중량 차이만 있을 뿐 다른 맥락에서 성별에 따른 운동 차이는 없다고 보면 된다.
위의 그림을 보면 가슴 근육을 크게 3군데로 나누어 화살표를 표시해 두었다. 흔히 윗가슴, 중간가슴, 밑가슴이라고 표현하는 부위들이다. 화살표는 근육 섬유의 방향을 의미한다. 윗가슴은 쇄골에서, 중간가슴은 가슴의 가운데에서, 밑가슴은 가슴의 하부에서 출발하며, 모든 가슴 근육은 팔 안쪽(정확하게는 이두근 안쪽)으로 이어져있다. 이 이야기는 무슨 말일까? 가슴 운동을 하기 위해서는 근육 섬유를 수축하여주어야 하는데, 그러기 위해서는 팔을 움직여서 가슴 근육을 수축시키고 이완 시켜야한다는 것이다.
간혹 가다가 대흉근과 소흉근으로 가슴 근육을 나누어 설명하는 것을 본 적이 있을 것이다. 운동에 관심 있는 사람이라면 충분히 들어보았을 내용이다. 하지만, 초보자들은 소흉근을 신경쓸 필요가 없다. 소흉근은 대흉근의 밑에 묻혀있는 근육인데, 여기에 힘을 쓰는 방법조차 모르는 초보자들은 대흉근만 키워도 충분하다. 대흉근을 내맘대로 컨트롤 할 수 있는 수준에 이르렀을 때 소흉근에 관심을 가져보도록 하자. 겉에 있는 근육을 쓸 줄 알아야 속근육까지 사용하는 법을 배울 수 있다.
다시 가슴 운동 이야기로 돌아와서, 가슴 근육의 섬유 방향으로 인해 가슴 운동을 하면 죄다 위와 같이 팔을 벌렸다가 모으거나, 중량을 가슴으로 가져왔다가 밀어내는 동작들이 있는 것이다. 이 동작들이 모두 가슴 근육을 늘렸다가 수축시키는 효과를 가져오기 때문이다. 자 그렇다면 다음은 가슴 운동을 하는게 어려운 이유를 알아보자. 남자는 우람한 가슴을, 여자는 업된 가슴을 원하기에 가슴 운동을 하지만, 생각만큼 효과를 못 보는 사람들이 많으니, 주의깊게 봐주길 바란다.
운동을 헤매는 이유에 대해 말하기 전, 가장 근본적으로 운동의 효과를 제대로 얻지 못하는 근본적인 이유를 설명하고자 한다. 바로 엉뚱한데 힘을 쓰고 있기 때문이다. 자신이 낼 수 있는 힘의 총량은 정해져 있는데, 가슴 운동을 하는데 사용되어야 할 힘을 엉뚱한 곳에 쓰고 있기 때문에 가슴이 원하는 만큼 발달하지 않는 것이다.
1. 중량에 먼저 나서는 팔
우리는 일상생활에서 손이나 팔에 무게를 달고 움직일 일이 거의 없다. 그렇기 때문에 무거운 무게를 다루는 것이 익숙하지 않을 수 밖에 없다. 익숙하지 않은 것이 문제는 아니다. 익숙하지 않으면 연습을 하면 되니까. 문제는 가슴 운동을 하는데 포커싱을 잘못 맞춰버린다는 것이다.
일단 운동을 하면 자신의 눈에 가장 먼저 보이는 것이 바로 덤벨이나 바벨이다. 그 무게에 깔리면 다칠 수도 있고, 일상 생활에서 물건을 집거나 들어올리는 행위에서 팔 근육만 쓰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덤벨이나 바벨을 잡는 순간 습관적으로 가슴이나 이두근 보다는 전완(팔뚝)과 손목에 힘을 엄청나게 써버린다. 평상시의 습관이 운동을 할 때도 나타나게 되는 것이다.
100의 힘 중 대부분의 힘을 가슴에 할애해야 하는데, 이미 팔에 20~30의 힘을 할애해 버리니 가슴 운동의 효과가 제대로 날 수가 없다. 팔에 힘을 잔뜩 주고 있으니, 팔에 연결된 가슴 근육에 갈 힘이 부족한 것이다. 그렇다고 없던 힘이 생기는 것도 아니다. 힘이 부족하니 무게를 올릴 수도 없고, 가슴 근육이 성장하기 위한 조건이 점점 사라지게 된다. 물론 팔에 힘을 아예 안 줄 수는 없지만(보조 근육으로 사용은 해야한다) 그 비율을 너무 많이 가져가 버리면 가슴 운동이 아니라 팔로 노동을 하게 되는 현상이 발생하게 될 것이다.
2. 잔뜩 긴장한 어깨
가슴 운동을 하기 위한 움직임에서, 어깨가 관여하는 것은 어쩔 수가 없다. 위의 그림에서 볼 수 있듯이 가슴 근육에 바로 인접한 근육 중 하나이기 때문에, 가슴 근육에 힘을 주면 어깨에도 어느정도의 힘이 들어갈 수 밖에 없다. 문제는 어깨에 힘을 주는 방식이 잘못되었다는 것이다.
사람은 긴장을 하면 어깨가 잔뜩 위로 올라가게 된다. 지금 맨몸으로 어깨를 잔뜩 긴장 시킨 다음 가슴 운동을 하는 동작을 해보면 느낄 수 있다. 가슴에 전혀 힘이 들어가지 않는다는 것을. 맨몸으로도 그런데 중량을 이용한다? 그 중량은 가슴에 전혀 적용되지 않고 몽땅 어깨로 받아버리게 되는 것이다.
어깨는 가슴 근육에 비해 굉장히 크기가 작고, 굉장히 약한 관절 중 하나이다. 근육 크기가 작으면 그만큼 낼 수 있는 힘도 적다. 그런 근육에다가 가슴 근육을 운동하기 위한 중량을 때려 박아버리니, 어깨를 박살을 내버리게 되고 가슴 운동 실력은 늘지 못하고 있다. 어깨로만 운동을 하는데 가슴 운동 실력이 늘 수 있겠는가.
가슴 운동을 하다보면 어깨 부상을 많이 당하는 것이 바로 여기에 있다. 바르지 않은 자세로 가슴 운동을 하다보니 가슴 근육은 쉬고 있고 어깨만 혹사당하고 있기 때문이다. 가슴 운동을 할 때 후인 하강, 즉 어깨를 내리고 견갑을 모으는 동작을 강조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어깨를 보호하고 가슴에 중량 운동의 효과를 집중시키기 위한 것이다.
운동을 함에 있어서 무게에 너무 집착할 필요는 없다. 자세가 바르지 않다면 무게가 높아도 전혀 소용이 없다. 가슴 '운동'을 해야지 노동을 하면 그건 부상을 당하고 운동 의욕을 떨어뜨리는 지름길이 된다.
가슴 운동을 할 때는 가슴 근육의 움직임에만 집중하면 된다. 최대한 수축시키고, 부상당하지 않을 정도로 늘려주기만 하면 완벽한 가슴 운동이 된다. 그 자세를 올바르게 유지할 수 있는 선에서 중량을 조금씩 늘려나가야한다. 그 자세를 유지할 수 없는 무게는 본인이 운동을 할 수 있는 무게가 아니다.
(그런 무게를 다뤄 보고 싶다면, 다른 사람들이 자신을 도와줄 수 있는 상황에서 조심스럽게 도전하던가 보조 장비를 잔뜩 장착한 채 도전해보길 바란다.)
물론 가슴 근육 이외에도 신경써야하는 부분은 많다. 가슴운동을 하기위해 움직여야하는 팔, 어깨, 가슴 이외에 다른 부위는 단단하게 고정되어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신경쓰지 않으면 어느새인가 내 두 발이 허공을 허우적 대고 있고, 허리에 통증을 느끼고, 좌우가 불균형해질 수 있게 된다. 물론 여기까지 생각하게 되면 생각이 복잡해지고 운동이 어려워지기 때문에, 여기서부터는 중급자가 되면 신경 써보도록 하자. 핵심은 가슴 근육이다. 다른 곳의 움직임은 가슴이 힘을 쓰면서 저절로 따라오게 되는 부가적인 요소다.
오늘의 가슴 운동 파헤치기 요약은 다음과 같다.
1. 가슴 근육 섬유의 방향성으로 인해 가슴 운동은 팔을 모으거나 밀어내는 동작으로 구성되어 있다.
2. 잘못된 팔과 어깨의 사용법 때문에 가슴 운동이 어렵고 부상을 당하게 된다.
3. 가슴 근육을 최대한 수축시키고 다치지 않을 정도로 늘리는 자세를 유지할 수 있는 선에서 무게를 조금씩 늘려가야한다.
다음 포스팅에서는 등 운동에 대해 파헤쳐보도록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