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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비둘기 Nov 15. 2024

모두가 조금 더 인간다워진다면

공자


춘추전국시대는 커다란 사회적 변화가 일어난 격변기였다. 

춘추전국시대에는 기존 봉건제 질서가 파괴되었다. 

‘12가지 인생의 법칙’의 저자 조던 피터슨 교수는 

세상이 혼돈과 질서로 이루어졌다고 주장한다. 

피터슨 교수는 혼돈과 질서가 균형 잡힌 상태를 가장 이상적으로 본다. 

피터슨 교수의 분류에 따르면 춘추전국시대는 혼돈 그 자체였다. 

강한 국가만이 살아남는 약육강식의 시대였고, 

기존 질서가 파괴되고 해체된 사회였다. 

주나라 왕실도 붕괴했고, 수많은 사람이 피를 흘렸다. 

하지만 역설적으로 학문의 황금기였다. 



서로 경쟁하는 나라는 국적과 출신을 묻지 않고 

국가에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는 인재를 영입했다. 

수많은 학파가 자유롭게 경쟁했고, 치열하게 토론했다. 

이런 과정에서 학문은 크게 발전했다. 

유가, 도가, 법가, 명가, 묵가 등 수많은 제자백가 사상가들이 등장했다. 

공자도 이 혼란의 시절에 질서를 찾기 위해 천하를 떠돌았다. 








공자는 춘추시대 사회 혼란의 원인을 도덕성 타락에서 찾았다. 

남의 물건을 탐하고, 다른 사람을 죽이고, 

다른 국가를 침략하는 모든 혼란의 원인은 사람들이 도덕을 져버렸기 때문이다. 

 따라서 공자는 인간의 도덕성을 회복시킬 수 있다면 혼란을 끝낼 수 있다고 생각했다. 

공자는 천하를 돌아다니며 수많은 왕에게 도덕과 예의로 백성을 다스려야 한다고 호소했다. 

하지만 혼란의 시대에 부국강병의 논리가 아닌 공자의 논리는 쉽게 받아들여 지지 않았다. 



공자와 제자들은  혼란한 세상을 피해 숨어 사는 장저와 걸닉을 만났다. 

장저와 걸닉은 공자의 제자 자로에게 이렇게 말했다. 


온 세상이 물처럼 거세게 흘러가는데 누가 감히 고칠 수 있단 말이냐?
그러니 자네도 나쁜 사람이나 피해 다니는 그런 공자 같은 사람을 따라다니지 말고
차라리 어지러운 세상을 피해 우리와 같이 지내는 게 어떠한가?

<<논어>> <미자>편



자로가 공자에게 이를 전하자 공자는 이렇게 말한다. 


새나 짐승과는 더불어 살 수 없으니 
내가 세상 사람들과 더불어 살지 않고 누구와 같이 살겠느냐? 
만약 세상에 질서가 잡혀 있다면
내가 구태여 개혁하려고 애쓰지도 않을 것이다.

<<논어>> <미자>편



 공자는 현실 참여 의식이 강했다. 

공자는 자기 뜻을 받아들여 도덕 정치를 펼칠 임금을 찾고 있었다. 


정치가가 법으로 다스리고 형벌로 사회질서를 유지한다면 
백성들은 법망을 피해 형벌을 면하는 것을 부끄러워하지 않는다. 
그러나 도덕으로 다스리고 예절을 통해 질서 의식을 고양시키면 
백성들은 스스로 부끄러움을 알아 바른길로 나아갈 것이다.

<<논어>> <위정>편



또한, 공자는 정명(正名) 사상을 내세웠다. 

정명(正名)이란 이름을 바르게 세운다는 뜻이다. 

공자는 임금은 임금의 덕을, 신하는 신하의 덕을 

부부는 부부의 덕은, 부모와 자식은 부모와 자식 간의 덕을 

바로 세운다면 평화로운 나라가 될 것이라고 보았다. 

 



공자 사상의 핵심은 ‘인(仁)’이다. 

인(仁)은 논어에 자주 나오는 개념인데, 뜻이 불분명하다. 

상황에 따라 공자가 인(仁)을 다르게 정의하기 때문이다. 

인(仁)은 인자함, 관대함, 온후함처럼 인정이나 사랑과 관계 깊은 마음을 나타내기도 하고

타고난 인간 내면의 도덕성을 나타내기도 한다. 

논어에 나온 수많은 상황을 종합적으로 볼 때 

인(仁)은 ‘인간다움’, ‘사랑’으로 표현할 수 있을 것 같다.


사람이 사람답지 못하면 예절을 갖추어야 무슨 소용이 있으며,
사람이 사람답지 못하면 음악을 잘 연주해야 무슨 소용이 있느냐?


공자는 인의 실천 방법으로 효제(孝悌) 충서(忠恕)를 제시한다. 

효도, 우애, 충성, 배려이다. 

공자는 효(孝)를 실천할 때 행동보다 마음이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공자는 부모님께서 돌아가셨을 때 삼년상을  강조했다. 

3년이라는 형식이 중요한 것이 아니다. 

그동안 부모님이 살아계셨을 때 우리에게 주신 사랑에 감사하며, 

부모님이 가시는 길을 지키는 순수한 마음이 더 중요하다. 

이는 서양 철학자 칸트의 정언 명령과 비슷한 개념인 것 같다. 

공자와 제자의 대화에서 이를 알 수 있다. 



어느 날, 재아라는 제자가 공자에게 삼년상이 너무 길지 않느냐고 하면서 
1년 만에 상을 마치면 어떻겠냐고 물었습니다. 
공자는 재아에게 되물었습니다. 

“그렇게 하고서 쌀밥을 먹고 비단옷을 입어도 편하겠는가?” 
“예, 편할 것 같습니다.”
“군자가 상을 당했을 때는 기름진 음식을 먹어도 맛있지 않고, 
아름다운 음악을 들어도 즐겁지 않으며, 
마음 편히 안락하게 거처할 수 없으므로 삼년상을 하는 것이다. 
하지만 네가 편하다면 네 생각대로 해라.”

재아가 나가자 공자가 다른 제자들을 향해 말했습니다. 

“재아는 사람답지 못하구나. 자식은 태어나서 삼 년이 지나야 부모 품을 벗어날 수 있다. 삼년상은 세상 사람이 다 지내는 것이다. 재아도 부모에게 삼 년 동안 사랑을 받지 않았는가?”

<<논어>> <양화>편


공자는 충(忠)과 서(恕)도 강조했다. 

충(忠)과 서(恕)에 대한 개념은 ‘동양철학 에세이’의 김교빈 작가님께서 

탁월한 설명을 해주셨다.


충(忠)은 가운데 중(中)자 밑에 마음 심(心) 자를 붙인 것입니다. 
글자 모양에서 알 수 있듯이 마음속에 중심을 하나만 가지고 있는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절대 흔들리지 않습니다. 
그 반대는 환(患)입니다. 
환(患)은 중(中) 자를 두 개 겹쳐 놓고, 그 아래에 심(心) 자를 쓴 것입니다. 
즉 마음속에 중심이 둘이나 있어서 어느 것이 옳은지 모르기 때문에 근심하는 것입니다. 
<동양철학에세이> / 김교빈


서(恕)는 같을 여(如)자 아래에 마음 심(心) 자를 쓴 것입니다. 
즉 남의 마음과 같아지는 것입니다. 
내가 배고픈데 저 사람은 얼마나 배고플까, 
내가 힘든데 저 사람은 얼마나 힘들까, 
이처럼 남의 처지에서 생각해 보는 것이 서(恕)입니다. 
동양철학에세이 / 김교빈





공자는  개인의 도덕성을 회복한다면 사회가 믿음과 신뢰를 회복할 수 있을거라 믿었다. 

공자의 이상 사회를 대동(大同) 사회라고 한다. 

공자가 꿈꾸는 대동(大同) 사회의 모습을 보며 공자에 대한 공부를 마치려고 한다. 

대동(大同) 사회에서 공자는 천하를 공유물로 인식한다. 

1800년대에 태어난 마르크스보다 훨씬 먼저 공산 사회의 개념을 말한 것이다. 

또한, 오늘날에 많은 곳에서 적용되고 있는 노인 복지, 아동 복지의 개념도 담고 있다. 

'성장이 먼저냐? 분배가 먼저냐?'는 물음은 오늘날 경제학에서도 끊임없이 제기된다.

공자는 ‘재화의 많고 적음보다 고르지 않음을 걱정하라'고 말하며 분배를 좀 더 중요하게 생각했다.


대도(大道)(큰 진리) 가 행해지면 천하에 공의(公義)(사회정의) 가 구현된다. 현명한 이를 지도자로 뽑고, 능력 있는 사람에게 관직을 주며, 신의와 화목을 가르친다. 그러므로 사람들은 자신의 어버이만 어버이로 여기지 않고 자기 자식만 자식으로 여기지 않는다. 노인은 편안한 여생을 보내게 하고, 장년은 일할 여건이 보장되며, 어린이는 길러주는 사람이 있고, 의지할 곳 없는 과부와 홀아비를 돌보며, 병든 자도 모두 부양받는다. 남자는 남자의 일이 있고, 여자는 여자의 일이 있다. 재화가 땅에 버려지는 것을 싫어하지만 반드시 사적으로 저장할 필요가 없다. 스스로 노동하는 것을 싫어하지 않지만, 반드시 자기만을 위해서 일하지도 않는다. 그러므로 남을 해치려는 음모가 생기지 않고, 도적이나 난전도 발생하지 않는다. 따라서 집집마다 바깥문을 닫을 필요가 없다. 이런 사회를 ‘대동(大同)’이라고 한다
<<예기>> <예운> 편 




<정리> 

1.공자의 핵심 사상은 ‘인(仁)’이다.

2. 인을 실천하는 방법은 효(孝), 제(悌), 충(忠), 서(恕)를 실천하는 것이다. 

3. 공자는 인(仁)만큼이나 예(禮)도 중요시했다. 

4. 사람의 내적 자세인 인(仁)이 밖으로 나타나는 것이 바로 예(禮)이다. 

 예(禮)는 겉으로 드러나는 외면적 사회 규범을 말한다. 

5. 공자는 초상, 장례, 제사 의례를 중요하게 생각했다.  

6. 공자가 생각하는 이상 사회는 '대동 사회'다.

7. 대동 사회는 재화의 많고 적음보다 고른 분배를 중요하게 여기는 사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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