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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OnTheBall Aug 13. 2024

부모는 심리상담사가 되어야 한다.

육아가 취미? 인 나는

역시 취미로 아동심리상담사 자격증을 공부하고 있다. 

상담 모델이나 주요 상담 방법은 차치하더라도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좋은 부모는 좋은 선생이어야 하나, 좋은 상담사가 되어야 하나   

자녀가 어릴 적에는 부모의 말이 곧 법이요 진리인 듯

모르는 것을 쉽게 알게 해주는 방향으로 선생님 역할이 맞는 듯하다. 

예를 들어 이건 뭐야 저건 뭐야 하면서 What에 대해 물어보는 4~5세 나이 때는

아이는 눈높이에 맞게 풀어서 설명해주고, 비유를 들어서 설명해주는 게 좋았고

그렇게 설명해준 내용을 기억하고 있다가 아빠가 이건 이거라고 했어 라고 말해주는 게 좋았었다. 

하지만 더욱더 자라면서

아빠의 정보 전달이 더 이상 단순하지 않을 때

교훈을 늘어놓는 서사가 잔소리로 변화될 때

그리고 아이가 더 이상 아빠의 말이 다 옳지는 않는구나라고 생각이 바뀌기 시작할 때

우리는 그 나이에 맞게 바뀌어야 한다. 

6세 딸아이에게 매일 하는 말 중에

자리에 앉아서 밥 먹어라 라는 말이 있다.

What에 대한 정보전달이라기보다는 Why를 어떻게 전달하느냐가 중요하다.

처음엔 다양한 설득과 회유를 해보았더랬다.

부스러기 떨어진다. 집중을 해야지. 아빠 엄마는 안 움직이면서 먹잖니. 30분까지 먹어라 안 그러면 치운다.

하물며 밥 먹는 시간은 우리 집 원칙이고 아무도 식탁을 떠날 수 없다는 말도 나왔다. 

앵무새처럼 말을 반복하는 부모도 힘들겠지만

아동심리상담사 내용을 보면서 

아이에게 What을 전달하는 것도 Why를 설득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부모와 아이의 심리를 먼저 파악해보는 게 우선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 부모들은 빨리 저녁을 해치우고, 목욕도 해야 하고, 숙제도 해야 하고 마음이 급한데

이 아이는 왜 저러고 싸돌아다니지 빨리 좀 먹지 하기도 하고

나는 오늘 하루 내 회사에서 바쁘게 지내다 이제 집에 와서 온기를 느끼며 가족끼리 정답게 이야기도 하고 싶은데

이런 마음도 있을 것이다. 

아이의 입장에서는 1시간 전에 어린이집에서 간식을 많이 먹어서 배가 안 고프거나 배가 아플 수도 있고

어린이집에서 뛰놀다가 오랜만에 집에 와서 반가운(?) 장난감들을 보니 이것도 만지고 저것도 만지고 싶은 마음일 수도 있다. 

마음 속 1순위가 다른 것이다.

밥을 다 차려놓고서야 밥 먹어라 하면 가뜩이나 부산스러운 아이들은 마음속 1순위가 휙휙 바뀌지 않는다.

심리상담사들이 그러한 것 처럼

분위기 전환도 하고, 현재 뱃고래 상태나 반찬에 대한 의견도 경청하며,

반찬 그릇이나 수저의 이동을 돕게끔 하는 보조 역할도,

요리의 일부분을 담당하게 하는 꼬마 요리사 역할도 하게 하며,

차츰 마음속 1순위가 바뀌게 한다.

식사 후 어떤 놀이를 함께 하게 될 것이다 라는 계획과 기대도 제공하는 게 좋다. 

상담가는 면대면으로 문제해결을 해주는 사람이 아니라 곁에 서서 같은 곳을 바라봐주며 함께 걸으면서 아이가 스스로 성장하거나 변화할 수 있도록 돕는 사람이다. 

시간이 더 흘러서 아이가 사춘기를 겪으며 많은 고민과 좌절을 겪을 수 있는데

이때에도 필요한 것은 선생으로써의 부모가 아니라 상담가 역할의 부모이다.

부모인 우리는 모두 상담가의 스킬과 자세를 배울 필요가 있다. 


Photo by National Cancer Institute on Unspla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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