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말과맘 Oct 07. 2023

아이가 공부를 잘하게 만드는 것들

우리 아이의 어떤 장점을 살려야 할까?

흔히 아이가 공부를 잘한다면 지능(IQ)가 좋은가보다고 먼저 생각한다. 지능은 학습 효율이 높은 가장 눈에 띄는 이유다. 타고난 언어 이해력, 수리력, 집중력, 기억력 등을 지능과 상관있는 요소로 볼 때, 이런 능력이 높으면 그렇지 못한 아이들보다 공부를 잘할 확률이 매우 높다. 하지만 지능이 다는 아니다. 어렸을 때 머리는 꽤 좋다는 칭찬을 듣던 많은 아이들이 학습에서 좋을 결과를 내지 못하기도 한다. 즉, 지능만으로 모든 아이들의 학습 성취를 설명할 수는 없다. 머리가 좋다고 학습 성과가 다 좋지는 않다는 것이다. 


지능은 타고나는 특징이다. 지능이 높지 않게 태어났다면, 동일한 양을 공부할 때 성과가 더 높을 수 있기 때문에 우선은 부러운 일이다. 그렇다고 공부머리가 좋지 않으니 공부를 못할 것이라고 지레 실망할 일도 아니다. 많은 아이들을 지도,관찰하면서, 아이가 공부를 잘하게 만드는 요소들은 지능 이외에도 여러 가지가 있음을 알게되었다. 우리 아이의 어떤 장점 요소를 더 살려서 학습 성취를 높일 수 있는지에 생각을 모아야 한다. 


매년 변경되어 지나치게 복잡한 입시제도 때문에 "입시는 전략"이 된지 오래다. 정보는 '아이'의 학습 성취를 만드는 '부모'의 의무가 되어 버렸다. 아이가 공부만 열심히 하면 "개천에서 용이 나던" 시기는 사라졌다. 엄마와 아빠 중에서 최소 한 명은 복잡한 입시 정보를 요약정리하여 우리 아이에게 꼭맞는 입시전략을 짜야 한다. 지난 20여년 많은 아아들의 입시를 지켜보면서 부모의 입시 정보가 아이의 지능 못지 않게 학습 성취에 중요하다는 것을 목격하며 왔다. 부모는 또한 내 아이의 잠재력을 객관적으로 인식하고 남의 아이가 아닌 내 아이의 현재 상태에 맞춰 입시를 이끌어 나가야 유리하다. 그 과정에서 불필요한 활동을 줄이고, 꼭 필요한 활동을 선택하여 집중할 수 있게 해줘야 학습 효율이 증가한다. 


독서력이 좋으면 공부가 즐겁고 쉬워진다. <독서가 사교육을 이긴다>라는 책에서 나는 아이가 영유아기 때부터 독서의 즐거움을 알게 한다면 여유롭고 즐겁게 공부도 잘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밝혔다. 독서에 자발적으로 빠져들게 하는 초기 독서환경이 매우 중요함을 강조했다. 독서로 공교육이 평등하게 이뤄지기를 무척 바랐고 앞으로도 그렇게 되기를 바랐지만, 독서만이 더 효율적인 교육이 되는 환경은 절대로 아니다. 사교육 전혀 없이 독서와 자습으로 최고의 대학을 합격한 아이도 있지만, 반면 독서를 거의 하지 않고 사교육으로 최고의 대학을 간 아이도 있다. 지능도 좋은데 학원 선택도 탁월했다면 더 좋은 대학에 합격할 확률이 늘어난다. 


독서를 거의 하지 않고 사교육으로 최고의 대학을 간 아이도 있고, 부모의 정보력과 경제력도 아이의 공부 성취에 큰 영향을 미친다. 더 비싼 교육비를 지불하고 더 효율적인 사교육 프로그램을 이용하는 것을 '정보'나 '전략'이라고 말하기도 한다. 복잡한 입시는 필히 불평등한 교육환경을 만든다. 게다가, 부모의 고학력이나 가정내 면학분위기 등에 따라서도 더 유리한 교육환경이 조성될 수 있다. 


아이들은 모두 다른 환경이고 다른 성향이어서 여러가지 요소 중에서 자신의 강점이 있고 약점이 있다. 이 여러가지 요소를 파악하고 선택해서 우리 아이가 가장 좋은 성취를 이룰 수 있도록 분위기를 조성하는 것이 부모가 줄 수 있는 좋은 환경이다. 


성실한 태도를 가진 아이는 점점 더 발전하면서 최종적으로 좋은 학습 성취를 낼 수 있다. 아이마다 맡은 일을 해내는 성실성의 함량이 다르다. 숙제를 꼭 하는 아이들이 있다. 수업에늦지 않으며 실행력이 좋다. 공부 머리가 상대적으로 부족하다 하더라도 성실성을 가진 아이들은 공부 요령을 점점 터득하면서 발전한다. 그 과정에서 좋은 멘토를 만나거나, 좋은 친구를 만나 의욕이 상승한다면 성실한 아이들은 점점 더 좋은 성적을 낸다. 성실한 아이들의 장점은 성실한 태도가 몸에 배어 사회에 나가서 더욱 인정을 받을 수 있는 사람이 될 수 있다는 점이다. 성실성을 장착하지 못한 아이를 둔 부모의 입장에서는 성실한 아이들의 능력이 부럽기만 할 수도 있다. 


무엇을 해내고야 말겠다는 목표의식이나 내적 동기처럼 사람을 획기적으로 변화시키는 요소도 드물다. 우리나라는 아이들이 스스로 하고 싶은 일을 찾기 전에 이미 가야할 방향을 정해두고 공부를 시키기 시작해서 비교와 경쟁이 심한 환경에서 공부하게 된다. 따라서 최상위에서 칭찬과 인정을 받는 아이들을 제외한 대부분의 아이들에게 의욕과 동기부여와 목표 설정은 생겼다가도 금방 무너지고 실망하게 만든다. 내가 다시 아이를 키울 수 있다면 아이들과 많은 대화와 경험을 통해 '왜 공부해야 하는지'와 '무엇을 하고 싶은지' 등에 관심을 더 두어서, 부모의 개입을 줄이고 아이가 앞장서서 이끌어가는 학습 분위기를 더욱 주고 싶다.  


내가 열성을 기울이는 영역은 동기부여이다. 뭔가를 하고 싶다는 마음을 말로 표현하게 하는 단계이다. 아이를 있는 그대로를 인정하고 존중하고 칭찬하면서 래포를 형성하는 일이 중요하다. 그러면 신뢰감을 갖고 자신의 욕구와 걱정 등을 줄줄 이야기 한다. 거기에 입시정보를 가진 나는 공부로 공부할 수 있는 방법이 있다는 것을 알려주어 아이가 관심을 가지도록 한다. 아이마다 다른 성향을 고려하고 취향을 고려하여 아이가 좋아하는 영역에서 시작하여 공부에 발을 들여놓을 수 있도록 돕니다. 처음 시도에서 적절한 성과가 나오면, 목표로 하는 것과 목표가 없는 것의 차이를 아이에게 설명하고 꿈과 목표를 잘 설정해서 앞으로 잘해갈 수 있다는 확신을 심어준다.


마지막으로 공부 정서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싶다. 공부할 마음이 없이 시키는 공부를 하다보면 부모의 공부를 아이가 해주는 꼴이된다. 공부는 노동이 되며, 지나치게 많은 양을 시키기 때문에 집단적인 아동 학대 같은 환경에 빠져들게 된다. 비교와 경쟁이 일상이 된 교육 체도 탓에 아이들은 자존감이 무너지고, 친구들과 정다운 시간을 갖기 어려우며, 이기기 위한 공부를 하느라 공부의 즐거움을 누릴 수 없다. 지능은 좋은데 결과가 점점 좋지 않게 된 아이들은 공부 정서가 심하게 깨진 것이다. 


사람의 행복과 정서를 결정하는 가장 중요한 시기로 심리학자들은 0~3세를 중시한다. 부부가 아이들이 보는 앞에서 자주 싸우는 환경에서 아이들은 공부에 집중하지 못한다. 불안하거나 두려운 상태에서는 어떤 일에도 집중할 수 없다. 그럼에도 부모가 공부를 채근하면 반항하거나 공부에서 손을 놓아버린다. 아이들의 학습 상담을 할 때 아이 정서를 안정화시키는 일을 가장 먼저 하는 이유다. 우선 엄마와 아빠의 관계가 따뜻한 관계인지를 점검해야 한다. 부모가 매일 행복하고 다정하게 살기만 해도 아이들은 뭔가를 하고 싶은 동기를 갖게 된다. 


또한 큰소리로 자주 자녀를 혼내는 환경이거나 비난하는 환경에서도 아이들의 공부 정서는 쉽게 망가진다. 지능이나 사교육, 정보, 경제력 등 다른 요소들이 아무리 충분해도 공부에 집중을 하지 못하기 때문에 정서가 깨지면 아이는 좋은 성취를 낼 수 없다.  


아이마다 가진 성향과 환경이 다르고 성장하는 방식은 다르다. 불행하게도 우리나라는 유독 과목마다 테스트를 통해 점수화시키고 그 점수를 합해서 일렬로 줄세우는 평가방식을 고수하고 있다. 내 아이의 좋은 학습 성취를 원하는가?그렇다면 내 아이가 여러 가지 요소 중에서 어떤 요소에서 비교우위를 낼 것인지를 냉정하게 파악하고 그 장점을 잘 살려서 다른 요소의 부족함을 채울 수 있도록 부모가 리드해야 할 것이다. 공부를 잘하게 만드는 상담 과정에서 아이들은 자신이 칭찬을 듣고 잘한다고 생각하는 영역에서 자신감을 갖게 된다. 자신감이 생기면 의욕이 높아지고, 호기심이 생기고 내적 동기가 생긴다. 거기에 독서나 사교육을 잘 활용하면서, 적절한 정보를 통해 시간 낭비를 줄이고 지치지 않게 이끄는 등 여러 가지 요소가 잘 협응할수록 우리가 바라는 자녀의 성취는 좋아질 것이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