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적이 이끄는 삶

일터에서의 직업적 소명이 다했다고 느껴질 때

'느낌'은 변한다. 

지금 나의 일터와 일에 대해 느끼는 느낌, 일터에서 만나는 사람에 대한 느낌이란 것은 상대적이고 시시각각 변한다. 때로 그 '느낌'이란 것이 온 몸을 휘감아버려 상황을 객관적으로 바라볼 수 없게끔 사고를 마비시키기도 한다.

그럴 때마다 휘청거리지 않고 뚜벅뚜벅 나를 걸어가게 하는 힘은 무엇인가. 나의 부르심, 바로 '목적'이 이끄는 삶이다. 흔한 말이지만, 달리 부를 방도가 없다.

사람마다 쓰임의 '목적'과 '역할'이 있다. 그 쓰임의 목적과 역할에 따라 맡은 바 치열한 삶을 살아내다가, 짧든 길든 내 삶의 터전에서의 목적과 역할을 다했노라 느껴지는 순간, 터전의 새로운 시프트가 일어날 수 있다. 

그것은 때로 타이밍이다. 그 타이밍을 놓치지 않고 잡는 것 또한 중요하고 행운같은 일이다. 그것은 내가 적극적으로 알아내면서 찾아오기도 하지만, 래프팅보트가 협곡의 빠른 유속을 타고 내려오듯 어쩔 도리가 없이 그렇게 빨려 들어가기도 한다. 전자든 후자든, 내면의 소리에 귀기울이면서, 그것이 내 삶의 부르심에 합당한가 점검하면서 흘러야 한다. 때로는 그것이 '쉼'일지라도..   

삶이란, 그 변곡점으로서의 지점, 지점을 잘 엮어나가는 것이 삶이 아닐까. 어른이 된다는 건, 그 변곡점의 때를 알아차리고, 받아들이고, 또 한걸음 내딛는 것이 아닐까. 그런 작은 용기들의 집합체가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