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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eePD Aug 31. 2015

귀여운 욕쟁이 동물들

웹툰 우바우


보통 매일 보던 웹툰만 찾아보는 성격이라 주변인의 추천이 아닌 이상 새로운 걸 잘 보지 않았는데


특히나 저 '컷툰'은 네이버에서 괜히 홍보하는 느낌이 들어 더 클릭하지 않았다.

우바우는 너무 공부하기 싫던 날. 도저히 어떤 것도 할 의욕이 나지 않아 보던 인강을 끄고 침대 위에서 우연히 누른 웹툰이었다.



우바우 웹툰은 이런 식이다. 짤막 짤막한 #1  #2로 이루어져 있는 것들이 모아져서 올라오는 형식. 그리고 생각과는 조금 다르게 흘러가는 형식.


가끔씩 길게 시리즈로 올라오는 것들도 몇 개 있다.


아무 생각 없이 눌렀다가 바로 어제  업데이트된 것까지 다 보았다.



귀여운 동물들이 나와서 욕을 한다. 그런데 그 욕이 딱히 폭력적이거나 거북하게 들리지 않는다. 왜일까.



이렇게 귀엽게 욕을 하는데 어느 누가 우바우의 캐릭터들을 미워하겠는가.


이 웹툰을 보면서 너무도 자주 내 모습이 보여 끊지 않고 계속 보게 되었다.

우바우의 대표 츤데레 티컵이 욕을 하며 자신을 방어했다면 난 저 모든 생각들을 어느 누구에게도 털어놓지 않으며 내 자신을 방어해왔다.


내 이야기를 들은 이들은 위와 같이 내가 예민하다고 생각할 수도 있을 것이다. 나도 마찬가지지만 남이 하는 이야기가 내 상황이 아니기 때문에 어찌되었든 본인만큼 그 아픔과 고통을 잘 이해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 종종 내 이야기를 와르르 털어놓고 나서 후회한 적도 참 많다.


타인에게 기대는 것 만큼 부서지기 쉬운 것도 없다. 그래서 항상 난 "사람에게 의지하지  말아야겠다"라고 다짐하곤 했는데, 결국 나란 인간은 멍청했다. 저런 이야기일지라도 누군가 내 이야기를 들어줄 사람이 필요했다.


우바우는 그런 내 마음속 외침들을 속시원히 읽어주는 웹툰이었다.



이야기가 너무 부정적으로 가는 게 아닌가 싶을 때도 있었는데 그게 너무 처절한 현실이라 어떤 말도 할 수가 없었다. 때로는 현실을 그대로 보여주는 것이 애매한 희망을 불어넣어주는  것보다 훨씬 나은 것 같다. 나에게 올 수 없는 희망 따위 힘이 되어주지 않으니.


현실 풍자 만화를 볼 때면 마음이 불편한 게 보통인데 우바우는 어쩐지 편안한 마음으로 보게 된다.



정답을 몰라서 가만히 있는 게 아니다. 모든 사람이 답을 알고는 있지만 문제는 그 답을  실천하느냐 안 하느냐의 차이. 그렇게 자기 자신과의 싸움에서 승리한 사람만이 사회에서 위너로 불리고 그렇지 못한 자들은 루저로 분류되는 사실이 참 거지 같지만 나 또한 오늘도 패자가 되지 않기 위해 어떻게든 발버둥 치며 살아가고 있다.


나...나를 훔쳐본겐가.....(오싹)



내가 제일 한심하다고 생각한 나의 모습이 너무 똑같이 나온 베스트 장면. 그렇게 SNS를 끊어야겠다고 생각하면서도 어느 순간 다시 접속하고 있는 내 손꾸락이 참 밉다.



대학교에 처음 들어와서, 많은 사람들과 친해져서 다양하게 인맥을 형성하는 것이 무작정 좋다고 생각했던 적이 있었다. 친구를 사귀고 또 연애를 하고. 학교 안에서 밖에서 수많은 활동을 하면서 다양한 사람들과 만나고 헤어졌다. 어떤 만남이든 마음을 많이 주면 줄수록 헤어질 때 그 슬픔은 비례하게 크다.



그런데 생각해보면 무작정 내 마음을 퍼줄 수 있었던 과거의 모습이 좀 더 인간적이고 순수하지 않았나 싶다. 나이가 들수록 상처받지 않고 내 생각을 감추는 법만 키워가고 있다.



이러나 저러나 결국 오늘도 출근한다.

기승전 출근......


내일부터 개강하는 모든 대학생들과 출근한 직장인들. 그리고 열심히 (굳이 열심히가 아니어도 된다) 삶을 살아내고 있는 당신들에게 이 웹툰을 추천하고 싶다.


참고로 우바우는 일요일에 연재되는 네이버 웹툰입니다.


사진출처 : 네이버 웹툰 우바우

링크 : http://m.comic.naver.com/webtoon/list.nhn?titleId=651675&week=su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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