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A 에세이, 어떻게 작성해야 어드미션 팀이 저를 기억할 수 있을까요?
에세이(Essay)는 MBA 지원서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입니다. 나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를 깊이 들려줄 수 있는 기회이자, 내가 어떤 삶을 살아왔고 앞으로 어떻게 살아가고 싶은지를 고찰할 수 있는 소중한 기회이기도 합니다. 에세이는 멀리서 보면 어렵고 복잡해 보이지만, 막상 가까이 들여다보면 여전히 어렵긴 하지만 의외로 즐거운 부분도 있습니다. 특히 다방면으로 관심이 많아 다양한 시도를 즐기며 여러 성공과 실패를 겪어본 경험이 있는 분들이라면 더더욱요.
에세이를 어떻게 작성하면 좋을지 한번 차례대로 살펴볼까요?
내 인생을 돌아보고 쓴 에세이는 깊이가 다릅니다. 지금의 여러분은 과거의 다양한 상황 속에서 여러분이 어떤 원칙에 따라 내린 수많은 선택들에 의해 만들어졌습니다. 주어진 조건과 상황이 달라도 변치 않는 원칙이 있다면, 그게 바로 여러분의 본질적인 자아입니다. 이를 찾기 위해 아래처럼 인생을 시기별로 나누어 고찰해보세요.
초등학교 졸업 전까지
중고등학교 시절
대학 시절
대학 졸업 이후 현재까지
각 구간별로 기억에 남는 경험에 대해 적어보세요. 재미있는 에피소드, 큰 영향을 준 일, 어려웠던 경험, 아팠던 일 등 무엇이든 환영합니다.
또 그 시절의 스타일, 좋아하거나 싫어했던 것, 읽었던 책, 본 영화, 갔던 여행 등 개인적 또는 전문적 환경에서 나를 보여줄 수 있는 요소들을 자유롭게 써보세요. 인생을 돌아보는 것이 목적이니, 꼭 멋지게 쓸 필요는 없습니다.
저는 전형적인 MBA 지원자들과 프로필이 달랐지만, 기죽지 않았습니다. 이렇게 시기별로 제 인생을 고찰해보면서 제가 걸어온 길이 '다르지만 흥미롭다'는 점을 확신할 수 있었으니까요. 제 인생은 언제나 언더독으로 메인스트림에 들어가 변화를 이끌어내는 과정이었습니다. 헤겔의 정반합에서 늘 '반'을 담당하던 사람이랄까요. "안된다, 불가능하다"라는 말을 들을 때가 가장 좋았고, 지금도 그렇습니다. 확률에 맞서 싸우는 아웃사이더로 살아왔고, 앞으로도 그런 말을 듣는다면, 저와 같은 언더독들에게 도전하는 확률을 조금이나마 호의적으로 만들 수 있는 기회라고 생각합니다.
이 과정에서 발견한 인생에 대한 인사이트는 꼭 메인 에세이에 쓰이지 않더라도, 에디셔널 에세이에서도 활용할 수 있습니다.
위의 과정을 통해 저는 저처럼 잠재력이 있지만 방법을 찾지 못한 사람들이 제 예시로 영감을 얻어 본인만의 방법을 찾을 수 있게 하는 것, 그게 저의 동력이라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이제 이를 바탕으로 제가 속한 커뮤니티와 사회에 어떤 기여를 할 수 있는지, 이를 실질적으로 해내기 위해 지금 무엇이 필요한지 생각해봐야 합니다. 아래 질문들에 답해보세요. 이 답변들이 모두 커리어 롱텀골과 숏텀골, 그리고 Why MBA와 Why this school에 대한 답변이 될 것입니다.
커리어에서 궁극적으로 무엇을 하고 싶은가? -> 롱텀골
비즈니스/산업 인사이트 측면에서, 왜 이러한 목표를 가지게 되었는가? -> 모든 질문에 대한 기반
그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필요한 중간 계획은 무엇인가? -> 숏텀골 & Why MBA
지금 내가 갖춘 역량은 무엇인가? -> 모든 질문에 대한 기반
미래에 내가 갖추고자 하는 역량은 무엇인가? -> Why MBA & Why this school
롱텀골과 관련된 질문에 답할 때는 내가 어떤 모습일지 생생하게 그려보세요. 어떤 산업, 어떤 회사 종류, 어떤 규모, 어떤 포지션을 꿈꾸는지 상상해보세요. 실제 타겟 회사와 직무를 찾아보며 Job Description도 정리해보세요. 이 JD와 지금의 이력을 비교해보면, 궁극적인 목표를 이루기 위해 MBA 졸업 후 어떤 커리어(숏텀골)로 시작해야 하는지, MBA를 통해 얻어야 할 것은 무엇인지도 보일 것입니다.
단순히 미국 M7이나 T15 아무 데나 붙여주면 가겠다는 분들, 다시 생각해보세요. 왜 가고 싶으신가요? 단순히 글로벌 대기업, 더 높은 직급, 연봉 상승 때문인가요? 시민권이 없는 외국인, 특히 영어가 모국어처럼 편하지 않은 외국인은 경기가 좋을 때는 취업이 어렵지 않지만, 경기가 조금만 나빠져도 바로 타격을 받습니다. MBA 졸업장만으로는 네임밸류 있는 회사, 높은 직급, 연봉 상승이 반드시 보장된다는 법은 없다는 얘기죠. 2년이라는 시간과 $200K 이상의 학비를 단순히 그런 목적 때문에 투자하고 싶으신가요? 2년 동안 돈을 벌지 못하고 승진도 못한다는 기회 비용도 생각하셔야 합니다.
또한, 꼭 MBA가 아니더라도 그런 목표를 이룰 방법은 다양합니다. 실제로 MBA를 준비하다가도, 혹은 다니다가도 목표를 이루어 그만두는 분들도 꽤 있습니다. 그분들은 그 나름대로 행복하게 잘 살고요. 저는 이런 위험을 감수하고도 MBA를 추구한 것을 후회하지 않습니다. 제 인생에서 갈망했던 자유, 넓은 시야, 다양한 경험을 얻었고, 이것이 제 방식의 행복한 인생이니까요. 이건 나중에 MBA 지원 시리즈를 마치고 MBA 생활 시리즈에서 자세히 작성하도록 할게요.
자, 이 모든 걸 감수하고 솔직하게 자신에게 물어보세요. 여러분은 왜 MBA에 가고 싶으신가요? 앞서 커리어 골을 살펴볼 때 “왜 이러한 목표를 가지게 되었는지 (비즈니스/산업 인사이트 측면)”에 대한 답변을 작성하라고 했는데, 이 질문이 여기에도 연결됩니다. 일을 하면서 왜 이런 목표를 가지게 되었는지를 본인만의 경험을 담은 '스토리'로 풀어야 합니다.
MBA에 가기로 결심했다면 이제 어느 학교를 가고 싶은지 정해야 합니다. 학교마다 인재상, 문화, 위치가 다르죠. 랭킹이 높은 학교 중 어디라도 좋다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학창 시절과 직장 생활을 되돌아보세요. 나와 안 맞는 조직에서 2년을 '버티면' 얼마나 힘들지 아실 겁니다. 내가 궁극적으로 이루고자 하는 커리어를 위해 필요한 역량과 자원이 있다면, 나와 맞는 학교에 가야 쉽게 갖출 수 있겠죠?
인재상은 각 학교 홈페이지에서 조사할 수 있고, 문화는 MBA Fair에 참가해 어드미션 팀과 이야기하거나 각 학교의 인포 세션에 참가해 졸업생들과 대화하면 파악할 수 있습니다. 직접 참가해보면 확연히 느껴지실 텐데, 학교마다 이미지와 성격이 정말 다릅니다. 조사할 때는 나와 안 맞을 줄 알았는데 실제로 보니 맞을 것 같은 학교도 있고, 그 반대인 경우도 있습니다. 나와 맞는 학교인지 아닌지 어느 정도 감이 올 거예요. 산업과 직무 등을 보고 싶다면 각 학교 홈페이지에 있는 입학생/졸업생 리포트를 참고하세요.
위치도 중요합니다. 동부, 중부, 서부인지, 대도시에 있는지, 교외에 있는지에 따라 라이프스타일, 만나는 사람들, 일상생활에서 경험할 수 있는 것이 완전히 달라집니다. 미국은 정말 큰 나라이기 때문에 주마다, 도시마다 다른 나라처럼 다릅니다. 위치가 절대적으로 더 좋고 나쁜 것은 없어요. 본인에게 맞으면 그게 좋은 위치인 겁니다.
앞서 인생을 돌아보며 얻은 인사이트를 뒷받침해줄 근거를 모으고 정리해보세요. 우선 내가 근무했던 직장들에 대해 정리해봅시다. 이 정보는 이력서를 보강하는 데도 도움이 됩니다.
직장 기본 사항: 직장명, 위치, 총 근무기간, 타이틀, 부서
나의 역할/책임
나의 성과
직장에 대한 필수 사항이 정리되었다면, 아래 질문들에도 답해보세요. 지원서를 채울 때 유용하게 쓰입니다. 정확한 기관명, 날짜를 꼭 기록하세요.
교내외 수상 내역: 수상 이유 포함 (장학금, 감사패 등)
교내외 동아리/취미/사회 활동: 어떻게 기여했는지 포함 (경시대회, 외부 봉사활동 등)
대학 졸업 후 동아리/취미/사회 활동: 어떻게 기여했는지 포함 (봉사활동, 포럼, 컨퍼런스 등)
대학 졸업 후 수상 내역: 수상 이유 포함 (개인/팀/부서 상, 감사패 등)
이 과정까지 모두 거치면 나만의 스토리라인이 잡힐 겁니다. 인생을 되돌아보며 어떤 성공과 실패를 통해 어떻게 성장해왔는지, 왜 MBA와 이 학교여야 하는지 명확해지고, 스토리에 어떤 에피소드와 경험을 녹여낼지 근거도 탄탄하게 모아두었을 테니까요.
ClearAdmit의 MBA Topic Analyses에 접속해, 내가 염두에 두고 있는 학교들이 어떤 주제를 주로 묻는지 가볍게 한번 살펴보세요. 그러면 나만의 스토리라인을 어떻게 잡아야 할지 생각해볼 수 있을 거예요. 에세이 주제는 연도별로 크게 바뀌지 않지만, 간혹 변경될 때도 있으니 참고하세요.
우선 타겟 학교들의 지원 사이트에서 계정을 만드세요. 단순 정보 입력을 제외하고, 내가 채워야 하는 모든 공란을 다 모은다고 생각하세요. 에디셔널 에세이 항목들도 포함해서요.
모두 모으고 나면 주제별로 정리해봅니다. 그러면 요구하는 글자 수만 다를 뿐 비슷한 질문들이 보일 거고, 학교별로 독특한 질문들도 눈에 띌 겁니다. 또한, 이 학교만의 독특한 질문이지만 포괄적인 질문에 해당해서 이 질문에 답하면 다른 학교의 질문에 약간 트리밍만 하면 쉽게 답할 수 있다는 것도 알 수 있을 겁니다. 예를 들어, Stanford GSB의 에세이 질문이 "What matters most to you, and why?"인데, 이 질문에 답하고 나면 Kellogg의 질문 "{일부 Prompt 생략}, Tell us about a time in your life where you’ve needed a combination of skills to solve a problem or overcome a challenge. Which skills did you use? What did you accomplish?" 그리고 Columbia Business School (CBS)의 "{일부 Prompt 생략} Tell us about a time when you were challenged around one of these five skills. Describe the situation, the actions you took, and the outcome."에도 쉽게 답할 수 있겠죠.
질문에 답할 때 성공한 경험만큼이나 실패한 경험도 중요합니다. 내가 이런 실패와 역경을 통해 무엇을 배웠고 어떻게 성장했는지 보여줄 수 있기 때문이죠. 제가 좋아하는 구절이 있습니다. 톨스토이가 쓴 소설 Anna Karenina의 첫 문장이죠. "All happy families are alike; each unhappy family is unhappy in its own way." 여러분이 겪은 실패와 역경은 모두 여러분만의 독특한 스토리가 됩니다. 내가 얼마나 잘났는지 자랑만 하는 사람보다는, 아픔을 극복해 넓은 포용력을 가진 사람이 더 기억에 남지 않나요? 여러분 모두 지금까지 잘 극복해내고 여기까지 온 겁니다. 여러분의 경험 하나하나에 자부심을 가지세요.
제가 앞서 나와 잘 맞는 학교를 파악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한 이유가 바로 이겁니다. 에세이 질문의 핵심이 비슷하면 스토리라인을 크게 바꿀 필요 없이 학교 성격에 맞는 단어나 표현, 요구하는 글자 수만 조정하면 되니까요. 이렇게 분석해보고 초안을 작성하면 여러 학교에 지원하는 게 꽤 수월하게 느껴질 거예요.
ChatGPT나 Gemini를 사용하든, 학원을 다니든 어떻게든 스스로 초안을 작성해보세요. 그런 다음 Ringle, Loop 에서 내가 원하는 학교의 재학생/졸업생들에게 첨삭을 받고 업그레이드하세요. 가격도 부담 없는 수준이고, 내가 원하는 학교의 재학생/졸업생과 연결되기도 편하니까요. LinkedIn을 통해 직접 연락하는 것도 방법이지만, 이력서와 달리 에세이는 시간이 많이 소요되기 때문에 원래부터 친한 사이가 아니면 부탁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AI 툴을 써서 기본적인 영어 완성도는 높일 수 있겠지만, 내가 원하는 학교에 잘 어필하도록 나라는 사람이 잘 드러났는지까지는 AI가 정확하게 파악하기 어렵습니다. 내가 원하는 학교의 선배가 될 사람들이 어떤 방향으로 보강해야 하는지, 어떤 점을 강조하면 좋을지를 알려주는 게 더 낫죠. 특히 나와 배경이나 커리어 방향성이 비슷한 재학생/졸업생이면 더 좋습니다. 여러번 퇴고를 통해 본인이 만족할 수준으로 에세이가 완성되었다면, 이제 추천서로 넘어가시면 됩니다.
에세이가 워낙 중요하다 보니, 정말 좋은 정보를 드리기 위해 고심하면서 쓰느라 발행이 조금 늦어졌습니다. 제 개인 이야기가 많이 담겨 있어 에세이를 전부 공개할 수는 없지만, 저의 에세이 첫 줄에 영감을 준 문구와 에세이 초안의 첫 줄을 소개하며 마무리하겠습니다.
"As far back as I can remember, I always wanted to be a gangster."
- Goodfellas (1990)
그리고 저의 에세이 초안은 이렇게 시작했습니다.
"Since childhood, I've found beauty in the most unexpected places. The day I made my fashion professor gasp with a high-fashion collection inspired by the grotesque, I knew I was destined to redefine the norm."
이 첫 줄을 보고 저에 대해 더 알고 싶어졌다면, 꽤 괜찮은 시작이었다고 볼 수 있겠네요. 여러분의 첫 줄은 어떻게 시작할 건가요? 다음 글에서는 추천서는 어떻게 작성되어야 하는지 살펴보겠습니다. 곧 다시 만나요!
☕️ 미국 Top MBA 재학생/졸업생과 커피챗, 지금 예약하세요! https://www.loopcareer.com/
궁금하신 점이 있으시다면 아래의 연락처로 연락주세요. 링크드인과 이메일을 가장 선호합니다.
LinkedIn: https://linkedin.com/in/hyenahannahjoo
Email: hyena.joo.2023@anderson.ucla.edu
Instagram: https://www.instagram.com/_themissingfox/
저의 다양한 생각들은 하단의 채널들에서 만나보실 수 있습니다.
Medium (영어): https://medium.com/@themissingfox
Brunch (한글): https://brunch.co.kr/@themissingfox
Loop (한글): https://www.loopcareer.com/insigh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