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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태연 Jan 07. 2024

빨간 머리 앤의 관상 일기(1)





마릴라 아주머니~ 다녀왔습니다!

앤~ 또 뭐 하느라 이렇게 늦은 거니?



오늘 엄청난 일이 있었지 뭐예요.

김여사 특검하라고 대통령실 진입하고,,,

지금 난리 났어요.



근데 아주머니는 왜 아무 말씀 안 하세요?

관상 좀 볼 줄 아시잖아요,,,

그분 어떻게 될까요?

네? 아주머니???



저도 이제 알만한 나이가 됐다고요!



앤~

설거지 다 했으면 다림질도 좀 도와주련?

너의 상상력과 수다력은 도무지 이해가 가지 않구나.



마릴라 아주머니, 저에게 '상상'이란 참 행복한 일인데요,

앞으로 알아낼 것이 많다는 건 참 좋은 일 같아요!

 만약 이것저것 다 알고 있다면 무슨 재미가 있겠어요?

그럼 상상할 일도 없잖아요.   

   

어쨌거나,,, 다림질만 끝나면 김여사 관상 어떤지 알려주시는 거죠?



앤. 잘 들어보거라.

관상만으로 그 사람의 미래를 예측한다는 것은 그리 쉬운 일은 아니란다.

현재의 모든 데이터를 추출하여 가까운 미래를 예측한다는 면에선

 경제학과 역학은 별 차이가 없어요.

어떤 요소를 선택하여 예측하느냐의 차이지.


역학은 통계학에 의한 경험치도 있지만

그 사람이 가지고 있는 사주와 운의 흐름, 관상에 나타난 에너지와

같은 요소를 우선적으로 채택하는 방식이라 할 수 있단다.


상을 본다는 것은 얼굴만 보는 것이 아니라

전체적인 균형과 조화, 자세, 태도, 걸음걸이,

먹고 자는 모양새, 말의 내용과 목소리 등

여러 가지 측면을 살펴본 후에 판단해야 하는 거야.


또, 그 사람의 그릇의 크기에 따라 많이 담기기도 하고

적게 담기기도 하니 우선 그릇의 크기가 중요한 거지.


아우디가 비포장길을 달리다가 고속도로를 만난 것과

티코가 고속도로를 달리는 것은 천지차이잖아.



매투 아저씨,, 아주머님 말씀은 너무 어려워요.

그냥 속시원히 좋다안좋다만 말해주면 될 텐데...



앤. 벼슬을 해야 출세하던 과거와 달리 현대 사회는

좋다 안 좋다 길흉론으로 접근하면 곤란해요.

요즘은 직업에 따라 해석을 달리 해야 하거든.



오라버니를 보거라.

앉아 있는 자세는 구부정한 데다 목은 거북목에 가깝고

어깨가 올라가 있지 않니. 말은 느릿느릿,,, 거기다 구레나룻까지 많아요.


단적으로, 돈이 안 돼.

사람만 좋아. 경영엔 젬병이야.

우리 농장에 빚이 얼마나 많은지 아니?

김여사 특검이 되든 말든 지금 그게 문제니?

농장이 넘어가게 생겼는데!



헉...



그래도 아주머니,,, 궁금하잖아요. 흑

너무 하세요.



앤.

낚시하는 법을 배워야지.


나를 보거라.

키는 오라버니보다 크고,,, 전체적으로 골이 강해 보이지?

얼굴은 또 어떠냐. 이마는 넓으면서 높고,

눈두덩이는 좁으면서 눈썹은 상향형이야.

팔자주름은 나이에 비해 깊으면서 길어요.

들창코에다가 입술은 또 얇아요.



한마디로, 남자복 없는 상이지.

여자에겐 코를 남자로도 보는데,

들창코는 남자복과 재복이 다 같이 없단다.


이마를 보면 머리도 좋고 꿈과 이상은 높아요.

깊고 긴 팔자주름은 자신만의 법과 기준이 아주 명확한 사람이지.

거기가 얇은 입술과 꽉 다문 입은 이성적이고 냉정해.

좁은 전택궁은 이해타산적이라 이해심과 아량은 적지.



전... 아주머니가 과부상인줄 몰랐어요.


그러고 보니

아주머니가 이성을 보는 눈은 높고, 까다롭기까지 하고...

괜찮은 남자들은 드세 보이는 아주머니를 안 좋아하고...


다 이유가 있네요.



저는 빨강 머리에 주근깨도 많은데...

아..

어쩌면 좋아요.


아주머니는 과부상에,

아저씨는 돈이 안 되고,,,



아주머니!

좋은 생각이 떠올랐어요!


빨강머리는 고집이 세다고 하셨잖아요.

고집이 있어야 뭔가를 이루지 않겠어요?


생각하기 나름이죠!

꼭 성공해서 이 집을 일으켜 세우겠어요!!!



앤.

이제 그만 올라가 쉬거라.

어쩜 그리 말이 많니.



네.. 알겠습니다.



김여사  관상 못 들었는데.... 너무해. 흐흑



근데, 특검을 받을까?

갑자기 나도 궁금하네.



오라버니,,

사람의 상(相)을 관찰할 때는!  먼저!

그 그릇에 어울리는 일을 하고 있는지를 봐야 된다

말씀드렸잖아요.



아.. 맞다.. 그랬지!



오라버니가 보시기엔 어떤가요?



나야 뭐,,,



우리 몸과 얼굴에서 타고난 골격이나 근육 같은

인체 구조상 잘 변하지 않는 것을 명(命),


그때그때 시기에 따라 변하는 근육, 살, 기색, 혈색 등

오장육부의 상태나 시운(時運)에 따라 변화하는 것은 운(運)!


그릇의 크기는 명(命)을 중심으로 보고,

운(運)은 그때그때의 에너지를 읽는 거예요.


무리를 이끄는 수사자도 갈기 즉 털빨이 약해지기 시작하면

젊은 수사자의 도전을 받듯이 사람의 일도 마찬가지죠.

일이 되어가는 꼬락서니도 같은 맥락이에요.



오라버니의 그 체격과 얼굴 모양새는

CEO감은 아니에요.


제일 중요한 기세(氣勢)가 없어요!!


남 말 듣고 투자했다가 지금 이 꼴이 뭐예요?

농장이 날아가게 생겼잖아요!



Continue...








                                                     

                                               * 이미지 참고: 타카하타 이사오 감독, 빨간 머리 앤(1979) 타카하타 이사오 감독의 빨간 머리 앤(1979) 타카하타 이사오 감독의 빨간 머리 앤(19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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